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6. 11:07

손수조의 거짓말이 충격이 아닌 일상으로 다가온 이유

왜 화제가 될 수 있었는지 의아한 손수조 후보가 연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당혹스러운 후보의 면모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젊은 후보가 유력한 야당 후보에 대항한다는 것만으로도 새누리당에게는 흥미로운 요소이자 선거판에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 화제를 부여받았지만 드러나는 실체는 역시 새누리당답다는 결론입니다.

거짓말이 일상이 된 이 정권에 이 정도 거짓말은 귀여운 짓이다




정치인이 첫 번째 조건은 신뢰입니다. 국민들 좁혀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 주민들을 대신해 정책을 입안하고 정치를 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신뢰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런 그들이 거짓이 일상이 되고 탐욕이 미덕이 되는 세상이니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커질 수밖에는 없지요. 이런 불신을 더욱 극단적으로 끌어 올린 존재들이 바라 이명박 정권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나오기 힘들 듯합니다.

수신도 안 되어 있는데 재가를 하고 치국을 하겠다고 설치니 나라가 엉망이 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첫 단추부터가 잘못되었지만 오직 자신들의 탐욕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수구언론과 수구세력들의 담합이 만들어낸 웃기는 정부는 결국 자화자찬하듯 "역사상 도덕적으로 가장 깨끗한 정부"라는 황당한 말을 남기는 상황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세상 그 어떤 유머보다 눈물을 뽑아내도록 웃기는 이 당혹스러운 블랙유머는 이명박 정권의 현실이자 한계입니다.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헌겨레 사진 인용

이런 정부에 표를 던진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다시 기억상실에 걸려 탐욕이라는 거대한 유혹을 내세운 무리들에 표를 던지려 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현재 드러난 악행이나 최악의 경제난 등을 생각한다면 새누리당은 해체하고 사라져야만 하는 정당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부활을 꿈꾸고 다시 제 1당이 되려는 야망을 품고 있는 것은 우리의 수치이자 악몽의 연속일 뿐입니다.

그저 의미 없는 공약으로 내던진 뉴타운이 서울시를 엉망으로 만들고 한국 정치판을 투기판으로 몰아갔던 전철이 다시 한 번 재현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현실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고 오직 재벌과 1%만을 위해 충성하던 사람들이 한두 달 선거판에서 서민들의 편에 서서 서민들 흉내를 낸다고 속아넘어가는 유권자들 역시 자신들의 무지를 탓해야만 할 것입니다. 더 이상 그 무지몽매함으로 대한민국을 망가트려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손수조라는 존재는 참 황당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과거의 정치판을 떠올리게 하듯 상대 후보를 비하하고 비아냥거리고 이슈를 만들고 경쟁 상대도 아니지만 이렇게 무모함으로 덤벼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흥미롭기 보다는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야당 저격수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했지요. 비교 불가인 존재가 짱돌을 던지며 분탕질을 일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 보다 좋은 후보는 존재할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젊은 유권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젊은 후보라는 점에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서울에서 살던 집 전세 값 3,000만 원으로 이번 선거를 치르겠다며 선거판에 젊은 후보의 힘을 보여준다던 그는 모두 거짓임이 드러나며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에 제풀에 쓰러져 사라지게 생겼습니다.

전세 값 3,000만 원을 빼서 선거자금으로 사용해 새로운 정치를 만들겠다는 그녀의 모든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세 값은 여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겨져 있고 3,000만 원을 상회하는 자금으로 선거전을 진행하고 있는 그녀는 선거법 위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분명하게 선거법 위반을 하고 있음에도 선관위는 그녀가 선거법 위반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 250조는 후보자가 당선 목적으로 방송 신문 잡지 등에 출생지나 신분, 경력, 재산 등을 허위로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고 이를 근거로 많은 이들이 손 후보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여당에 한없이 너그러운 선관위는 손 후보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손 후보의 발언 내용을 종합해본 결과 이는 자금 조달계획을 말한 것일 뿐, 허위사실 공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형평성을 잃어버린 선관위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있는 와중에 이런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도 눈감고 있는 행위는 황당함 그 이상도 이 하도 아닙니다. 더욱 박근혜 비대위장과 함께 카 퍼레이드를 한 그들은 명백히 선거법을 위반 했음에도 선관위는 여전히 그들에게만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두지 않는 편파적인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황당합니다.

차량유세는 공직선거법 제91조 3항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백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지만 선관위는 "명백한 위반이 되기 위해서는 계획성, 목적성, 능동성, 목표를 위한 행위가 포함돼 있어야 하는데 부족하다"는 말로 손 후보와 박 위원장의 차량 퍼레이드를 선거법 위반으로 보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여당이 하는 일은 그 어떤 것도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없다는 황당한 논리로 무장한 선관위는 과연 무엇을 위한 선관위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선거를 공정하게 감시 관리해야만 하는 기구가 이렇듯 편향된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가 과열되고 더렵혀질 가능성은 농후해 보이기만 합니다.

손 후보는 재산신고를 하면서 드러난 논란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합니다. 이미 다수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었음에도 선관위의 비호아래 무탈하게 선거전에 뛰어든다고 한들 이미 무너진 도덕성은 더 이상 무의미한 반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리틀 박근혜를 표방한 손수조의 몰락은 곧 새누리당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이 대통령이 늘어놓은 수많은 거짓들은 이렇게 정당 전체를 대변하는 가치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고 (정치, 경제)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만 충성을 하면 그만이라는 오만한 정권은 여전히 자신들의 오만함을 간교함으로 포장해 대중들을 선동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현명해져야만 하는 유권자들은 현재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우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고 한 표를 행사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 유권자들은 비열한 권력자들의 먹잇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