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3. 15:06

노무현 3주기, 통합진보당 압수수색과 노건평 의혹 퍼트리기가 3주기 선물인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를 맞이하는 풍경은 씁쓸함이 가득했습니다. 그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렬했지만 그를 대하는 미친 정권의 행태는 더욱 지독해 가기만 합니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故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에게 뭉칫돈 수백억이 있다며 검찰 조사를 하고, 통합진보당 내부 대립을 검찰이 압수수개까지 하며 과잉 수사에 열을 올리는 현실의 모습은 이 권력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대하는 지만 명확하게 드러날 뿐입니다.

 

3주기가 더욱 서럽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더 이상 그와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없음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화마을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란 바람개비가 가득했습니다. 그를 추모하는 열기는 단지 고향 마을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그리움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는 사실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모질고 질기게 버텨주었다면 이렇게 망가진 대한민국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넋두리를 해보는 것도 어쩌면 이런 특별한 날들이 아니면 힘들 듯합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고졸 대통령을 우린 모실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무리 배들이 대학 나온 대통령이 나라를 말아먹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씁쓸합니다.

 

검찰 개혁을 통해 법치국가의 근간을 바로 세워보겠다던 그의 열정은 오히려 못난 권력의 아집만 강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가 좀 더 강하고 모질게 검찰 개혁을 했다면 그를 향하던 검찰의 칼은 존재할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아쉽기까지 합니다. 죄도 없는 그를 몰아세우며 죽음으로 내몰고도 여전히 떳떳하기만 한 무리들. 비리의 온상이 되어도 자신들의 죄는 서로 도와 무죄 방면을 시키는 이 이상한 집단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를 앞둔 지난 8일 검찰은 조사를 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사실 관계도 드러나지 않는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노건평씨 주변 자금관리인 계좌에서 수백억원 뭉칫돈이 발견됐다"

 

사실관계를 따지고 결론이 나면 기자 브리핑을 해서 사건 내용을 밝히는 것이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나서서 수사도 하기 전에 노건평씨를 지목해서 수백억이라는 단위까지 붙여 논란을 부채질 하는 발언을 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서거 3주기를 기념하며 들불처럼 이어질 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잠재워보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과 친인척과 측근 비리 등이 연일 밝혀지며 모든 관심사가 이 곳에 집중되자 노건평씨를 들먹여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은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유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인척에 대해서는 이렇게 관대하다 못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통합진보당의 당내 대립을 문제 삼아 공당을 침입해 주요 문건을 압수수색하는 검찰의 모습은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들의 행위가 너무 거침이 없어서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검찰의 모습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권력에 철저하게 관용을 베풀던 그들이 제 3당을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는 모습은 과거 故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던 행동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정 집단의 사주라도 받은 듯 미친 듯이 밀고 들어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답을 내려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경악을 넘어 끔찍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정당 정치활동의 기본권을 짓밟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검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 제3당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헌정 파괴행위이며, 정당의 당원명부를 탈취한 것은 명백한 정치사찰"

 

과연 그들이 현재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이렇게 공권력을 투입해 수사를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세상이 반쪽이 나도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새누리당이 몰락하고 존재 가치가 모호해지는 시점이 된다면 검찰들의 공격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겠지만 현재처럼 권력이 살아있는 정당에 대해 그들이 감히 이런 막나가는 행동을 하지는 못할 테니 말입니다.

 

정당 내에서 해법을 찾고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급습을 하듯 제 3당을 이렇게 공권력을 투입해 정당의 당원명부를 빼앗는 행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공권력이 공당의 문제를 이렇게 직접적이고 과도하게 개입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없습니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막무가내 식 핍박은 철저하게 대한민국의 진보 정치의 싹을 죽이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불가한 행동입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뿌리 깊은 문제와 남과 북의 대립을 넘어 서로 화합하고 하나가 되기를 원했던 대통령. 경상도에서 태어나 전라도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국민이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에게는 유일했던 대통령. 남과 북의 대립보다는 화합과 공존을 위해 노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제는 우리 곁에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가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이유는 그가 그토록 꿈꿔왔던 세상이 이렇게 단 기간 만에 파괴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노무현. 서민들의 삶 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던 우리의 대통령인 그가 이렇게 뼈저리게 보고 싶고 그리운 것은 그만이 우리를 대변하고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와 함께 나아가려 노력했던 유이한 대통령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3주기를 맞이하는 시점 권력은 진보적인 정당을 마음껏 유린하기 시작했고, 노건평씨를 혐의도 없어 언론에 범죄자 취급하며 농락하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투표권자의 20%를 조금 넘는 득표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당이라 외치는 이들의 속내가 이렇다는 점에서 침묵하는 다수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명확할 것입니다.

 

어느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진정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면 모두가 인정하고 사랑하는 정당이 되고 정치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그런 정당이나 정치인이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육성으로 남긴 내용이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이 그것이 곧 진리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겠지요.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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