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7. 12:05

구럼비 바위 발파와 미국인의 강정마을 사진, 그 극심한 괴리감은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거부하는 구럼비 바위 발파를 이명박 정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 무슨 사명감인지 알 수 없지만 미친 듯 파괴에만 몰두하는 그들의 모습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려는 정부와 강정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메튜 호이의 사진 한 장은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에 걸 맞는 간극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데 혼자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이명박 정부




제주도에 해군 기지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신념은 안보논리를 앞세워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고 전 세계인들마저 강정마을과 아름다운 구럼비 바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포악한 정권은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파괴해도 상관없다는 식입니다.

 

토건 재벌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국민 혈세 수십조를 들여 파 해치던 그들에게 제주도의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왜 제주도에 해군 기지가 만들어져야만 하는지 명확한 근거도 부족한 상황에서 전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자연을 파괴하면서까지 잘못된 설계도로 지적을 받았음에도 무조건 감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Matthew Hoey씨의 '강정마을'/온라인 커뮤니티

중요한 것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는 우리의 뜻이 아닌 미국의 요구라는 점입니다. 미국 측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력 적 요충지가 필요했고 그 곳으로 가장 적절한 곳이 제주도의 강정마을이라고 생각한 것 때문입니다. 안보를 내세워 이를 부정하는 모든 이들을 공산당으로 몰아가는 단순한 억지는 여전히 강정마을을 지배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안보가 우리를 위함인지 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을 위함인지 부터다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미국의 안보가 곧 우리의 안보라는 생각을 한다면 스스로 미국에 종속당한 나라의 현실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위해서라면 중국과의 평화적인 관계에 좀 더 집중해야만 할 것입니다. 중국과는 적이 되고 미국의 지시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역할을 자임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남북 관계는 최악이 되어버렸고 여기에 중국과의 관계 역시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은 주변국 외교에 분명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더욱 주도적으로 이끌어야만 하는 남북 관계를 수구세력들의 권력 쟁취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결과 얻을 수 있는 것은 남북 간의 극심한 감정 대립뿐이었습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상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민주 정부 10년의 노력을 이명박 정부는 박정희 시대의 대립 논리로 급격하게 돌려놓음으로서 스스로 미국의 지배권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해왔습니다. 여기에 일본의 국우주의자들과 손잡은 수구세력의 북한 마케팅은 그들의 지배 권력을 강화시키는데 주효했음은 그들이 남북 관계 파탄으로 무엇을 얻었는지는 명확합니다.

재벌 논리에만 경도되어 남북경협마저 파괴해버린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뼈속 깊이 친일 친미라는 이명박 대통령(자신이 친형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으니 부정도 하지 못하겠지요)이 저지르는 만행은 이상득 의원의 고백만큼이나 잔인합니다. 철저한 친일과 친미는 결과적으로 국익과는 상관없는 개인의 충성심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는 크게 다가옵니다.

국제적 사기꾼에 속아 국민의 혈세 수백억을 바치고 '세계 7대 경관' 사업이 미친 듯이 집중하던 그들이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을 파괴하는데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계적인 자연경관을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무조건 파괴하려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오직 사기꾼에 놀아나 수백억을 헌납하는 행위에 자부심을 느끼는 그들은 누구인가요?

우지사는 형식적인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직접 구럼비 바위 위에 올라가 제주도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야만 할 것입니다. 그저 어설프게 뜨거운 여론을 의식한 형식적인 반대 의사가 아니라 직접 스스로 제주도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만 할 것입니다. 미국을 위해서라면 국익마저 버릴 수 있다는 황당한 정부는 해군기지 설계가 잘못되어 공사를 중지해야만 한다는 보고도 무시한 채 강행해야 한다고만 합니다.

한미 FTA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며 자신들만의 가치로 만들어져 국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그저 국익이야기만 하는 그들은 과연 국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미국과 재벌들만 살찌우는 한미 FTA는 결국 99% 서민들을 더욱 나락으로 빠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해군기지반대 포스터

야당과 사회 종교 단체 등만이 아니라 세계의 환경을 사랑하는 이들이 적극 반대하는 해군기지 설립에 맹목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는 이상득 의원이 내뱉은 '친미'라는 발언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세계 150개 평화 단체가 함께 하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라는 주제로 국제연대 행사가 8일 부터 제주도에서 개최된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우주 무기 및 원자력 반대 세계네트워크'의 브루스 가뇽 사무총장이 워싱턴 한국공관에 전화를 걸어 강정마을 투쟁에 지지선언을 밝히려 하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건넸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전화하지 말고 미국 정부에 전화하라. 해군기지를 요구하는 건 그들이니까."

미국 정치의 중심지이자 외교의 핵심 공관인 워싱턴의 한국 공관원이 강정마을과 관련해 내놓은 대답은 명확합니다. 제주도의 해군기지는 미국이 요구했고 미국의 의지가 제주도의 아름다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맹목적인 친미는 이미 많은 것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매일 '국익'만을 외치며 정작 국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얼빠진 이 대통령은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생각이라는 것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자신의 가치관의 전달이 전부인 이 불통의 대통령에게는 뼈속 깊이 아니 DNA 구조마저 친미일지도 모르는 그에게는 미국의 요구는 당연함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그의 모습은 경악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구름비 바위를 파괴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한국 정부와 달리,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제주 제3회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에 선정된 미국인 메튜 호일의 작품 '강정 마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휴식과 명상, 치유와 회복 등 평화를 상징하는 모든 것을 담은 사진과 전쟁과 파괴를 상징하는 군사기지. 이 지독한 양극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부의 문제라는 점에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와 평화주의자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