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3. 10:03

윤창중 사태에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표시가 아닌 대국민 사과가 필요한 이유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대변되던 윤창중이 방미 중 인턴 사원을 성희롱한 사건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은 국민들이 크게 느끼고 있는데 반해 청와대나 대통령은 이 사건을 축소시키려고 노력하는 듯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죄를 해도 모자란 상황에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을 내세워 사건을 정리하려는 태도는 그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드러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

 

 

 

윤창중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미 예견된 사고일 뿐 특별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사건이 방미 중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이 그 파장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해 비난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윤창중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모든 원인은 둘에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을 내세워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나선 그들이 대통령에게 사과를 한다는 해프닝을 벌인 것 역시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해야 할 사건이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바로 현재 대한민국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윤창중은 대선 전부터 논란의 핵심에 서 있던 인사였습니다. 종편을 통해 야권 후보들을 격렬하게 인신공격을 해왔던 그를 대통령 인수위부터 현재의 청와대까지 이끌어 온 존재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 본인입니다. 안과 밖에서 인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윤창중을 품었던 박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직접 나서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야 시민단체까지 나서 윤창중 인사를 반대해왔지만,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변인으로 내세운 박 대통령이라면 이번 사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자신이 반대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고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을 맡겼다면 최소한 연대책임이라는 감정은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종진: 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가 애국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윤창중: 그런 말은 제 영혼에 대한 모독입니다....윤봉길 의사에게 ‘이제 독립했으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해라’고 하는 격입니다.

과거 종편에 출연해 벌인 이 발언은 회자되며 윤창중이라는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엿보게 합니다. 언행불일치를 극명하게 보이는 그의 이 방송은 얼마나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은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인수위에 들어가는 것은 영혼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던 윤창중은 며칠 뒤 보란 듯이 인수위 대변인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영혼에 모독한 그는 인수위도 모자라 청와대까지 함께 하며 자신의 발언이 과연 무엇을 위한 발언인지 의아하게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는 그가 그런 자리에 올라서 인턴에게 성희롱을 범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조사서 인턴 사원의 엉덩이를 만지고 호텔 방에서 알몸으로 있었다고 진술한 윤창중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는 모습은 가관입니다. 조사에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작전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아전인수 식 성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일 뿐이었습니다.

 

인턴을 가이드로 의도적으로 낮춰 부르고, 엉덩이가 아닌 허리를 만지는 것이 한국 문화라고 강변하는 그는 더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인사임이 분명합니다. 윤창중의 기자회견으로 미국 현지 교민들의 분노와 대한민국 국민들의 황망함은 더욱 커지기만 했습니다. 사태가 더욱 심화되자 급하게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수습될 사건은 아닙니다.

 

점점 커지는 사태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감을 표시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유감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입장에서 자신과 상관없이 일어난 일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황당하게 다가옵니다. 유감이 아니라 대국민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한 채 오직 자신의 체면만 생각한다면 국민들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을 것입니다.

 

종북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서는 무조건 죄가 감해지는 특별한 수단이라고 확신하는 무리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종북 주의자들이 애국자를 능욕한 사건이라 이야기를 합니다. 과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믿고 이것이 사실이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윤창중이 무슨 존재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더는 종북이 지배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변인으로 세운 윤창중에 대해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잘못된 인선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사고에 대해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단순한 유감 표시로 넘겨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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