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5. 14:20

MBC간부 파업 합류는 곧 김재철의 마지막을 의미한다

파업이 4개월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MBC의 고위급 간부 15명이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연일 노조에 징계를 내리며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최고위급 간부들이 대거 파업에 동참한 것은 김재철의 MBC가 곧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김재철의 시간끌기 조차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간부 파업 참여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만 봐도 김재철 사장의 범법행위는 곧바로 법정에 세워야만 하는 사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까지도 MBC 사장에 재직하고 정당하게 파업을 하는 노조원들을 강압적으로 징계를 일삼는 행위는 황당할 정도입니다.

 

김재철의 악행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점에서 이 썩은 양파와 같은 존재는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지역사 사장 재직 시절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 돈을 쌈지돈 사용하듯 마음껏 쓴 행위가 추가로 적발되며 김재철이 왜 낙하산 사장이라는 말을 듣는지가 다시 한 번 증명이 되었습니다.

 

자체 검증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은 채, 오직 현 정권의 거수기 노릇을 잘 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데 정신이 없었던 권력으로 인해 선명하고 강건한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MBC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믿고 의지하던 뉴스는 이미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정권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던 시사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 축소하던 김재철은 어쩌면 이 정권의 문제를 덮기 보다는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속 드러나는 김재철 사장의 비리는 이 정권의 비리와 비교해 규모에서 차이가 나지만 형식이나 방법 등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니 말입니다.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방통위나 방문진 모두 김재철 사장의 퇴진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당혹스럽게 합니다. 오직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오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지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 역시 김재철과 같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비리 혐의로 수감된 전 방통위원장인 최시중이나 개인의 재산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독재자 박정희가 물려준 방문진 지분과 실력 행사 역시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윗 선의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긴 이들이 이토록 무책임 할 정도 방관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들 스스로 범죄 행위로 누더기가 된 김재철과 같다고 증명하는 것과 다름 없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여권에서는 이미 김재철에게 '용퇴'라는 단어를 사용해 그가 사장 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권력의 단맛을 본 그의 탐욕과 여기서 물러나면 곧바로 구치소로 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그에게 더욱 악랄함을 가지도록 요구했나 봅니다. 이런 윗선의 개입이 있고 나서 곧바로 파업 중인 노조원들에게 대거 대기발령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 김재철 사장은 이미 MBC 사장으로서 가치를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간부급 15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은 김재철 사장의 역할은 이미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와 같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19대 국회가 개원하고 곧 이어질 방통위에서 파업중인 방송과 관련된 문제재기가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의 역할은 이미 수명을 다했으니 말입니다.

 

"직종과 부문을 뛰어넘어 국장, 부국장급 간부 사원들이 무더기로 파업에 동참한 것은 MBC는 물론 국내 다른 방송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일대 사건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려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인 김재철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한 줌도 안 되는 일당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사태로 다가올 것이다"

 

간부급 15명의 파업 참여에 붙여 노조에서 밝힌 내용은 현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장기 파업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정치권과 무능한 권력의 현실은 이 대통령이 그렇게 사랑하는 '국격'을 한없이 깍아내렸다는 점에서도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토록 '국격'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국격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비합리적인 언론 장악에 이어 범법행위가 드러난 사장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과연 그가 사랑하는 '국격'이 무엇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간부 사원들은 편제부문의 경우 <손석희의 시선집중>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을 연출하며 라디오국에서 잔뼈가 굵은 홍동식 국장(84년 입사), 두 차례나 시사 교양국장을 역임했으며 선 굵은 인물,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유명한 최우철 부국장(84년 입사), TV 편성과 편성 기획 등 편성 핵심 업무를 수행해온 베테랑 편성 PD인 이길섭 부국장(84년) 유한기 부장(85년), MBC의 첫 여성 공채 TV PD로 입사해 숱한 휴먼 다큐를 연출했으며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휴먼 다큐 사랑>을 기획, 제작한 윤미현 부장(86년 입사), 두 번 째 여성 공채 TV PD로 <아마존의 눈물>의 공동 기획자이자 <MBC 스페셜>을 연출, 기획해온 정성후 부장(87년 입사) 등 6명이다.

 

보도부문은 보도제작국장과 파리특파원을 역임한 정관웅 국장, 베를린 특파원에 이어 <MBC 일요인터뷰 人>의 진행자를 맡았으며 현재 논설위원인 임태성 부국장(84년 입사), 파리 특파원을 역임하고 <시사매거진 2580> 등 숱한 보도 제작물의 영상 취재를 맡아 MBC 보도 영상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서태경 부국장(84년 입사), 전-노 비자금 사건 등 대형 비리사건 수사 보도에서 본질을 파헤치는 특종 기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뉴스데스크 편집 담당 부국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한 김종화 부국장(84년 입사) 등 4명이다.

 

경영부문에선 지난 3월 5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평사원들과 뜻을 함께 하겠다”며 경영지원국 부국장 보직을 사퇴했던 장혜영 부국장(85년 입사)을 비롯해 문화콘텐츠 사업국 정영철 부장(85년 입사), 뉴미디어 글로벌 사업국의 이정택 부장(86년 입사), 이은우 부장(91년 입사) 등 4명이, 영미부문에선 이병국 부장(85년 입사)이 파업에 새로 합류했다.

 

노조는 총파업 속보를 통해 새롭게 파업에 합류한 간부급 15인을 소개했습니다. 일선에서 핵심적인 업무를 맡아왔던 이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현재의 MBC가 더 이상 언론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최악의 존재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낸 셈입니다.

 

"김재철 사장은 초유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MBC에 재직한 20여 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파업에 참여한 간부가 밝힌 내용에서 보듯 MBC 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이어서 등장하는 상황은 모두 김재철이 사장으로 앉으면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권력의 지시를 받고 사장 자리에 앉아 철저하게 식물 방송으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방송국의 재산을 자신의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의 죄는 가볍지 않습니다.

 

이미 게임은 끝났습니다. 마지막이 언제일지만이 남겨진 상황에서 덧없는 자리지키기는,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도 김재철 사장과 그를 옹호하는 소수의 권력 기생자들만의 욕심을 위함일 뿐입니다.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MBC를 무너트리고 있는 김재철과 권재홍, 이진숙 등은 어서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할 것입니다.  

 

"이번에 파업에 새로 참여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분들의 근속 연수를 모두 더하면 459년, 김재철은 고려왕조에 버금가는 그 장구한 세월이 가진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이제라도 사퇴해야 한다. 그것만이 자신과 MBC의 불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현명한 자는 자기가 떠날 때를 아는 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악독한 독재자는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놓쳐 항상 국민들의 저항과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나라의 근간이 되는 방송국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존재들이 더 이상 이땅에 나오지 않도록 시급하게 방송법이 개정되어 '언론 자유'가 완벽하게 정립되는 것만이 정답일 것입니다.  

 

어느 한 권력이나 세력을 위해 흔들리는 방송이 아니라 어느 정치 세력이 들어선다 해도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법적인 보호장치가 절실합니다. 방송이 제 역할을 해야지만 사회가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 자유'는 그저 언론인들만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가 요구하는 원칙임을 권력을 가진 자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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