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8. 12:05

검찰 디도스 꼬리 자르고 종편 광고 몰아주는 한나라당 경악스럽다

희대의 사건인 디도스는 젊은 놈들의 치기어린 반항이었다고 합니다. 종편 광고를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줘도 상관없다는 정치권은 이미 국민들의 대변인은 아니었습니다. 돈봉투가 오가는 것이 기본이고 오직 권력을 잡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 집단들의 모습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는 게 당연해 보일 뿐입니다.

디도스가 젊은 놈들의 치기어린 장난? 종편 광고를 위해서는 모든 것 바친다?




선거 사상 이런 희대의 사건은 있을 수 없습니다. 디도스 공격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준 이들이 한나라당 실세들의 비서들이라는 사실과 청와대와 긴밀하게 논의를 해왔다는 사실에서 몸통에 대한 관심은 깊었습니다. 돈까지 오간 상황에서 경찰은 입단속을 하고 검찰은 꼬리 자르기로 모든 것을 종결하며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한나라당 실세들과 청와대 실세들의 비서관들이 모여 자신들이 모시는 국회의원들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알아서 이런 대단한 일을 도모했다는 검찰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미 이런 식의 꼬리 자르기는 일상이 되어있었기에 정권 교체기 검찰이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었지만 국민들의 바람은 그저 바람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몸통 보호에 나서고 '똥 싼 놈이 방귀 뀐 놈에게 성 낸다'고 이제 자신을 모함한 이들을 혼내주겠다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탈당을 유도한다는 말들은 그저 장난이었고 검찰의 한마디에 모든 것은 역전되어, 마치 디도스는 일부의 무리가 감히 한나라당을 음해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이라도 한 듯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재 우리 정치의 모습입니다.

디도스 사건에 대해 전국의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지만 역시나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그들에게서 진실을 찾아내기는 힘겨운 일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로그 기록도 모두 삭제하고 시간 벌기를 통해 몸통을 철저하게 숨긴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젊은 비서관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일을 저질렀다는 한심한 소리가 전부입니다.

정교하고 복잡하게 진행되었던 사건을 단순히 공명심에 비서관들이 일을 벌일 정도로 디도스 공격이란 허술하지 않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그저 그들 비서관들의 몫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것 역시 검찰 스스로 자신들이 권력의 시녀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디도스 특검'이야기가 나오자 검찰 측에서 누가 해도 그 이상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말 속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들 조직이 이미 권력의 시녀로서 충실하게 행동하고 있기에 더 이상 진실 찾기는 힘들다는 것과 이미 몸통을 수사할 수 있는 증거들은 모두 사라진 상황이라는 말일 것입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그들과 소통하고 있었음을 밝혀냈으면서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처음부터 몸통을 밝히려고 수사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가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에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모든 비리의 중심이 누가 있는지를 떠올리게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도덕한 정권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현 정권의 문제는 디도스 사건과 돈봉투 정도로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지적에도 토건 재벌들과 권력자들을 위해 강행했던 '4대강 사업'은 국민들의 혈세를 죽을 때까지 빼먹는 용도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댐을 쌓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이들은 철저하게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며, 자신들의 주머니만 채우겠다는 속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4대강 사업'이 풍부한 물을 만들기 위함이라던 그들이 물이 부족해 댐을 건설해야만 한다는 이 말도 안 되는 장난질에 국민들은 격노랄 수밖에 없습니다.

종편 몰아주기를 정권의 최대 사업으로 삼았던 이명박 정권은 존폐가 달린 상황에서도 종편 광고 몰아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여야 합의도 깨버리고 단독으로 상정한 그들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듯합니다. 국민들을 위해 일해야만 하는 정치인들이 정치꾼이 되어 권력에 기생하고 재벌에 목메더니 이제는 부패하고 썩어 문드러진 자신들을 지지하고 일터가 되어줄 종편을 위해 방송 생태계마저 모두 파괴하는 행위는 경악을 넘어 절망스럽기만 합니다.

 

종편의 미디어렙 적용을 3년 간 유예(2014년 초까지)하고 이후 미디어렙에 편입
방송사의 미디어렙 1인 최대 지분 40%까지 허용
공영 미디어렙에 MBC 포함 규정을 법안에 명시
방송사 지주회사의 미디어렙 출자금지
과거 5년간 평균 매출액 이상으로 중소방송의 광고 연계판매 지원

중요한 사안들이 모두 한나라당이 원하는 방식으로 통과된 이번 법안은 권력을 이양해야할 처지에 놓은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몫을 챙기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권력을 잡자마자 방송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철저하게 국민들을 능욕하더니 이제는 종편을 서둘러 개국시켜 그들에게 방송시장 자체를 파괴시켜버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행위는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종편과 SBS를 하나로 묶고 KBS에게 시청률 인상안을 주면서 MBC를 고립시켜 날개를 꺾어버린 행위는 그들이 정권 이양 후 자신들을 위한 포석을 위함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미 MBC 기자들과 직원들이 미친 권력에 강력하게 대항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낙하산 사장의 몰락이 이어진다면 한나라당에게 가장 날카로운 칼을 들이 댈 수밖에 없는 언론이 MBC라는 점에서 이들의 노림수가 무엇인지는 명확합니다.

한나라당의 이런 파렴치한 짓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민주당의 수뇌부들도 이번 기회에 모두 물갈이가 되어야만 합니다. FTA부터 시작해 그들의 만행을 단 한 번도 막아내지 못하고 그저 한나라당의 거수기 노릇을 한 민주당의 썩은 권력자들은 이번 기회에 모두 옷을 벗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염원인 정권 재창출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 먼저 쇄신을 하고 적극적으로 잘못된 것에 반기를 들고 바로서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개만도 못한 존재라는 조롱을 받게 된 정치권. 스스로 자신들을 개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시키면서도 권력과 부만 쌓으면 국민들의 손가락질 정도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들의 못된 정신을, 정당하게 만드는 엉터리 같은 사회 시스템은 국민들을 더욱 절망스럽게만 합니다. 대학생들이 오랜만에 시국선언을 하며 현실 정치에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듯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이 자각하고 일어서서 그들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절망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故 김근태 위원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다시 한 번 되세겨야만 하는 시점입니다. "분노하라! 그리고 투표하라" 우리시대에 분노하지 않는 자와 투표하지 않는 자가 유죄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그토록 경멸하는 이들이 분노하지 않고 투표하지 않아 만들어졌기 때문 일 것입니다. 이제 분노하고 투표합시다. 


[한겨레 만평과 미디어 오늘 사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