2012. 3. 6. 13:05

해품달 결방과 방송 3사 총파업, 그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12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 상품은 MBC 수목 드라마인 <해를 품은 달>입니다. 40%를 넘나드는 시청률만으로도 그 모든 것이 정리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품달'이 이번 주에는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방송 3사 총파업 돌입, 정치권도 나서서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만 한 다




MBC로 시작된 방송 파업은 KBS가 지난 2일 기자 파업에 이어 6일 총파업에 돌입하며 YTN과 함께 방송 3사 총파업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SBS라는 상업방송이 총파업에 합류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방송이 모두 참여했다고 할 수 있는 이번 파업은 더 이상 언론자유가 침해되고 파괴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언론인들의 양심선언이자 모든 것을 건 투쟁입니다.

YTN에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투입되면서 시작된 이 정권의 언론 장악은 KBS를 거쳐 MBC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YTN 낙하산 사장은 과거 독재정권에서나 있었던 언론인 해직을 이끌었고 이런 강력한 언론 길들이기는 이명박 정권의 일관된 정책이었습니다. 이명박의 최측근이 최시중을 방통위원장으로 앉히고 철저하게 수구언론인 조중동에게 종편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언론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탐욕적인 광고 시장을 만들어 수구언론들의 조폭 같은 수법의 광고 시장 교란은 페이퍼 언론에 이어 이제는 방송 시장까지 혼탁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져만 갑니다. 0점 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편을 살리기 위해 언론 조폭을 용인한 이명박 정권과 이에 부화뇌동한 정치인들은 모두 한 통속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언론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쉬워진다는 점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동들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MBC 김재철 사장이 법인 카드를 2년 동안 7억 넘게 사용했다는 기사는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욱 가관은 여성 전용 피부샵에 엄청난 돈을 쓰고 지역구 관리를 하고 청와대 관계자와 수없이 만난 정황들이 드러나며 과연 김재철은 누구인가에 대해 의구심만 들게 하네요. 철저하게 낙하산의 임무인 언론 파괴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그의 임무는 완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와대에 불려가 쪼인트를 맞고 좌파 언론인들을 모두 쫓아냈으니 상관없는 것일까요? 이명박 정권이 요구하는 대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으니 그가 법인 카드를 물 쓰듯 사용하는 것 정도로 그에 대한 합당한 보답이라고 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론을 파괴해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는데 자신들이 주는 것도 아닌 국민의 세금을 막 쓰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이 정권은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요? 

MBC 파업에 철저한 외면으로 일관하던 김재철 사장. 이사회에 나서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는 여전히 막장급 대처 능력을 보이며 모두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파업의 문제가 무엇이고 왜 파업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을 쫓아내려는 노조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그의 행동에는 독재자의 모습만이 그려질 뿐입니다. 능력도 없고 그나마 있는 능력이라고는 법인 카드 무차별로 사용하기가 전부인 그의 또 다른 능력은 노조원들 해임시키기 인가 봅니다.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MBC 사측은 박성호 기자와 이용마 기자를 해임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양심적 기자들을 몰아냄으로서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고 탐욕스러운 1%를 위한 방송이 되겠다는 그들의 다짐은 국민들마저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재철이 아무리 언론인들을 해직한다고 해도 그들의 저항은 멈출 가능성은 제로일 뿐입니다. 언론의 자유를 빼앗기고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절대 가치이기에 이런 해직은 아무런 걸림돌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김재철과 사측의 결정에 비웃기라도 하듯 MBC 조합원 166명은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끝장 파업'이라고 이름 지어진 그들의 파업은 김재철이 물러나고 MBC가 공정언론으로서 다시 자리를 잡는 그 순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MBC 파업에 숨죽이고 있던 KBS 새 노조는 동조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요구 사항 역시 MBC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낙하산으로 내려선 김인규 사장의 퇴진과 언론 정상화를 내걸고 있습니다. 그동안 언론이 파괴되는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그 어떤 발언도 하지 못하던 그들이 이렇게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론 자유가 파괴되었음에도 감히 파업을 할 수 없었던 그들이 자신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MBC와 함께 무기한 동맹 파업을 시작한 것은 더 이상 언론 자유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기 때문 일 것입니다.

경제 독재를 통해 자신의 지배력을 키웠던 이명박 정권. 그들로 인해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언론을 자신들의 힘으로 되찾겠다는 다짐은 이미 많은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동의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이명박 정권이 마음대로 대한민국을 유리하게 되었고 재벌들의 탐욕은 거침없이 행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는 파탄 나고 99%의 서민들은 최악의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가계는 무너지고 청년들의 실업과 현실에 대한 불만은 극한까지 치닫게 된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은 다시 한 번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면 과연 이명박 정권이 이런 파렴치한 일들을 할 수 있었을까요? 비리사학들이 춤을 추며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학생들의 주머니를 과도하게 착복하는 일들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국민들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는 국회의원들 역시 마음 놓고 활보를 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언론이 권력의 시녀가 되고 재벌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되니, 그 소수의 권력을 가진 자들이 99%의 서민들을 능욕하고 강탈을 정당화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언론이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제 역할을 했다면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들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망가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환기시킴으로서 사회적 경각심을 극대화하는 것은 권력과 경제의 독재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지켜져야만 합니다. 파파라치 언론이 아닌 정론을 통해 사회의 문제에 접근하고 무엇을 위한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건강한 비판의식을 가진 언론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살기 좋은 사회는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권력이라는 옷을 입은 집단들에 대한 견제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견제가 사라진 사회는 그들에게 무소불휘라는 힘으로 다가왔고 막장 권력은 결국 대다수의 서민들을 깊고 어두운 늪으로 밀어 넣기에 바쁠 뿐이었습니다. 

방송 3사의 총파업은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됩니다. 총선을 앞두고 비판 세력 없이 과거의 고무신 선거라도 할 것이 아니라면 방송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인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들이 자진 사퇴를 하도록 요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더불어 더 이상 어떤 권력도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없도록 강력한 법률도 도입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언론이 숨죽이면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병들어 죽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언론인들 역시 특별한 사명의식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스스로 불의에 타협하는 순간 언론인으로서 가치를 다했다는 것을 그들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언론인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자신들의 안위가 아닌 대중들을 위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범죄자보다 악독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은 더욱 투철해져야만 할 것입니다.

방송 3사의 총파업으로 국민들이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만 하겠지만, 이를 통해 언론의 자유를 되찾을 수만 있다면 많은 국민들은 그 정도는 참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이 바로 서야만 나라가 바로설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파업은 결코 타협이나 물러섬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언론자유를 되찾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미디어 오늘 사진과 한겨레 만평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