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20. 12:03

삼성특검 조준웅 아들의 삼성 특채 입사 논란, 4조원짜리 입사는 누구를 위함인가?

이건희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4조원의 재산을 주면서 얻은 것이 자신의 아들 삼성 특혜 입사였다는 사실이 경악스럽습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다룬 특검에서 공안 검사를 내정할 때부터 논란은 시작되었고, 많은 이들의 우려답게 조준웅은 자신 아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삼성특검을 무혐의로 결론 냈나 봅니다.

드러난 특혜, 삼성특검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미 판결이 난 사안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점에서 돈 권력이 이명박 정권에서 얼마나 득세를 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차명계좌와 불법 승계 등 사법처리 될 수 있는 사안들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권력은 삼성을 비호하고 그들에게 무죄 선고하기에 급급했다는 점에서 돈 권력에 잠식당한 정치권력이 얼마나 무지한지 잘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삼성 공화국에서 그 공화국의 근간을 무너트릴 수는 없었습니다. 돈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고 있던 상황에서 그들의 특검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고,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삼성 공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경험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돈만 많으면 어떤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는 사회라는 사실을 국가가 나서 증명한 셈이니 힘없는 국민들로서는 심각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삼성이라는 이름만 내걸면 그 무엇으로도 그들을 단죄할 수 없음은 이미 돈 권력에 스스로 집착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삼성특검 당시 조준웅/한겨레 신문 사진 인용

정치권력의 돈줄을 만들기 위해 키워 놓은 돈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국가로서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사모함을 넘어 경도하는 미국의 신자유주의가 철저하게 돈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었고, 이런 경도는 대한민국에 재벌 천국으로 이끌었습니다.

 

오직 재벌만이 전부인 이명박 정권에 이런 일 정도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벌들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갖다 바칠 수 있는 그들의 선택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쾌하니 말입니다. 재벌을 위해서라면 법도 새롭게 재정하고 싶을 정도로 그들에게는 오직 돈이 전부이니 말입니다.

 

삼성 비자금과 불법승계와 관련한 특별검사 임명부터 문제가 되었던 조준웅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드러난 증거들마저 합법이라 주장하며 4조가 넘는 돈을 이 회장의 몫을 선사하기까지 한 특검은 삼성을 돕기 위한 특검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변협이 추천했던 변호사는 특검에서 모두 제외되고 대변이 제안했던 공안 검사 출신인 조준웅이 삼성 특검의 핵심이 되면서부터 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검찰 고위인사 출신까지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함에도 검찰 출신이 변호사가 삼성 특검을 맡으며 돈 권력의 실체는 완벽하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철저하게 삼성을 구원하기 위해 조직된 이들이 정상적인 특검을 하기는 시작부터 어려웠으니 말입니다.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특검 후보를 다시 검찰 출신으로 내세운 것은 특검을 아예 무효화하자는 것과 같다. 특히 공안검사 이력을 갖춘 후보자들은 더더욱 자격미달이다"

 

당시 특검 후보와 관련해 사제단에서 분노하며 낸 성명서를 보면 이 특검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더욱 삼성 특검의 시작점이기도 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수사를 받은 후 강력하게 비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미 삼성을 위한 특검이라는 사실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특검은 삼성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정당하게 그들의 모든 죄를 사해주는 특별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불법 승계도 불법 자금 조성도 삼성이 했던 모든 일은 정당한 것이고, 그들이 하는 것이라면 항상 법 위에 군림하는 것임을 드러낸 특검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삼성특검을 이끌었던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이 삼성 판결과 관련해 삼성에 특채되었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국민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삼성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드러난 비자금 4조 원마저 이회장의 개인 자산이라며 뭉칫돈까지 전해준 이 황당한 특검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아들을 삼성에 입사시키기 위함이었다면 황당함을 넘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떨치기 힘들게 합니다.

 

"2008년 중국 신노동법 발효로 인사·노무분야 인력이 필요해 2009년 말 채용공고를 내자 5명이 지원서를 냈는데 지원자 중 뽑을 만한 인재가 없어서, 지원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였지만 평소 눈여겨봐둔 조씨에게 지원하라고 했던 것"

 

특혜 논란이 일자 삼성 측에서는 조 변호사 아들 특채는 특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평소 눈여겨봐둔 존재가 조씨라는 사실을 밝히며 그들이 삼성특검을 이끄는 조 변호사를 염두에 두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서울대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10년 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그가 갑자기 삼성에 과장으로 특채가 된 것은 특혜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간혹 과장 특채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법고시를 통과하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던 수험생에게 이런 특혜를 준 것은 뭔가 보답하기 위함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한겨레 신문 자료 인용

삼성비자금 재판이 한창이던 2008년 12월 갑자기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간 사실이나, 이후 삼성전자 부장이 조씨에게 중국관련 정보를 꾸준하게 지원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2009년 8월 조준웅 특검이 삼성 쪽 재상고 포기를 하며 조씨의 입사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12월 31일 삼성 이 회장이 단독 특사가 되자마자 조씨에게 중국에서 정보를 주던 유 상무(당시 부장)가 조준웅의 아들에게 지원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이후 지원서 제출 일자를 넘긴 상황에서 뒤늦게 제출한 조씨는 2010년 1월 15일 중국 삼성전자 과장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2012년 4월 삼성전자 본사 인재개발센터 과장으로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회사 경험이 전무 한 고시생에게 갑자기 삼성전자 과장 자리로 특채를 한 이유는 오직 하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게 되는 것은 이에 부합하는 무언가가 전해졌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니 말입니다. 조준웅 특검이 삼성과 이 회장에게 특혜라고 부를 수 있는 무기력한 특검을 한 이유가 과연 이 덕택이었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단순히 아들 특채 입사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거대한 거래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구속에 많은 이들이 재수 없이 걸렸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다른 재벌들은 이렇게 특혜로 이어지는데, 미운털 박힌 김 회장은 정권 말 본보기로 구속이 되었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물론 김 회장이 잘했다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돈 권력이라면 못하는 것이 없게 된 세상. 4조원짜리 입사는 누구를 위함이었을까요? 그리고 이런 특혜가 노골적으로 행해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욱 슬픈 일이 될 것입니다. 삼성 공화국을 넘어 재벌 공화국으로 돌아서버린 대한민국이 진정 국민들을 위한 국가로 돌아올 수는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이번 대선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런 불합리함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