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1. 11:14

용산참사 진두지휘한 김석기가 총선 출마하는 끔찍한 대한민국의 현실

용산참사 3주년이 되었지만 겨우 살아남았던 용산 철거민 4명은 여전히 차가운 창살에 갇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용산참사를 진두지휘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총선에 출마한다는 사실은 당혹감을 넘어 경악스럽게 다가옵니다.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김석기의 총선 출마, 깨어나야만 한다




재벌의 편에 서서 철거민들을 잔혹하게 죽음으로 몰았던 주범이 총선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정치인이 되겠다고 나서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 역시 우리는 부끄러워해야만 합니다.

성희롱이 일상이 된 인물도 비리에 찌든 인물도, 범법자도 국회의원이 혹은 대통령까지 되는 세상인데 용산참사를 지휘했다고 정치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냐는 그의 생각은 어쩌면 유권자이 우리에게 건네는 차가운 비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있는 이들을 정치인으로 뽑아주고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만든 것 모두 유권자인 국민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용산참사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법으로 건물 안에 갇힌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이 작전은 공권력이 시민들에게 가한 살인 테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영전이 되어 오사카 총영사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내세운 뉴타운 개발 공약은 거의 대부분 허상에 불과한 거짓이라는 것은 이미 다 드러난 사실입니다. 용산 철거민의 경우 재벌들을 위해 강압적으로 진행된 철거 사업이었고 이를 위해 경찰들은 재벌들이 고용한 철거용역 깡패들을 비호하는 방법으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철거민들을 탄압하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기까지 했습니다.

용산 철거민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이 대부분입니다. 건물 주인들과 땅 주인들은 개발 이익을 노리며 막대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세 들어 살던 그들에게 그곳은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전부이기도 했습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쫓겨난다면 이는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보호조치 하나 없이 갑자기 가진 자의 탐욕에 의해 길거리로 내몰린 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재벌들의 압력과 서민들에 대한 보호대책 하나 세우지 못한 서울시장과 대통령, 여당의 나태함은 오직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개발논리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주창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재벌들과 가진 자들이 더욱 많은 것들을 가져야만 경쟁력이 생기고 그런 경쟁력으로 부족하고 못난 서민들을 보살피고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망국적 개발 논리는 재벌들의 배만 불리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은 큰 책임감을 가져야만 할 것입니다.


3년 전 차가운 날씨에 건물 옥상에서 철거민들의 권리를 주장하던 그들을 잔인한 공권력은 철거용역깡패들과 합동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철거 용역들과 경찰들이 불을 질러 불과 연기를 옥상으로 올리고 옥상은 콘테이너 박스에 경찰 특공대를 태워 직접 투입시키는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불태워 죽이고 빌딩에서 떨어져 죽게 만든 용산참사는 공권력을 등에 업은 재벌과 권력이 만든 살육의 현장이었습니다.

마치 토끼몰이라도 하듯 철거민들을 건물 안에 가두고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들은 살인자들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불에 타고 건물에서 떨어져 죽어야만 했던 그 참혹함. 그런 참혹함을 바라보며 축배를 든 잔인한 권력. 그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진두지휘를 했던 김석기는 오사카 총영사로 영전이 되었습니다.

살아남은 철거민들이 차가운 철창 안에서 범죄자가 되어 있는 사이 철거민들과 경찰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가 영전되는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이 모든 것을 사주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인간이라면 최소한 미안한 감정이라도 가져야만 하지만 일본으로 외유성 영전을 떠났던 그가 뻔뻔하게도 총선이 되자 한라당의 공천을 받아 경주에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합니다.

새로운 한나라당을 주창하던 박근혜 비대위의 작품이 이 정도로 라면 그들이 내세우는 개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장난인지는 명확해집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하는 경찰청장이 앞서서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부끄러움도 모른 채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나선다는 것은 그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강인하게 각인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당당한 정권과 하수인으로서 서민들의 죽음과 자신의 출세를 바꾼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겨우 살아남은 철거민들은 범죄자가 되어 아직도 철장 안에 갇혀 있지만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그들은 이렇게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국민을 총칼로 살육했던 독재자 전두환이 천수를 누리며 국민들에게 빼앗은 엄청난 돈을 자손만대가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세상이니 김석기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은 이제 그만 종결을 맺어야만 합니다. 더 이상 불합리함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권자의 바른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더 이상 우리의 권리 주장 역시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만 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용산에서 죽어간 그들과 가족들의 눈물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우리가 그 다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