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0. 08:06

안철수 대선출마, 원장 버리고 후보를 선택한 그에게서 희망을 읽다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안철수 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에 이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확정된 후 마지막 주자가 될 안철수 원장이 후보를 선택하며 2012년 대선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이끌 안철수 후보의 등장, 새로운 정치의 물꼬를 틀 것이다

 

 

 

 

 

안철수 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3시 이미 수 시간 전에 그의 선언을 듣기 위해 모인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 앞에 등장했습니다. 조금은 긴장된 모습의 그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원고를 읽으며 강하게 대권 도전을 표현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 많은 것들을 바랐던 이들이라면 아쉬움이 남는 선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구체적인 방안들을 늘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선언문 내용은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선언문이었다는 점은 분명할 듯합니다.

 

일부에서는 안 후보의 선언문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너무 앞서가며 그를 비판하는 모습은 이미 그가 대통령 후보로서 가능성이 대두되던 시점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조급증이 부른 결과일 뿐입니다.

 

경제민주화, 성장 동력을 지닌 선순환구조

 

경제 민주화가 세 후보만이 아닌 국민 모두가 구체적으로 궁금해 하는 지점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박 후보 측은 여전히 경제 민주화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고, 문 후보 측에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급진적인 변화를 이야기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점에서 강한 경제 민주화를 표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안 후보가 이야기하는 경제 민주화는 급진적인 개혁은 아니었습니다.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로, 기존의 틀 속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시각에 따라 다른 의견들을 내놓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벌 개혁을 통해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들이 보기에 안 후보의 경제 민주화는 밋밋함 그 자체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와 적절한 규제와 통제를 통해 현재의 틀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발언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발언은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소한 이명박 정권이 추구했던 무조건적인 재벌 몰아주기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니 말입니다. 미 공화당 정책을 그대로 퍼다 쓰던 이 정권의 한계가 미국의 부조리와 일맥상통하다는 점에서 변화는 중요했고, 그 변화를 잘못된 시스템에서 찾아 수정하고 새롭게 만들어가겠다는 안 후보의 발언은 그래서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그 스스로 창업을 하고 벤처가 성공하기 힘든 풍토에서 기업을 성공시킨 산 증인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벤처 사업에 대한 그의 해박하고 실질적인 경험들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좋을 체험적 지식일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이 삼성 파트너십을 하는 과정에서도 날카롭게 재벌 문제를 언급하고 비판하던 안 원장의 그런 소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 선순환구조로 경제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그의 발언은 신뢰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박근혜 후보, 인간적인 고뇌가 아닌 대통령으로서 소신 밝혀라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원하는 기자에게 안 후보가 밝힌 소신은 더욱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가장 합리적이며 바른 지적은 공세적이지도 않고 두루뭉술하지도 않았습니다. 명확하게 문제의 핵심을 짚어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의 역사관 역시 명징하게 드러났습니다.

   

"양쪽 다 훌륭한 분이고, 경선 과정을 통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박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시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버지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는 이해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을 가진 자로서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 후보의 발언은 당연하면서도 강력한 발언이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박정희 망령을 뒤집어쓴 박 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를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단순히 개인적인 관심사나, 가족에 대한 정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박정희를 옹호하고 그의 모든 것을 감싸기에 급급하던 박 후보와 친박의원들의 행태는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 존재하지 않고 과거를 변명하고 미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이미 길을 잃을 상황이었습니다.

 

현재까지 보여준 그들의 행보를 보면 스스로 대통령으로서 박정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었다고 보입니다. 유신독재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박정희의 독재 정치를 몸으로 익힌 박 후보. 자신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치 경험이 많다고 자랑하지만, 박 후보가 쌓은 정치적 행보가 박정희의 유신독재의 잔재라는 점에서 자랑거리는 아니었습니다. 

 

안 후보가 다시 공개적인 자리에서 박 후보에게 역사관에 대한 확실한 정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서민 행보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유신독재의 잔재들이 가득하니 말입니다.

 

대학 강연에서 일부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님"이라는 발언을 학생들 앞에서 하고, 학생을 동원하는 일이 밝혀지는 등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는 박 후보 측에서는 최소한 자신들의 역사관이라도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유신독재를 이어가겠다는 것인지, 유신독재는 잘못되었으니 버리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정도는 스스로 밝히는 것이 대통령 후보로서의 의무일 테니 말입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성급함은 오류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입니다. 그리고 시기의 문제일 뿐 둘의 단일화는 당연한 과제입니다.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이들이 박 후보 측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이 분열되어 있다면, 당연히 결과는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시작과 함께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한 공동정부를 이야기했습니다. 단일화를 위한 경선 참여라는 비판을 받았던 문 후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패행진을 달리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렇다고 안 후보가 자신의 대통령 후보 수락을 하는 자리에서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단일화를 중요하게 언급하면 안 후보의 대선 후보 선택은 단일화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시작부터 단일화를 위한 행보로 이어지게 된다면 안 후보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과 무당파들의 이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2가지다. 첫째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구태 정치로 새로운 정치를 할 수는 없는 법이고, 그런 구태를 일삼는 조직과 단일화를 해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현명한 답변을 했다고 보입니다.

 

수구언론들이 단일화 발언에 목매고 달려드는 이유도, 야권 단일화를 성급하게 몰아붙여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를 흔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에서도 이는 지양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안 후보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떤 이들과 행보를 해나가느냐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정치 세신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발언은 당연했습니다. 대선 경선에서도 불거졌던 지도부 개편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세신은 시대적 부름이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에서 문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안 후보가 새누리당과 손잡고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0라는 점에서 문 후보 측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정치 개혁이 단일화보다 우선순위라는 안 후보의 발언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단일화가 중요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무조건 단일화를 한다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상황을 주시하며 국민적 염원이 극대화되는 시점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문재인 후보와 국민이 우선인 안철수 후보.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동일하고 기존의 정치를 바꾸기 위해 대권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은 든든해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정치를 지향하는 두 후보의 건강하고 당당한 대결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는 과정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고, 이는 곧 대선 승리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단일화에 조바심을 내는 것은 새누리당에 대선 승리를 안겨주겠다는 의미와 다름없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야권 후보인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드러내고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단일화 논쟁은 거둬야 할 것입니다.

 

시대를 바꾸고 이끄는 집단은 2040세대입니다. 그리고 그런 젊은 세대들이 존경하는 존재인 안철수 원장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장이라는 직함을 버리고,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전국의 젊은이들과 만나 소통해왔던 그의 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이들과 직접적으로 사회적 문제들과 청년들의 고뇌를 통해 습득한 엄청난 자산이 곧 그를 '국민 열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게 했을 것입니다.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선언한 안철수 원장.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그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선거와 상관없이 스스로 선택한 정치인의 글을 끝까지 가겠다고 선언한 안철수 후보에게 단단함을 느꼈다는 점에서 학자 안철수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에게 변화와 혁신, 그리고 진정성을 이야기하는 안 후보의 당당함은 든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경주는 시작되었습니다. 누가 마지막 결승점에서 환호를 할지 알 수는 없지만 험난한 여정에서 그가 보여줄 단단함은 자신을 향한 그 어떤 비난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말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건강한 발걸음이 문재인 후보와 만나 중요한 시점 단일화를 이뤄 국민들을 위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