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9. 10:11

이명박 NLL과 연평도 방문, 노골적인 선거개입 탄핵으로도 부족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이 논란으로 이끌고 있는 NLL에 화답이라도 하듯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황당한 직접 선거개입 사건이다. 물불 안 가리고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그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하다. 케케묵은 북한을 끄집어들이는 선거 전략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고, 박정희가 자신의 권력을 합리화하고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대립 논리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선택은 몰락한 정권의 허튼 SOS다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불안한 대선 경쟁에서 승리로 이끌기 위해 북한을 끄집어 들여 공포 정치를 이끌기 시작했다. 박정희 시절부터 꾸준하게 이어져온 그들의 전략은 단 하나일 뿐이다. 북한을 내세워 공포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표를 구걸하는 방식은 그들의 효자상품이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NLL 논란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그들에게 NLL 논란은 사실 관계와 상관없다. 사실이 아니어도 무방한 일이니 말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를 통해 수구세력들을 다시 결집시키고, 무당파들에게 불안을 조성하며 표 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에 전념하는 것은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다. 물론 이런 그들의 NLL 논란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기는 하다. 박 후보에게 이어지는 수많은 논란을 덮어내기 위한 NLL 카드는 분명 언론을 박 후보에게서 어느 정도 구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NLL에 집중되며,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대한 관심도 뒤로 밀리고, 박 후보의 선거 지원을 준비하던 MBC와 정수장학회 논란 역시 새누리당의 NLL 주장에 묻히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공정성을 잃어버린 방송으로 인해 박 후보에 대한 논란은 감추고 진위여부도 확인하기 힘든 주장이 사실인양 포장되어 북한 팔이 표몰이를 하는 모습은 가관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중중립을 지켜야만 하는 현직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분명한 선거개입이다. 연평도 1주년에도 찾아가지 않았던 그가 왜 지금 이 시기에 이곳을 방문해야만 했던 이유는 명확해질 수밖에는 없다. 노크 귀순으로 논란이 가시지 않는 전방 철책선 방문도 아니고, 뜬금없는 연평도 방문은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니 말이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권력의 끝에서 수없이 드러나는 비리의 산들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마저 감당을 하기 힘들 정도다. 이미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는 끝없이 쏟아지고, 대통령 본인의 논란은 대통령이라는 직함에서 내려서는 순간 쏟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할 것이다. 

 

다음 정권이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결코 자신이 무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보험용 행동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두고 청와대는 "최근 북한 장병의 노크 귀순으로 국민 안보에 대한 걱정이 많고, 최근 북방한계선에 북한 어선이 출몰해 침략 시도로 판단되며, 11월23일이 연평도 포격 2주기라는 점"을 꼽아 방문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노크 귀순으로 국민 안보에 대한 걱정이 많으면 그 장소를 찾아가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 된다. 북방한계선에 북한 어선이 출몰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만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반복되어 왔던 일이라 갑작스러운 변화로 보기도 힘들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연평도 2주년을 위해 방문했다는 궁색한 변명이다.

 

1주년에도 방문하지 않았던 현직 대통령이 2주년을 한 달 이상 남긴 상황에서 갑자기 방문했다는 사실은 또 다른 이유가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새누리당의 NLL에서 찾는 것은 그래서 어렵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방한계선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지난 8일 국회 국감 현장에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는 논란의 시작이었다. 작정하고 밝힌 그의 주장은 황당함을 넘어 기괴할 정도였다. 갑작스러운 그의 NLL발언은 이번 대선에서도 화제는 결국 북한일 수밖에 없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니 말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민주통합당을 압박하고 있다. 자신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으면서 관련 자료를 봤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그는 처음 '비밀 단독 정상회담'과 '녹취록'이라는 실질적인 발언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신빙성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민주통합당의 반격이 이어지자, 꼬리를 내리고 말을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물증은 전혀 없고, 오직 "그런 말을 들었다"나 "청와대에 있을 때 자료를 봤다"는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바꾸지 않는 정문헌 의원은 분명한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석비서관도 아닌 비서관이 그런 정보에 접근할 자격도 없다는 말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정원 관계자 역시 그 기록을 봤다면 그 자체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규정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까지 더해져 그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는 범법행위를 지금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자료를 볼 수 있는 위치에도 없었던 자가 어떻게 그 자료를 볼 수 있었는지 스스로 밝혀야만 할 것이다. 자신이 접근이 불가한 자료를 부정한 방법으로 보게 되었다면 스스로 범죄 사실을 시인하고 법 앞에 나서 진실을 요구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보지도 않은 자료를 의도적인 비난의 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면 그는 고인의 명예를 더럽힌 죄를 달게 받아야만 할 것이다. 그저 물증도 증거도 없이 그저 어디선가 들었다는 말로 거짓을 주장하고, 국민들을 현혹하는 새누리당은 이 사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만 할 것이다.

 

강력한 야권 후보들과 자승자박만 하는 박 후보로 인해 대권 가도에 문제가 생긴 새누리당. 이를 역전해보기 위해 케케묵은 북한 카드를 내민 구태의연한 선거는 한심스럽기만 하다. 박정희가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북한과 사전에 모의해 유신헌법을 제정하던 시절이나 현재나 북한을 이용해 권력을 얻겠다는 한심한 작태는 국민들을 바보로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런 한심한 논리를 현직 대통령이 동참하며 국민들에게 깜짝 쇼를 하는 모습은 한심하기만 하다. 독도 논란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을 이번에도 그대로 재현하며 자신의 안위만 살피는 현직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로 작용할 것이다.

 

잘못된 선택이 5년을 망쳤고, 그 5년 동안 서민들의 삶을 최악이 되었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그 누구보다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탄핵으로도 부족한 현직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에서도 알 수 있듯, 그들은 40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오는 북한 카드로 국민들을 바보취급하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국민의 몫이다. 과거의 유신 시절로 돌아가든 새로운 민주주의로 나아가든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