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8. 11:11

5.18 33주년 기념식 보이콧, 일본과 다를 것 없는 역사 왜곡

전두환이 주도하고 미국이 용인해 벌어진 1980년 5월의 광주는 죽음의 도시였습니다. 박정희의 죽음 뒤 독재자로 군림하기 위한 군인 전두환의 야욕은 전라남도 광주를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잘 짜여 진 작전으로 만들어진 1980년 5월의 광주는, 탐욕스러운 독재자에 의해 수많은 시민들은 대한민국 군인들에 의해 처참하게 죽어야만 했습니다.

 

5.18 민주항쟁을 종복으로 몰아가는 한심한 박 정부

 

 

 

 

종편인 TV조선과 채널A가 연일 5.18이 북한군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북한군을 제압하기 위해 전두환이 군을 이용해 막아낸 구국의 용단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마치 1980년대 방송을 통제하던 전두환 시절을 연상하게 합니다.

 

광주를 통제하고 특수부대를 동원해 광주에 입성해 무고한 시민들을 잔인하게 살육한 그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의 행위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이어지는 궤변들과 맥을 같이합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도발을 하는 일본과 국내의 국우세력들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울 정도입니다. 

 

 

극우세력을 대변하던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함께 하며 벌인 미친 짓을 방어하기 위해 5.18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여전히 그들은 윤창중의 행동을 옹호하며 신고를 한 여성이 종북이라고 외치는 황망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평생 가야 몇 번 기억도 하기 힘든 북한을 그토록 관심을 두는 것을 보면 종편과 극우세력들이 종북이 아닌 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들이 줄기차게 보여주는 행동들은 지독한 애정이 아니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지향적인 사고는 존재하지 않은 채 박정희가 집권하기 위해 내세운 이데올로기를 이명박부터 끄집어내더니, 이제는 모든 논리는 종북 하나로 통일된 상황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5.18 광주 민주화항쟁은 이런 종북 놀이를 보다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최적의 조건이라 생각하는 듯도 합니다. 

 

모든 자료들과 증거들이 전두환이 자신의 권력과 정권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참혹한 학살극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부정하는 극우주의자들이 종북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논리의 모든 것은 그것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운명이나 미래도 무의미하고 오직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현재에만 집착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의 행위가 윤창중 구하기이든, 전두환을 옹호함으로서 박 정부의 정당성을 찾아주기 위함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5.18을 왜곡하는 행위는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일본의 극우주의 정치인들의 행동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명박이 정권을 잡은 이후 5.18 기념식은 대통령 명의가 아닌 총리 기념사로 격하되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외시키고 방아타령을 부르도록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부터 시작해 현 정권까지 철저하게 광주민주항쟁을 외면하고 격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는 명확합니다. 

 

독재의 피가 흐르는 그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는 그들을 용납할 수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감히 자신들의 권력에 대항하는 국민들은 국민도 아니라는 논리가 그들에게는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기념식에 참석을 하기는 했지만, 종편의 5.18 왜곡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로 인해 5.18 관련 단체들이 전부 불참하며 박 대통령을 위한 행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돼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허탈한 발언인지는 5.18 기념식을 둘렀단 대한민국의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주시민들과 5.18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이들은 오늘이 아닌, 어제 전야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80년 5월 군부에 의해 학살당한 가족을 마음에 묻고 살아오는 그들을 북한군이라 왜곡하는 황당한 현실에서 그들을 위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고 하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는 자연스럽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5.18 기념식을 보이콧 하고, 행사장 부근인 망월동 옛 5·18묘지에서 별도의 추모제를 열 수밖에 없는 한심한 현실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일본의 침략을 '한국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왜곡하거나 '오늘날 한국을 만들어낸 민족적 지도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움직임과 최근 5·18 역사 왜곡은 같은 연장선 위에 있다. 두 번의 대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젠 광주에서의 학살과 만행을 북한 탓으로 몰아가는 최후의 공작을 벌이는 것"

 

안병욱 카톨릭대 교수의 말 속에 현재의 왜곡된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일본의 이런 역사 왜곡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새누리당의 의원이 되고 박 정부의 핵심인사가 되는 황망한 현실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죽어간 수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는 일들이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 적나라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찬양에 이어 이제는 5.18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독재자의 시대로 몰아가려 한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두 번의 대선은 결과적으로 극우주의자들이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그런 자신감은 과감한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극우주의자들과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곡된 역사를 강요하는 민족에게는 현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본과 대한민국의 권력 집단들이 벌이는 참혹한 현실 왜곡은 결과적으로 공멸로 이끄는 과정일 뿐입니다. 북한에 분노를 표하면서 북한과 닮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당사자들이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5.18 33주년 기념식을 보이콧 하고 따로 기념식을 열어야 하는 현실은 참혹합니다. 역사 왜곡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면 모두 종북으로 몰아 마녀사냥을 일삼는 사회에서 정상적인 인식이 공유되기는 힘들 뿐입니다. 무의미한 정치꾼들만 득실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쩌면 일본보다 더욱 참혹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숨져간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무덤에서 불러내 분노하게 하더니, 이제는 독재자의 탐욕을 위해 잔인하게 죽어간 80년 광주의 시민들의 영혼까지 훼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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