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5. 11:26

정봉주로 디도스, BBK, 이상득 비리를 막을 수는 없다

정봉주에 대한 실형 선고가 급한 입감 명령은 그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위기 속의 위기가 거듭되는 상황에서 그들은 정봉주 실형 선고로 변화를 가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독이 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할 것입니다. 북풍도 사라진 그들에게는 이제 진실과 국민들의 분노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정봉주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덥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가?




사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하고 정치적 생명을 끊어버린 사법부의 행동은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분노는 그저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가 아닙니다. 현 정권 들어서 철저하게 1%만을 위한 정책으로 서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정권에 대한 저항임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1, 2심에서 이미 실형 판결이 난 상황에서 대법원이 사실 관계와 상관없이 법률적 판단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은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던 셈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법률적 판단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BBK 문제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법리 분쟁이 미국에서도 다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문제는 이후 더욱 큰 문제로 확장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정봉주 전 의원과 다름없이 이명박과 BBK 연관성을 언급하며 비난했던 박근혜 비대위에 대한 형평성 문제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정봉주 전 의원이 잘못했다고 판단했다면 박근혜 역시 같은 처벌을 받아야만 공평한 판결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만약 박근혜에 대한 판단이 거부된다면 그들은 스스로 정치적인 판결을 했음을 증명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으로 디도스 논란과 이상득 의원 비리, BBK 사건과 FTA 등 겹겹이 쌓인 논란들이 사라질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당혹스러울 듯합니다. 김정일 사망으로 대반전을 꿈꾸었던 그들과는 달리, 국민들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더 이상 과거처럼 수구세력의 논리에 놀아날 국민들이 그리 많지 않음을 김정일 사망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안보 위기를 끄집어내서 드러난 논란들을 모두 덮어 버리겠다는 야욕은 그저 찻잔 속의 울림 정도로 그치고 말았다는 점에서 그들은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구속된다고 '나꼼수'가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인가요? '나꼼수'는 소수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소통되는 방송의 범주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입니다. 국민 모두가 '나꼼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못에 대해 '쫄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꼼수'는 국민 모두의 몫이 되었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디도스 사건 수사 보고서를 매일 아침 청와대에 전달했다. 보고서 전달 시간대가 청장실은 오전 8시, 청와대는 7시여서 청와대가 먼저 보고받는 셈이 됐다. 다만 중요 보고라고 판단되면 청장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수사하던 수사관들이 사건 보고를 총장이 아닌 청와대에 먼저 보고를 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청와대의 개입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디도스 공격 수사를 지휘한 항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실시간으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본 청와대의 움직임은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디도스 공격의 주범인 차모씨와 최구식 의원의 처남 강모씨가 수차례 통화를 한 사실을 알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의 무능함은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치욕입니다. 수사권 독립을 외치면서도 스스로 수사권 독립을 포기한 경찰 조직의 무능함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검찰의 경우 기획수사 중간에 수사팀 관계자가 청와대 인사와 단순히 안부전화만 해도 문책 사유가 된다. 청와대 행정관과 한나라당 의원 비서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는 사건을 매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디도스 사건에 연루되었음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청와대에 먼저 보고한 경찰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더불어 이번 디도스 사건에 청와대가 깊숙하게 연루되었음을 증명하는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명박 집권 초기부터 형님 정치로 논란을 받았던 이상득 의원은 사면초가에 몰려 있습니다. 여비서 계좌의 거금에 이어 비서관들이 수십억의 비자금을 운영했다는 사실과 재벌과의 연루설까지 끊임없이 터지는 비리들은 현 정권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구속 기소된 SLS 이국철 회장과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받은 수억 원 가운데 일부라고 여겨지는 이 불법 자금은 그저 이명박 정권의 부패와 무능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주는 시발점이자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철저한 꼬리 자르기로 궁지에서 벗어날 궁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의 단맛은 이미 빠진지 오래입니다.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다시 권력을 누리기 위해 서로를 비난하고 이명박을 부정하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몰락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친박연합 짜증난다'는 현직 한나라당 의원의 욕설이 논란으로 불거지듯 자중지란이 일어난 한나라당에 미래를 이야기하기는 너무 험난할 뿐입니다.

정봉주 의원의 구속으로 자신들의 문제들을 없앨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할 것입닌다. 당장 2012년 4월 개최되는 총선에서 이 모든 부정부패들은 그들에게 부메랑으로 다가와 몰락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테니 말입니다.

정봉주 의원의 구속은 자칫 관성에 빠질 수 있었던 국민들에게, 단순히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만족감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단순한 비판만이 나니라 국민 스스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해 세상을 바꾸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이 땅에 정의는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