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 11:18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 1%와 동우여고 학생들의 분노

역사 왜곡을 한 교학사 교과서가 올 해 800여개 학교 중 9개 고교에서 채택했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교과서를 9개 학교에서 선택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학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해당 학교 학생이 대자보를 올리는 등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편향이 아닌 친일과 독재를 옹호 찬양하는 교학사 교과서

 

 

 

 

교학사 교과서가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 얼마나 비정상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하는 교과서가 일본의 압제에 힘들어하고, 독재에 피를 흘려야 했던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황당함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자신들을 죽음을 몰아간 히틀러를 찬양하는 교과서를 만든 것과 같은 이 웃지 못 할 황당한 사건에 권력의 핵심층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경악스럽게 다가옵니다. 정몽준이 이사장으로 있는 현대고와 함께 경기도 내에만 다섯 개의 고등학교가 이 친일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에 오욕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일 교과서가 채택된 동우여고 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안녕들하십니까?>

저는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철도 민영화 사건 때도 대입준비라는 핑계로 저희는 '안녕하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동우여자 고등학교?동원고등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저희가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대답을 하게 저희를 깨우쳐 주었습니다.

경기도 내 450개 학교 중 조사된 436개 학교에서 단 5개 학교만이 이를 채택했는데 그 중 두 학교가 동원?동우여고라는 점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역사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쳐야할 학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감출 수 없습니다.

① 백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안중근 의사를 교과서의 색인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교과서 본문에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내용을 1줄로 적어놓은 것은 다른 출판사 교과서가 12~19줄에 걸쳐 집필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②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닌다?
p.249 우측 상단에 실린 위안부 사진에는 "현지 위안부와는 달리 조선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되었다.

③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5.16'사료를 선별적으로 편집해 실었고 역사적 날짜의 오류도 발견되었다.

④ 교과서 집필 시 출처를 정확히 해야 한다. 그러나 교학사 뒤 출처를 살펴보면 싸이월드와 디씨인사이드 등 웹사이트와 엔하위키, 일명 위키백과(네티즌이 등록을 요구하면 자료가 등록되는 사이트)가 기재돼 있습니다. 이러한 출처도 사이트의 도메인만 있을 뿐 상세 사이트 주소는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문구를 기억하십니까? 이는 2010년 한?일전의 붉은악마 퍼포먼스와 2013년 한.일전에서 우리나라 관중들이 든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이 문구는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게 보내는 우리 민족의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문구를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들에게 건네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정말 한탄스럽습니다.

선생님들이 충분한 회의를 거쳐 정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처럼 많은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과연 '역사 왜곡'이라는 문제를 가진 이 교과서를 채택한 타당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 가야 할 학생들이 나라의 역사를 이런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의문스럽습니다.

-동우여자 고등학교 재학생 올림-

 

그들이 붙인 이 대자보는 단 10분 만에 떼어지고 말았지만, 그들의 외침은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좌편향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우편향은 친일과 독재 찬양 외에는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용어부터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동우여고 학생들이 지적하고 있는 내용들은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승만 정권을 합리화하기 위해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몰아붙이는 그들의 시각에 일본에 맞서 싸운 모든 독립군들은 테러리스트였습니다.

 

 

독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런 그들의 노력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전락한 현실은 대한민국의 몰락이 그만큼 가까워져가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당연한 진리 속에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을 팔아먹은 친일파들을 옹호하고 미화하는 이들의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존재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의 독재를 당연시하는 이 교과서는 결과적으로 현직 교수가 대한민국에 쿠테타가 일어나 독재를 다시 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만들어냈습니다. 미친 것이 아니라면 그런 발언을 당당하게 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현 정권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당연시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교학사교과서가 집필된 것만도 부끄러운 일이건만 이것도 모자라, 교과부 승인을 받고 9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현실은 대한민국이 제대로 망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율형공립고에 압박이 전해지고 있고, 장학사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역사 교과서를 어떤 것으로 선택했는지 묻고 있다는 사실은 현 정권이 역사를 왜곡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말도 안 되는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도 안 되는 현실 속에서 당당하게 교학사 교과서를 부정하는 학생들의 외침은 그래서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비록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획득한 그들이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결코 그들에게 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어린 학생들이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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