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3. 14:03

정연주 무죄에 최시중은 왜 책임지려 하지 않는가?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최종 무죄로 확정되면서 그를 몰아냈던 MB 정권은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미 망가져 폐가에 가까워지는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매일 터지는 논란으로 정신이 없을 듯합니다.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서두른 언론 장악의 산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임에도 버티고 있는 최시중의 모습은 역시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최시중 양아들은 돈을 갖고 튀고 홍위병 대장 짓은 못된 짓으로 판명났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대단한 권력을 행사한 부도덕한 인사들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권력의 안정과 자신들의 비리와 부도덕을 감추기 위해 언론 장악에 나섰던 이명박 정권은 그렇게 휘어잡았던 언론 장악도 이제는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 왔습니다.

이명박이 정권을 잡으며 가장 먼저 행했던 것은 최측근인 최시중을 방통위원장에 앉히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권력을 잡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KBS를 시작으로 MBC까지 낙하산 사장이 투하되며 언론 장악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방송을 장악할 수 있는 방통위를 측근이 맡아 진두지위한 이 방송 장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수구언론인 조중동에게 날개를 달아줄 종편 만들기였습니다. 이미 대권 도전 과정에서부터 준비해왔을 것으로 예측되는 종편사업은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점들을 파악하기보다는 무조건 조중동에게 종편을 선물하겠다는 의지만 있었던 사업이었습니다.

종편 사업자가 졸속으로 결정되고 정권 말미 더 이상 힘을 잃기 전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면 급하게 개국한 종편은 0% 시청률이 말하듯 그들만의 방송이 되었습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방송국을 가지게 된 수구언론들이 밀어붙인 것은 약탈적 광고시장 장악이었습니다. 최시중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총대를 멘 종편 살리기는 방송 전체를 몰락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투명하고 건전해야만 하는 방송을 광고주에게 팔아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이번 종편 광고는 방송 자체를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개혁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MBC를 제외하고 종편과 SBS를 하나로 묶고 KBS 수신료 인상을 화두로 삼은 이번 한나라당과 방통위의 작품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이들에게 퍼주기 식 특혜를 준 것이었습니다.

권력은 짧지만 그런 권력을 만들어 줄 수도 있는 언론을 만들어 영원한 권력 탐욕을 부리겠다는 위정자들로 인해 만들어진 약탈적 광고 시장은 권력을 삼켜버린 거대한 재벌들의 공간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 어떤 권력보다 위대해진 돈 권력이 언론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위기의 이탈리아와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린피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나쁜 기업으로 뽑힌 삼성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삼성공화국'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재벌 특혜는 자신들 권력 유지의 핵심이 되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특혜는 재벌들만이 살기 좋은 나라로 변질시키고 말았습니다. 이런 재벌 우대 정책으로 인해 거대 재벌들의 돈 잔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고용 없는 성장의 그늘 속에서 힘겨워 하는 서민들은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1%만을 위한 세상을 공고하게 만들었던 이명박 정권으로 인해 이제 세상은 언론까지 장악한 삼성 공화국의 나라로 변질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돈이면 뭐든지 된다는 신화를 창조한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모든 기준은 돈 앞에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종편과 광고 문제는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정연주 사장을 억울한 누명을 씌어 쫓아낸 주범은 이명박과 최시중입니다. 이를 통해 KBS를 장악하고 통제함으로서 자신들의 권력을 보호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들에게는 사형 선거와 다름없습니다. 그들의 행위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진 만큼 그에 합당한 처벌과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욱 양아들이라 불리던 존재가 온갖 비리를 일삼다 도주하는 상황에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그들의 뻔뻔함이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정 전 사장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면 적절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정 전 사장 스스로 권익보호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겠나. 그때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지겠다"

국회 인사 청문회와 문광부 방통위 예산안 심사회의 등에서도 정 전 사장이 무죄 판결이 나면 책임을 지겠다고 연이어 외치던 최시중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는 사퇴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뻔뻔함을 넘어 파렴치하기만 한 이 정권에서 최시중의 이런 모습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 정권의 매뉴얼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뻔뻔하게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해도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 대한 분노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높아지기만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도 볼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굴하기까지 한 이 정권의 핵심 권력들의 지독한 썩은 냄새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