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5. 11:06

자위대 인정해야 한다는 김태효가 몸통이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

유사시에는 일 자위대가 우리 땅에 들어와도 상관없다는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가 이번 한일 군사협정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국정책임자가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그 역시 몸통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꼬리 자르기가 아닌 몸통을 끄집어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일군사협정 논란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호통치고 뒤에서 협정을 재추진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은 다시 한 번 경악했고, 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박근혜마저 절차가 문제라는 지적으로 한일군사협정 자체를 인정하는 모습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습니다.

 

미국의 편의주의에 의해 한국과 일본이 군사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뼈 속까지 친일이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가 신임한 김태효가 그 뿌리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씁쓸함으로 다가옵니다. 교수시절 한미일 동맹과 관련한 논문으로 문제가 되었던 그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핵심인사로 대통령의 측근이 되어 대외 관계를 진두지휘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평상시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절인 2001년 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미일 신방위협력 지침을 중심으로>에 담겨 있는 이 문구는 의미심장합니다. 일본이 한반도 유사시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는 그가 왜 한일군사협정에 집착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개입이 당연하다는 것을 평상시 보여주는 것이 대북 억지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그의 논리는 위험한 논리일 수밖에 없음은 많은 이들에 의해 증명된 이론이기도 합니다. 이론만이 아니라 그가 이 정권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와 무조건적인 대북 정책이 만들어낸 비상식적인 혼란만으로도 그의 이론적 토대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를 추종하는 이들은 한일군사동맹을 맺으면 달라질 것이라 두둔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에 나라를 팔아 안전을 보장받겠다는 논리만큼 황당한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하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안보협력 관계를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제약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양국 간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력의 당위성을 해치는 파괴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허용해서도 안될 것이다"

 

그는 일본의 자위대가 군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성균관대 재직시절인 2006년 쓴 <한일관계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기>라는 논문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왜 자위대가 군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그는 망각하고 있거나 부정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범국이었다는 사실도, 일제가 한국을 침략해 지배해왔던 시절 모두를 부정하거나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시각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니 말입니다. 이 정권과 새누리당이 선호하는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일본 식민지 근대화론'은 여전히 대한민국이 친일파의 잔당들이 지배하고 있음을 잘 드러낸 대목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주역이었던 뉴라이트 진영들의 이런 논리는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장섰던 존재들이 이 정권하에 요직을 두러 거치며 정치에 집중적으로 나서더니 이제는 보수진영에서 서로 자신들은 뉴라이트가 아니었다고 발뺌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역사교과서마저 왜곡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일본의 자국 역사 교과서 왜곡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친일파와 독재자, 재벌 등을 미화하려 노력했고 이미 집필이 완료된 국사교과서를 교과부장관 직권을 행사해 입맛대로 개악을 하는 상황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했다는 김태효가 철저한 친일 인사였다는 사실에서도, 그들이 어떤 세상을 꿈꿨는지는 쉽게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친일파들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엄청난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일 정권의 친일 행각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으니 말입니다. 일본 극우파들이 만든 '나카소네 야스히로 상'을 받은 김태효는 이 상이 자랑스러울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치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그리고 새누리당은 국민적 반발에 휩싸인 '한일군사협정'을 그저 절차상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근본적으로 협정서 자체가 문제이고 협정이 폐기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절차를 잘못해서 문제라는 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모습은 국민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도 그렇고 7년 연속 세계 1위 공항으로 뽑힌 인천공항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 국익을 앞세워 나라를 망치는 일을 하려는 의도는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진정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시간을 들여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 순리이니 말입니다.

 

김태효가 몸통이 되어 이번 '한일군사협정' 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하려합니다. 그가 몸통이니 그만 물러나면 모든 논란은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청와대 기획관이 대통령을 거치지도 않고 이런 중요한 협정을 체결하려 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한일군사협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역시 태도를 분명하게 해야만 할 것입니다. 어설프게 꼬리 자르기를 통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그들은 알아야만 하니 말입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