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8. 13:05

PD수첩 허니문푸어가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유

17일 방송된 피디수첩의 '허니문 푸어'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실제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가 가난을 초래하고 빈궁함을 이끈다면 결혼과 육아는 사치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현재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가치입니다.

아이 낳아라 강요하기 전에 왜 낳을 수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




결혼은 누구에게나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모르던 남남이 하나가 되어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그렇게 아이를 낳아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삶이라고 봤을 때 이런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는 가족들에게는 현금을 지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육아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는 것보다 못한 처방일 뿐입니다. 그들이 왜 아이를 낳을 수 없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에 접근하지 않은 채 그저 아이를 많이 낳으면 돈을 주겠다는 정책은 서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17일 방송된 피디수첩의 '허니문 푸어'가 중요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이 힘겨워지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접근하는 방송이었기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매년 전세 값은 오르고 서울에서는 전세를 살기도 힘겨운 삶. 대학 입학과 함께 빚쟁이가 되는 세상에 졸업과 함께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세상에 던져진 젊은이들에게 삶은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며 엄청난 전세를 감당할 수 없는 그들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사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혼이란 그저 서로 좋아서 만나 산다는 개념을 넘어 선지가 오래입니다. 결혼이란 철저한 현실이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점에서 엄청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서울에서는 전셋집 구하기도 힘들고 구한다 해도 말도 안 되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서민들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서울 지역의 임금이 비싸 사회 초년병 초봉이 200~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해도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그 정도 임금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가 힘겹습니다. 대학 입학과 함께 빚을 짊어진 젊은이가 그나마 졸업과 함께 직장을 얻어 일을 했다면 그건 다행이지만 높은 실업률로 인해 취직마저도 힘겹다면 그들에게 결혼이란 무의미한 꿈일 뿐입니다. 수입이 없는데 결혼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힘겹게 직장을 얻어 학자금 대출을 갚아나가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또 다른 빚으로 들어가는 비상구일 뿐입니다. 전세자금을 위해 빚을 지고 이를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그들에게 진정한 두려움은 아이입니다.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모두가 축복해야만 하는 행복한 일이지만 그 아이를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둘이 벌지 않으면 대출금 갚기도 힘든 그들이 육아를 위해 어느 한 쪽이 직장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동안 힘겹게 잡아오던 균형이 깨지고 급격하게 빚에 의지하며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됩니다. 갓난아이에게 들어가는 수많은 비용들과 조금씩 성장하며 들어가는 육아비는 연봉이 좀처럼 따라잡기가 힘겨워지고 늘어가는 빚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더욱 큰 무게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그 빚의 고리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큰 덫으로 다가 올 뿐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한 달 500만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다 해도 두 아이를 키우며 살기가 힘겨운 세상이라는 점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아이에게 정상적으로 애정을 담아주고 사랑으로 키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살기 위해 직업 전선에 나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자식을 위해 부모가 희생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가족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지게 죽도록 일만 해야 하는 부모들로 인해 애정을 받지 못한 채 길러지는 아이들의 문제는 요즘 모두를 경악하게 하는 학교 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합니다.

정성을 들여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잘 자라주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사회의 문턱에 나가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갈라져 모두가 상처를 입고 심지어 죽어야만 하는 세상은 모두 잘못된 사회 정책에서 그 문제를 찾아야만 합니다.

절대 권력자가 되어버린 재벌. 대기업이라는 단어를 부여받지 못한 채 그저 평생 재벌이라는 명칭으로 비난을 받는 그들은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국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일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재벌가들이 늘어가며 자식과 손자들이 먹고 살도록 하기 위해 구멍가게들을 차지하고 순대와 떡볶이까지 자신들의 사업으로 확장하는 그들의 모습은 탐욕을 넘어 절망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상생의 문화를 어느 재벌가 회장은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공산주의였었냐"라는 말로 불쾌해했습니다. 그들에게 상생이라는 단어는 말도 안 되는 독재라고 생각하면서도 온갖 특혜를 받아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재벌의 모습입니다. 이런 재벌을 옹호하고 재벌들에게 온갖 특혜를 몰아준 이명박 정권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철저하게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니라 재벌들에게 몰아주고 낙수효과나 기대하라는 식으로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이명박 정권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만 합니다.

태어나는 것 자체가 불효가 되어버리는 세상에 결혼은 무슨 의미이고 육아는 뭐란 말인가요? 건설업자만 배불리는 특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그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지만 정작 그들이 지어 놓은 아파트들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더욱 불행해진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

유럽 여러 나라들이 행하듯 장기 공공임대 주택을 확대해 자기 집보다는 평생 안정적인 수준의 임대 주택에서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월급으로 감당이 안 되는 수억 원의 집을 장만하기 위해 돈의 노예가 되는 국민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공임대 주택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작업은 늦었다고는 해도 과감하게 확대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연고대를 비롯한 유명 사학들이 거부한 등록금 인하 등의 문제 역시 과감하고 강력하게 시행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썩은 사학들로 인해 대학생들은 입학과 함께 빚쟁이가 되고 그런 빚의 터널은 평생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는 점에서 사학의 문제들을 근본부터 바로잡지 않는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등록금이 재단의 배를 불려주는 용도로만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런 부패한 사학들에 대해 엄벌에 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학 등록금의 문제가 가게 부채를 늘리는 주범이라는 점에서 대학 등록금 반값 논의는 총선에 중요한 화두로 논의되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피디수첩의 '허니문 푸어'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 띠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원인들을 하나 둘 고쳐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상승하고 국가는 부강하게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힘겨운 국민들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며 고함치지 말고 왜 그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고민들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비리와 부패로 자신들에게는 풍족한 세상일지 모르겠지만 99%의 국민들에게 현재의 대한민국은 지옥과도 같다는 사실을 그들도 이제는 조금은 깨달아야만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