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3. 10:20

김종국 MBC 사장선임, 김재철 아바타 선임은 예고된 참사다

MBC의 신임사장으로 김재철 아바타로 불리던 김종국이 선임되었습니다. 방문진의 여당 추천 위원들이 몰표를 주며 선택한 김종국은 결국 박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방통위원장을 박 심으로 불리는 이경재를 선택하며 MBC를 지난 정권과 마찬가지인 허수아비 언론으로 전락시킬 야욕을 보였었습니다.

 

김재철 아바타, 권력의 시녀로서 입지를 굳힐까?

 

 

 

 

MBC 신임 사장은 중요했습니다. 이명박에 의해 낙하산으로 내려온 김재철이 MBC를 언론이 아닌, 권력의 도구로 전락시켰기 때문입니다. MBC에서 물러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 꼼수까지 부린 김재철과 유사한 존재가 다시 MBC 사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의 위원장에 한선교가 존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에 이경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언론에 대한 전권이 박근혜 대통령에 있음은 명확합니다. 문제가 있는 두 인물을 중요한 자리에 앉힌 이유는 이런 언론 장악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드러낸 포석이었습니다.

 

정치판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권력자들이 박심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 사장이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들어설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중립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정권에서 언론만 중립을 유지시킬 것이라는 믿음은 무모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방문진은 지난 정권에 이어 이번에도 권력의 아바타 노릇을 하며 내정된 인물을 MBC 사장으로 선택했습니다. 심도 깊은 심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단 10분 만에 사장을 선택한 그들에게 MBC 사장은 이미 내정된 듯 했습니다. 


"김종국 사장이 면접 과정에서 MBC 경영진을 어떻게 구성하겠다고 밝힌 게 있나. 이를테면 김재철 전 사장 체제를 함께 이끈 이진숙 홍보기획본부장이나 권재홍 보도본부장,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등을 어떻게 하겠다고 밝혔나, 또 MBC 공영성 강화 등을 위한 방안으론 무엇을 제시했나"

 

미방위 회의에 출석한 김문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이사장은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의 위와 같은 질문에 짧은 답변을 했습니다. "없었다. 10분 발표에 그런 디테일(자세한) 내용은 없었다" 사장 선임에 있어 너무 중요한 내용들에 대한 질의도 의사도 묻지 않고 10분 만에 자질을 평가했다는 점만 봐도 그들에게 MBC 사장은 이미 내정되어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김문환 이사장은 이날 저녁 국회에 출석해 "최고의 적임자를 사장으로 뽑았다"고 밝혔지만, 과연 어떤 역량을 보고 그런 찬사를 보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중요한 질문들은 하지도 않은 채 어떻게 신임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적임자라고 판단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 질문이) 가볍게 있긴 했는데,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김종국 사장의 프레젠테이션이 4인의 후보 중 가장 좋았다. 감탄했다"

10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MBC 사장을 선택한 그들이 김종국 사장의 프리젠테이션이 다른 후보들보다 뛰어났다고 밝힐 정도면, 다른 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MBC의 현재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김재철 라인이라는 발상부터가 문제라는 사실을 그들이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사장 후보들이 면접 과정에서 제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김종국 사장이 '창조경제 포럼' 구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 어젠다로 포럼을 구성하겠다고 한 이가 과연 MBC의 공영성과 정치적 독립성 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종국 사장 선임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제시한 내용이 현 정권의 국가 어젠다로 포럼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스스로 박 정부의 시녀가 되어 충성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김재철이 조인트 경영을 했다면 김종국은 시작부터 알아서 기는 방식으로 MBC를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김재철 아바타에서 지난 과오를 경험삼아 보다 완벽한 존재로 권력을 위한 언론을 꿈꾸는 현실 속에서 MBC의 정상화는 물 건너 간 듯합니다.

 

김종국 사장이 'MBC 정상화'의 기본 전제로 꼽히는 해직·징계자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내지 않는 한 MBC의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방문진 역시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한 질의 자체도 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사장 선임을 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노림수가 결과적으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재철을 통해 권력에 종속된 언론의 단맛을 안 그들이 쉽게 입 밖으로 뱉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미 지난 선거에서 그런 정권에 대한민국을 넘긴 상황에서 언론의 정상화를 꿈꾸었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습니다.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왜곡된 언론이 과연 남은 5년 동안 얼마나 무기력하게 이어질지가 우려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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