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8. 07:05

전두환이 민주주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대구공고가 무섭다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종북주의자들의 난동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은 한탄스럽기만 합니다. 종북 외에는 논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무리들은 친일을 찬양해도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증오하는 듯합니다. 5.18 공식 석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도록 한다는 이 뻔뻔한 정부 하에 전두환을 찬양한 대구공고의 모습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일본의 역사왜곡보다 현대사 왜곡하는 우리 현실이 더 문제다

 

 

 

 

전두환이 졸업했다는 대구공고가 그를 위한 기념관을 지어 논란을 빚더니 이번에는 독재자를 민주주의 초석을 만든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고등학교에서 대통령이(어떤 식으로든) 나왔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사실이 이상할 것은 없지만 시대의 독재자를 민주주의를 만든 영웅이라고 외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습니다.

 

독재자 박정희가 측근이 총에 맞아 죽자 군을 이끌고 정권을 잡은 전두환을 민주주의 초석을 다진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유희를 넘어 심각한 현대사 왜곡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체육관 대통령으로 권력을 쥔 그가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진 존재라면 북한의 김일성도 민주주의의 영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이치에 맞지 않는 찬양은 당혹스러움을 넘어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이 잡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빨갱이 폭도로 몰아 수많은 이들을 총칼로 죽인 살인마가 민주주의 상징이라고 외치는 그들에게 현대사는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분노하고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 우기는 그들의 행동이 황당하면서도 우리의 현대사를 왜곡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긴다면 이는 큰 문제입니다. 전두환을 찬양하는 그들에게는 일본의 행동도 당연하다고 여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두드러진 업적으로 역대 대통령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단임제의 실천을 들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정치 민주화에 불멸에 초석으로 기록되고 있다"

"강당에 모인 전교생들은 대통령을 지낸 선배의 인간적인 참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으며, 결심한 것은 반드시 성취하는 불굴의 정신에 넋을 잃을 정도로 매료되었다. 재임기간 중 권력형 부정부패를 척결했다"

"언제나 모교 총동문회의 구심점에 서 있는 전 동문은 우리나라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기원하는 우국충정을 한시도 잊지 않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개교 80년 역사에 대통령이 탄생된 것은 우리 동문 모두의 자랑이요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전두환의 모교인 대구공고가 바라보는 독재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인 듯합니다. 대통령 단임제를 민주주의를 위한 초석으로 만들었다는 왜곡도 모자라 자국민들을 피를 마시고 권력을 잡은 그를 민주화 불멸에 초석을 이룬 위대한 존재라고 칭송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전두환에 대한 반응을 보면 북한의 지도자를 찬양하는 북한인민들의 모습과 유사하게 묘사하는 모습에서 남과 북의 독재자들의 논리는 유사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권력형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스스로 그 부정부패의 중심에 섰던 전두환을 부정부패를 척결한 청렴한 존재로 왜곡하는 모습 역시 문제입니다.

 

재임기간 중 착복한 수 천 억을 추징당했음에도, 자신은 29만 원이 전부라며 황제와 같은 삶을 사는 전두환이 청렴결백한 지도자가 되는 상황은 개그치고는 너무 지독한 개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착복한 자금은 이미 자식들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왜곡을 넘어 소설을 쓰는 이들에게 기본적인 양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의 행동을 보면 그들이 외치는 민주화와 경제발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합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민주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화는 아닙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민주화는 총칼로 국민들을 탄압하고 이를 빨갱이 소탕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민주화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빨갱이를 잡았으니 민주화에 공헌했다는 황당한 논리로 무장한 듯하기 때문입니다.

 

전두환을 찬양하는 전두환기념관을 고등학교에 세우고, 이번에는 국민들을 총칼로 죽인 독재자를 민주주의 상징이라고 외치는 대구공고는 과연 어떤 학교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전두환 시대가 민주주의라면 공산주의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지기만 합니다. 전두환에 의해 죄없이 죽어간 영령들이 죽어서도 원통해 땅을 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월 광주의 봄은 여전히 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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