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8. 12:19

공지영 등 지식인들의 MBC 출연 거부는 변화의 시작이다

MBC의 김여진 법이 시행되며 지식인들의 MBC 열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바른 언론으로서 가치도 정립하지 못한 채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던 MBC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리게 된 지식인들의 반란은 당연하고 그래야만 했습니다.

무너진 언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반란은 더욱 강해져야만 한다




연예인으로서 사회적 발언에 앞장서왔던 김여진. 그녀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고정 패널로 참여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을 중심으로 한 낙하산 수뇌부는 김여진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기 위해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그녀의 출연을 원천봉쇄해 버렸습니다.

김여진의 출연을 확정하고 홍보까지 했던 라디오 본부장을 필두로 간부들을 '근신'처분 내리고 급하게 사규를 정해 김여진의 출연을 막는 MBC의 모습은 추함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무서워서 한 여인의 방송 출연을 두려워하는 것인가요?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해서 아니면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했기 때문에 그녀가 괘씸죄에 걸린 건가요? 아니라면 자신들의 잘못을 낱낱이 공개할거 같아 두려웠던 것인가요?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온갖 패악 질을 서슴지 않았던 그들이 MB 임기 말이 되니 마지막 발악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장악한 언론을 통해 대중들의 입과 귀를 다시 한 번 막겠다는 그들의 만용은 이제는 더 이상 통할 수가 없습니다. 분노할 만큼 분노한 대중들이 더 이상 그들의 패악 질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마저 문제를 지적하고 전면에 나서며 권력의 시녀가 된 언론에 일침을 가하고 과거의 정론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측의 부당한 발령에 항의에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한학수, 이우환 피디가 본사로 복귀하게 되며 부당함에 조용하게 맞서던 MBC 노조가 새롭게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로 인해 그들에게 더 이상 부당한 대우를 할 수 없게 된 사측을 상대로 바른 언론 세우기는 더욱 가속화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금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3년 9개월 동안 <손에 잡히는 경제>에 고정 출연해왔던 제정임 세명대 교수가 출연을 거부하는 선언이 있었습니다.

"엠비씨가 방송출연자의 생각과 행동을 사실상 검열하는 취지의 '고정출연자 제한' 규정을 확정했습니다. 저는 이 위헌적 규정의 폐지를 요구하며 엠비씨 출연을 중단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4년 가까이 출연해왔던 MBC 출연을 중단한다는 선언은 가뭄의 단비처럼 많은 이들을 환호하게 만들었습니다.

"엠비씨가 고정출연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사실상 검열하는 내용의 '고정출연 제한 규정'을 사규로 확정했다. 이 규정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든 방송출연자가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독소조항으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이 규정을 즉시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의미에서 그동안 매주 수요일 참여해 온 엠비씨라디오 출연을 중단하기로 했다"

제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자세하게 자신이 왜 출연을 중단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밝혔습니다. 생각과 행동을 검열하는 '고정출연 제한 규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교수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은 정확한 지적이었습니다.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하는 MBC에 대해 출연 거부를 하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일 것입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 속 통제 사회를 재현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내세운 이런 파렴치한 사규는 그들이 얼마나 권력의 시녀로 자처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18일 탁현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소셜테이너 출연금지규정에 항의하며 엠비씨 출연을 거절하겠습니다'라며 13인의 지식인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소설가 공지영, 서울대 조국 교수, 영화 제작자 김조광수,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 시사인 고재열 기자, 음악평론가 김작가, 시사평론가 김용민, 인터뷰전문작가 지승호, 문화평론가 김규항,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연구소장, 영화감독 여균동까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식인들이 사회적 발언을 하는 이들의 출연을 금지시킨 MBC에 항의해서 출연을 거부했습니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는 12시부터 MBC 여의도 본사 앞에서 30분 간 '삼보일보'를 패러디 한 '삼보일퍽'을 선보일 예정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것들에 대해 분노하고 그런 분노를 표출해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지식인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이런 그들로 인해 세상의 부조리는 조금씩 변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노동자가 먼저 나서고 지식인들이 뒤를 따라 행동에 나선 작금의 상황, MB 정권으로 인해 재벌들과 권력을 가진 소수만을 위한 나라로 가는 시대는 종말을 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노하라!"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단어가 될 수밖에 없는 이 분노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기를 바라며 지식인들의 MBC 출연 거부를 환영하고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