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9. 11:05

김재철 해임안 부결의 이유가 경악스럽기만 하다

예상은 했지만 결과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방문진 이사진에서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여당 측 인사들 전원이 반대를 함으로서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전 방문진 이사장이 노골적으로 한계와 문제를 드러낸 인물에 대해 해임 할 수 없다는 그들의 선택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다시 불붙인 김재철 해임안 부결

 

 

이 정권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지는 김재철 낙하산부터 시작해 언론사의 낙하산 사장의 패해가 심각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최시중이 구축한 권력이 썩어 문드러져 냄새가 진동을 했고 정신없이 도망가기 바쁜 상황에서 낙하산들의 임무는 이미 철지난 행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아직 잔여기간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듯 악행을 이어가는 그들의 행보는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불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과 별반 다름없어 보이기만 합니다.

물러날 시기를 알고 물러나는 이가 가장 현명하다고들 하지만 들어와서는 안 되는 상황에 발을 들이민 그들은 나가야만 하는 시점도 알지 못한 채 악행에 방송이 망해 가는지도 알지 못하는 모습이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새누리당에서 김재철을 해임하지 않고 남겨둔 것은 스스로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만 더욱 명확하게 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김우룡이 노골적으로 낙하산 인사의 실패를 고백했음에도 여전히 그가 MBC 사장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김재철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을 살려두는 악수를 두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선택이 절실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을 위해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은 명확했으니 말입니다.

방문진은 지난 28일 오후 5시 이사회를 열고 야당 측 이사들이 제출한 김재철 해임안에을 표결에 부쳤지만 6:3으로 부결시키고 말았습니다. 야당 측 인사3명과 여당 측 인사 6명이 대결을 벌인 결과는 너무나 극명하고 당연해 보였습니다. 해임이 당연한 사안에 대해서 여당 측 인사들이 모두 반대를 한 이유는 그들 역시 청와대의 쪼인트를 맞고 사는 존재들이기 때문 일 것입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공정방송의 공적책임을 저버리고 정권을 위한 편파방송과 이에 앞장선 김재철 사장의 경호기구로 전락한 방문진은 국민적 비판과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김재철 사장 퇴임과 공정방송 실현을 위해 전면적인 행동에 나설 것. 이러한 우리의 요구와 관련되지 않는 방문진의 일정을 거부한다"

방문지 야당 측 이사들이 결과 발표 후 드러낸 분노는 국민들 대다수가 느끼고 있는 공분입니다. 그들의 분노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야당 측의 분노는 국민들의 분노 그 자체였습니다. 이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여당 측 이사들의 뻔뻔한 작태는 그래서 더욱 씁쓸하기만 합니다.

"방송의 공정성 여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로 언론의 자유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방문진 이사들의 황당한 논리만 황당 그 자체일 뿐입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누가 봐도 공정해야만 하는 방송에 보는 시각에 따라 공정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은 영원히 방송에서 공정성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말과 다름이 없으니 말입니다.

"청년층의 투표를 유도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여당 측에 의해 유임이 된 김재철 사장은 최근 4월 11일 선거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선거방송을 시작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방문진 여당 이사들이 내놓은 청년층 투표를 유도한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김재철의 모습은 그가 살아남은 이유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를 그대로 받으면서도 그들이 김재철을 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중요한 총선에 방송을 장악해 청년층의 투표를 막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투표는 국민의 의무입니다. 그런 의무를 청년층 투표를 유도 한다고 오해한다며 선거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논리는 황당함을 넘어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철저하게 선거에 개입해 여당의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김재철의 해임안 부결의 결정적인 이유였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