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2. 07:03

박근혜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은 불통과 아집의 정치를 보여주었다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은 충격과 공포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부일장학회의 故김지태가 부정축제자였고, 자신의 죄를 경감받기 위해 나라에 헌납했다는 주장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과거 독재자 박정희가 만들어낸 부당함으로 재산을 강탈당한 국민들을 범죄자에 파렴치한 존재로 몰아가는 박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도 의심스럽다.

 

불통과 아집의 정치에서 대국민 통합은 기대하기 힘들다

 

 

 

 

언제나 그러하듯 박근혜 후보의 방식은 꼬리 자르기이다. 자신은 상관없고 이해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책임감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총선에서 자신의 친위부대라고도 불리던 최측근들이 죄다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사를 당하고 있는 동안에도, 박 후보는 자신과는 상관없다며 꼬리 자르기에만 열중했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나섰던 그들이 모두 돈 놀이에 미쳐 부정 선거에 앞장섰다는 점은 박 후보의 한계이자 현실이기도 하다. 박정희의 복권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박 후보를 위해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자들의 결합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강압적으로 권력을 잡고 그런 권력을 영구화하기 위해 획책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을 절망 속으로 밀어 넣었던 독재자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분명 존재하니 말이다. 

 

부일장학회를 빼앗긴 故 김지태의 경우도 유사하다. 독재자에 의해 한 순간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이를 빌미로 개인의 재산을 압류해 자신의 것으로 챙긴 독재자의 만행은 황당하기만 하다. 그의 딸이 오랜 시간 이사장을 맡으며 매년 수억을 챙긴 사실은 결과적으로 그녀가 정수장학회와 특수한 관계라는 의미이다. 더욱 박정희를 추종하고 박 후보의 측근인 최필립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 역시 그들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들 뿐이다.

 

MBC의 김재철과 정수장학회의 최필립이 만들어낸 박근혜 후보 지원은 국민들을 경악스럽게 만들었다. 타인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취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이들이 이런 장물을 팔아 박 후보 선거에 사용하겠다는 발언 자체가 경악스러운 일이니 말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수장학회를 팔아 박 후보 지원을 하고, 부산일보를 부산기업에 매각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그들의 전략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은 당혹스럽다. 국민들이 모두 경악스러워 하는 일에 박 후보는 그토록 원하던 일을 하겠다는데 비난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공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과 부산일보 매각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 지에 대한 논의는 뒤로 한 채 매각에만 방범을 찍고 있다는 사실은 커다란 오류일 수밖에는 없다. 무조건 매각을 한다면 그 매각의 용도가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스스로 그들의 전략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사람이고 4ㆍ19때부터 (부정부패) 명단에 올라 분노한 시민이 집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 5ㆍ16때 부패혐의로 징역 7년형을 구형받아 그 과정에서 처벌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헌납의 뜻을 밝혔다"

 

"유족 측에서 강압에 의해 강탈당했다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거기에 대해 법원에서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바로 부일장학회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분명한 왜곡을 진실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인을 부정부패자로 낙인찍고, 재산을 헌납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박 후보는 법원의 결과마저 왜곡하고 있다.

 

독재자 박정희가 강압적으로 재산을 강탈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법원이 인정했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 아닌 악의적인 왜곡이다. 지난 인혁당 사건과 같이 법 판정을 무지하게 인지하지 못했거나, 자신의 생각 외에는 다른 이들의 발언은 들을 줄도 모르는 지독한 불통의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법원에서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서"라는 명확한 판정을 했음에도 강압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박 후보에게는 법 위에 군림하던 박정희 시대의 통치 습관이 남겨진 듯해 두렵기까지 하다. 가장 잔인했던 사법살인인 인혁당 사건을 합리화하기 위해 두 개의 판결을 외치던 박근혜 후보의 경악스러운 발언은 정수장학회 논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혹스럽다.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던 독재자 박정희 시절 '취소권의 행사시효'를 물어 故 김지태 가족의 주식반환 청구소송의 결과는 여전히 사법부가 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낸 치욕의 판결이었다. 탱크를 몰고 들어와 정권을 잡은 독재자를 향해 자신의 사유 재산을 돌려달라고 법원에 진정을 할 이가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 더욱 사법부마저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말이다.

 

당시의 부당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저 법률적으로 '취소권의 행사시효'인 10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빼앗긴 재산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사법부의 판단은 비겁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인혁당 사건을 조작해 살인을 저지른 독재자 박정희와 이를 가능하게 했던 사법부는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에 무감각해 보인다.

법조계에서 마저 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법부의 판결마저 자기 식으로 받아들이고, 불통의 정치를 당당하게 외치는 모습 속에서 국민 화합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박 후보 자신만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박 후보의 기자회견으로 확연해진 것은 지난 인혁당 사건의 사과는 많은 이들이 우려했듯, 하나의 정치 쇼였음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그저 인혁당인지 민혁당인지 관심도 없고, 오직 프롬프터에서 나오는 글을 읽고 사과를 했다던 박 후보의 모습은 이번 정수장학회 발언으로 확실해진 듯하다.

 

"국민의 상식과 역사적 사실을 무시하는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국민적 심판의 대상이 될 뿐임을 명심하라"

민주통합당의 분노에 찬 발언의 말미는 그저 단순히 경쟁하는 다른 정당의 분노가 아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로 나선 자가 국민의 재산을 강탈한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무책임하고 악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는 이가 어떻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논리일 뿐이다. 권력의 희생양을 단순한 파렴치한 존재로 만들어 사자의 명예마저 훼손하는 박근혜 후보가 과연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한 인물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수는 새누리당과 조중동마저 요구하는 범국민적인 요구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후보는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이제는 국민들의 선택만이 남은 셈이다. 이런 불통과 아집의 정치를 보여주는 후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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