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8. 11:03

안철수 후보의 햇볕정책, 박정희와 김일성의 유신헌법과 사회주의헌법

안철수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남과 북의 경직을 무너트리고 다시 화해 모드로 한반도 안정을 가져가겠다는 안 후보의 노선에 적극지지한다. 남과 북의 대립은 결과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들의 통치 이념 외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왜 10월 유신을 하면서 북에게 사전 통보를 했을까?

 

 

 

 

북한을 주적으로 삼으며 자신의 유신독재를 공고하게 했던 박정희. 그가 영구집권 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과 은밀하게 논의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종북 논란 속에 묻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교문서가 공개되며 1972년 박정희가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북과 긴밀하게 협의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신정권 출범을 북한에 미려 알려준 사실을 미대사관 쪽이 본국에 보고한 내용/한겨레신문>

 

유신독재로 영구집권을 노렸던 박정희가 왜 북한과 은밀하면서도 긴밀한 협의를 해야만 했던 것일까. 더 나아가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함께 김정일의 영구집권 계획(사회주의 헌법)이 함께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위해 서로를 주적으로 삼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세력균형 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어서 한국의 안보에 위험스러운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박정희는 자신의 영구집권을 공포하면서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한반도의 불안에서 찾았다. 안보를 위해서는 자신이 강력하게 나라를 이끌어야만 한다는 논리였다. 이런 박정희의 주장은 딸인 박근혜에게서도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유신 없이는 아마도 공산당의 밥이 됐을지도 모른다"

 

1981년 10월 28일 박근혜의 일기 속에 담겨있는 이 문장은 그녀가 박정희의 정치 이념인 유신이 왜 중요한지를 적시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 문장이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박정희 이후 전두환 독재에 이어, 현재의 새누리당까지 그들이 견지하고 있는 통치이념이 바로 박정희의 유신 체제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1961년 5월 16일 박정희의 군사쿠데타/연합뉴스>

 

이명박 정권의 통치이념은 다들 알고 있듯 '종북'이다. 그들은 이 논리 하나만으로 5년을 버텨왔다. 독재에 버금가는 일들을 벌이며 그 모든 것에는 종북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만 존재할 뿐이었다. 과거 유신독재 시절 안보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듯,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새누리당의 통치 이념은 박정희의 통치이념과 달라진 것이 전무하다.

 

문제는 그들이 내세운 이 통치이념이 사실은 북한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나온 쌍방의 통치이념이었다는 점이다. 한겨레신문에 의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1972년 10월 31일자 미국 대사관이 국무부에 보낸 비밀문건(2급)에 유신독재를 시작하기전 북한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남북대화를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치 시스템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우리 정부는 생각한다. 남북조절위원회 남쪽 실무대표인 정홍진이 계엄선포 하루 전인 10월16일 북쪽 실무대표인 김덕현을 판문점에서 만나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했다"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10월 12일 박성철 북한 부수상을 만나서 나눈 이야기 속에는 그들이 왜 유신 독재를 하려하는지가 명확해진다. 지난 2009년 공개된 동독과 루마니아, 불가리아의 북한 관련 외교문서에 남과 북의 유신독재 공포 전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10월 16일 "박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주의해서 들어야 할 중요한 선언을 발표할 것"과 10월 18일 "헌법 수정을 통한 대화의 법적 근거를 만들 것"이라는 내용을 이후락이 북측대표인 김영주에게 매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남과 북이 긴밀하게 유신독재라는 통치이념을 논의했음을 알 수 있다.

 

남한의 유신헌법과 북한의 사회주의헌법이 같은 날 제정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들이 무엇을 위해 논의를 했는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1972년 12월 27일 남과 북은 영구집권을 노리는 박정희와 김정일이 모두 유사한 내용의 독재 헌법을 제정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이후 대한민국의 중요한 선거마다 북한이 개입하고 그 거대한 사건은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수없이 이름을 바꾸기는 했지만 최종 이름으로 통일된)이 모든 수혜를 입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왜 번번이 북한은 자신들이 그토록 저주하는 남한의 정치세력이 집권을 할 수밖에 없도록 했는지는 과거 박정희와 김정일에게서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안철수 후보는 17일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하여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최소한 안 후보는 독재를 용인하고 서로를 이용하는 통치이념과 달리,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소통하고 발전하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갈 것임을 천명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소한 야권 대권 후보들은 남과 북의 분단을 이용해 표를 얻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독재 통치를 위해 서로의 관계를 이용하는 그런 파렴치한 통치이념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전쟁이라는 공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세대와 불안함을 타고난 국민들을 상대로 공포 정치를 이어가는 새누리당의 이런 케케묵은 박정희식 통치이념은 더 이상 통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인들의 세치 혀에 농락당하며 공포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명한 판단만이 그 지독한 박정희 그림자에서 나올 수 있음을 그들은 현재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