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9. 13:11

언론인 시국선언 늦었지만 보도통제에 맞선 그들의 용기가 반갑다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한심한 언론의 현실 속에서 1954명의 언론인들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대학생들로 시작한 시국선언은 교수들에 종교인들에 이어, 이제는 언론인들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더는 침묵할 수 없었던 이들의 외침이 반가운 것은 언론이 바로서야 대한민국이 바로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침묵에서 깨어난 언론인들 보도통제에 맞서 싸워라

 

 

 

 

이명박에 이어 박 정권에서 보다 정교하고 악랄하게 이어지고 있는 언론통제는 모두를 황망하게 합니다.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음에도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방송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권력 집착형 언론의 행태는 최악일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직 현 정권의 입만 그대로 담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송은 언론은 아닙니다. 그들은 과거 이탈리아 베를루스쿠니 체제의 언론과 유사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논란이 되어왔던 논란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언론인들의 시국선언은 당연하기만 합니다.

 

더는 언론이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결국 70년대 유신 독재 체제로 굳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유신헌법을 만들었던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앉힌 박 대통령의 모습만 봐도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합니다. 유신헌법을 만들고 독재자 박정희이 비서관 출신의 김기춘은 '초원 복집'에서 지역 분쟁을 일으키고, 이를 위해서 언론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김기춘의 만행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존재가 바로 그였습니다. 여기에 막말도 서슴지 않았던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은 명확합니다. 국민들의 분노와 상관없이 자신의 권력에 대항하는 모든 이들을 억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현재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힘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일제시대에도 독재시대에도 언론은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정론을 펼쳤습니다. 비록 자신이 위험에 처한다고 해도 정의를 위해 두려움 없었던 언론인들은 이제 과거의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명박에 의해 망가진 언론은 언론인의 최소한의 사명감까지 버린 언론사 경영진과 간부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언론은 언론이라 부를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이 외면하는 언론은 더는 언론이 아닙니다. 그저 권력자들을 위한 언론의 허울을 쓴 그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바로설 수 없을 것입니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가 방송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국가기관의 보도통제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선배 언론인들이 투쟁과 희생으로 쟁취한 언론의 자유마저 땅에 떨어지고 만 것입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이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과 언론의 외면으로 묻히고 있다.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와 조직적인 비호, 사실 관계의 왜곡과 축소 등을 지켜보며 언론인들은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에 합의해 놓고도 여전히 어깃장 놓기와 태업으로 진실 규명을 방해하고 있고 국정원은 국정조사 출석을 거부하거나 거짓 변명으로 일관해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언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분노의 촛불은 더 뜨거워지고 있지만 언론인은 침묵하거나 왜곡 보도의 첨병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정원과 경찰의 부당한 정치 개입에 대해 철저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권은 국민에게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국정원을 뿌리부터 개혁해야 한다. 언론인들도 보도통제에 맞서 진실규명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단호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언론인 1954명의 시국선언문에 우리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이라는 초유의 국기 문란 사건을 다룰 수 없는 언론은 언론이 아닙니다. 독재시대에나 있을 보도통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입니다.

 

 

새누리당이나 청와대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언론이 바로서고, 언론이 바른 보도를 했다면 감히 정치꾼들이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을 이렇게 우습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국민들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미안해하지도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무슨 짓을 해도 언론이 침묵하고, 때론 왜곡까지 해주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무서운 존재는 더는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점점 거세지고, 거리로 나서 촛불을 밝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는 언론은 심각한 수준의 타락입니다. 독재시대보다 못한 현재의 언론은 결국 막가는 권력과 일맥상통하다는 점에서 언론이 바로서면 정치도 바로 설 수 있다는 의미로 이어집니다.

 

감시하는 역할을 언론이 되찾는다면 정치꾼들이 이렇게 막나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 분노가 무엇인지도 헤아리지 못하는 자들이 여의도에 모여 세금을 축내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언론의 침묵은 곧 부당한 권력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괴물이 된 권력은 국민들마저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더는 물러설 곳도 없는 벼랑 끝에서 언론인들의 시국선언은 반갑습니다. 그들이 결의한 것처럼 부당한 권력에 맞서 국민들을 위한 언론이 되살아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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