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5. 12:03

강용석 욕설논란이 문제인가 그 안에 담긴 실체가 논란인가?

논란이 될 만한 춤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프로젝트 그룹 '트러블 메이커'가 동명 타이틀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정치계에는 강용석이라는 존재가 스스로 '트러블 메이커'를 자처하며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제대로 사고를 치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마지막 정치인으로서 삶을 불사르려 나 봅니다.

박근혜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




강용석은 스스로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 화제를 유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 시키는데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여자 아나운서에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큰 폭풍을 불러오고 한나라당에서도 제명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한 침묵이 아닌 노골적인 논란 만들기를 통해 인지도 높이기였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변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도 그로서는 인지도는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여기에 적절한 사회적 이슈들을 함께 몰고 간다면 일석이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개그맨 최효종을 타깃으로 삼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이후 서울시장 박원순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아들 병역 비리 논란에 집중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효종 논란은 그 의도성에 걸맞게 비난을 하는 이들도 늘었지만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도 생겼다는 점에서 그의 계획적인 논란 부추기기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대중적인 발언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는 현존 어느 정치인들도 누리지 못하는 대중적 인지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야당 지지 기반의 서울시장과 교육감을 상대로 병역비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의 지지기반에 단단한 틀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지능적인 행보를 보이는 그가 자신의 SNS를 통해 노골적인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비난은 새롭지는 않습니다. 

"xx, 세상 x 같아. 인생 40 넘게 살아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건 부모 잘만나는것. 정치 x나게 해봐야 부모 잘만난 박그네 못쫓아가"

"북한은 김정은이 최고, 왕후장상 영유종호"

"박원순, 곽노현, 장하성 경기(고) 출신 천재들을 가까이서 본 강용석의 입장. 세상 별 것 없다. 천재는 일찍 죽어야"

"나는 홍준표가 X나게 불쌍해. 나보다 더 못난 부모 만나 세상 치열하게 살면 뭐해. 박근혜가 (권력을) 잡으니까 공천 못 받을 것 같다. XX 4선에 대표까지 했는데도 서울 국회의원 하다보니 간당간당 XX 눈치나 보고"

그가 새벽에 SNS를 통해 올렸다는 글은 술자리에서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술 취해서 본의 아니게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글을 옮기는 실수를 했는지 다른 이슈들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의도된 설정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쌍시옷이 들어가는 육두문자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그의 비난 글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글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이 글이 사실이냐 해킹이냐 로 몰아가는 일부 네티즌과 언론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강용석은 이미 중요하게 보호해야 할 존재로 각인된 듯한 느낌도 주곤 합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을 떠 올리게 하는 그의 넋두리에는 그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조금은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이들에게는 이 짧은 문장속에 그의 정신 상태가 어떤지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지금도 그를 짓누르는 강박증이 어떤 식으로 그의 트라우마로 자리하고 있는지는 쉽게 봤을 듯합니다.
문외한이 봐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런 삶을 통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섰지만 그 이상은 올라설 수 없는 분명한 한계에 대한 분노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말입니다. 박 위원장에 대한 분노는 재벌 세속과 권력 세속 사회를 살아가도록 강요당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거의 대부분이 느끼는 박탈감입니다.

수천억의 혈세를 강탈하고 자손대대로 떵떵거리고 사는 박정희나 전두환 일가의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이 현재 어떤 나라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니 말입니다. 독재자가 여전히 권력의 핵이 되어 있고 그들이 철저하게 보호되며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이 나라는 축복받는 나라로 기억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외의 대상으로 봐왔던 천재들이 자신이 곁에 가서 지켜보니 별거 없다는 말과 천재들은 일찍 죽어야 한다는 독설까지 내뱉는 그는 심각한 강박증에 사로잡힌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유독 박원순과 곽노현에 대해 집중하고 비난하는데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이유가 그의 글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강용석의 욕설 글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에 대한 관심이 흥미를 이끕니다. 박근혜에 대한 시각은 한나라당 의원들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를 것도 없는데 그를 추종하는 집단들이 흔들림이 없다는 의미는 무엇인지도 명확합니다. 앞서 이야기를 했지만 독재자의 그늘이 여전히 짙게 드리운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시스템으로 가동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대한민국. 쉼없이 그 가치에 대해 도전을 받고 왜곡된 민주주의가 독재의 날카로운 손톱을 감추는 도구로 사용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강용석의 SNS 글에서 읽어내는 것은 이상한 것은 아니겠지요.

국민 모두가 깨어나 스스로 자각 하고 문제에 대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의 소중함을 인지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위한 나라는 만들어질 수는 없겠지요. 우리 스스로 현재의 상황에 심각함을 깨닫고 스스로 자각 하지 않으면 우매한 국민들은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에 의해 모두 잠식당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한겨레 보도사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