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 13:15

종편 개국을 우습게 만든 나꼼수의 열정적 여의도 공연

나꼼수의 여의도 공원에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비까지 내린 이날 여의도에 모인 시민들은 나꼼수를 통해 무엇을 소통하고 얻어갔을까요? 현 정권을 통해 강제적으로 얻은 종편이 개국하기 전날 진행된 나꼼수 공연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는 나꼼수와 종편 사업자들




팟 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네요. 기존의 방송 매체도 아니고 언론도 아닌 새로운 형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나꼼수'는 그래서 혁명과도 같습니다. 그런 그들이 주목을 받고 환영을 받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부정하는 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종편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조중동매가 현 정권을 탄생시킨 공로(?)를 앞세워 얻은 전리품입니다. 이를 부정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현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방통위를 장악한 MB맨이 모든 것을 걸고 종편 만들기에 나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요.

종이 신문에서도 이미 드러났듯 철저하게 1%의 가진 자들을 위한 언론 성향을 보인 그들이 방송까지 진출하며 하려는 의도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종이 신문의 한계를 벗어나 좀 더 영향력이 있는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그들은 그래서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벌써부터 재벌들에게 1년에 100억씩의 광고비를 달라며 강요하는 모습들은 그들이 무엇을 위해 방송 사업에 뛰어들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현 정권은 이런 종편을 탄생시키기 위해 기존 방송국에 낙하산 사장들을 투입시켜 방송 무력화에 나섰고 성공했습니다. 대중들은 기존 방송에 대한 염증을 심하게 느꼈고 그런 반발은 종편 사업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들을 견제하고 비판해야만 하는 기존 방송사들이 낙하산 사장들로 인해 한 패가 되었다는 사실은 힘들이지 않고 노 젓는 것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미디어 렙을 없애고 직접 광고를 통해 방송 질서마저 무너트리려는 종편으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존 언론들이 종편의 문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언급을 회피하고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서 국민들이 종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춘 연예인들을 앞세운 그들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현 정권의 종편 만들기는 성공적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종편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입니다. 그들과 전혀 다른 편에 있는 나꼼수가 그 증거를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나꼼수는 딴지일보가 만드는 팟 캐스트 방송입니다.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과 시사평론가 김용민, 전 국회의원 정봉주, 시사인 기자 주진우가 모여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방송입니다.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녹음을 하고 이를 서버에 올려 모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이 방식은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라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방송이 종편과 비교되는 것은 강제적으로 종합편성권을 가지고 1%를 위한 방송을 표방하는 이들과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1%를 위한 종편과 99%를 위한 나꼼수. 이들의 대결은 언뜻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여 지지만, 보여 지는 외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99%의 권리를 위해 방송하는 나꼼수가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탈리아 가 베를루스코니의 독재로 인해 방송마저 일인 천하로 규합되자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탈리아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던 방송인의 모습처럼 나꼼수는 억압된 환경에서 대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뉴욕 월 가에서 퍼진 '아큐파이'가 전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외침이 되었듯 '나꼼수' 역시 억압된 국내 문제를 가장 적나라하면서도 의미 있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나 보입니다. 

지난 30일 저녁 7시 30분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를 주제로 여의도광장에서 벌인 '나꼼수 공연'은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매우며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대중 스타들이 등장하지도 않는 이 방송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들이 현 정권에 심한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한미 FTA'를 지지하는 종편과 1%만을 위한 '한미 FTA'를 저지하고 비준 무효를 요구하는 나꼼수의 대결은 이미 시작되었고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방송을 통해서도 충분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정치이고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 명확한 상황에서 대중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일 것입니다. 하지만 1%가 아닌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나갈 수밖에 없고 그 승리 역시 당연할 것입니다.  

여의도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은 과거 민주화를 외치던 이들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민주정권이 10년을 이어오며 만들어 놓았던 많은 것들을 MB 정권은 들어서자마자 모두 무너트리고 오직 1%의 가진 자들만을 위한 나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 다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상생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99%의 결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재벌들을 옹호하고 기득권자들을 위한 '종편'을 택할 것인지 99%의 국민들의 입장에서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는 '나꼼수'를 선택할 것인지는 이제 국민들의 몫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