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2. 11:13

배현진 아나운서의 방송복귀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MBC 배현진 아나운서가 노조를 탈퇴하고 사측에 백기 투항하며 일선에 복귀를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흐름이 곧 노조의 투쟁 정신의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의견들도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배현진 아나운서의 복귀로 달라질 것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은 지속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새누리당의 선긋기와 배 아나운서의 복귀, 투쟁은 영원하다

 

 

 

 

새누리당이 친박 인사가 당권을 장악하며 일성으로 내지른 것은 방송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고 그렇기에 자신들은 이를 지지할 수없다는 의지 표명을 했습니다. 자신들이 내세운 꼭두각시 사장들이 잘 하고 있고 그들을 탓할 그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노조의 파업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친박 인사인 이한구 의원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되며 새누리당은 이명박의 몰락과 함께 박근혜의 비상이 이젠 주류가 되었음을 천명했습니다. 연말에 있을 대선 역시 철저하게 박근혜를 위한 당으로 변모해 대통령 만들기에 집중할 것이 분명해짐에 따라 그들의 언론관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밝힌 언론관은 참혹할 정도라는 점에서 투쟁은 힘겹지만 값지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우선 그들의 언론의 제역할에 대해서 정상범위에서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종편 방송과 다름없어진 공중파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들의 언론관은 명확합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치에 부합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만을 전달하는 방송이 정상 방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지적되어왔던 편파방송과 거수기 방송의 한계를 자신들을 위한 방송이라 확정할 수 있었던 것은 총선 결과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파행이 거듭되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철저하게 방송의 파행을 방관하고만 있었습니다. 방송 정상화가 곧 자신들에게 유리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들의 행동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고 이런 상황은 곧 정상적인 선거가 아닌 이미지 선거로 치닫게 만들었습니다. 공약이 무엇인지 출마자들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를 없이 그저 박근혜를 내세워 여론 몰이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선거는 55%의 투표 거부자를 만들 정도로 파행이었습니다.

 

45% 중에서 반을 가져갔기에 새누리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고 확신한다면 이는 큰 오산입니다. 그들은 그저 국민들의 20%를 조금 넘는 지지를 받은 것이 전부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국민들을 대변하는 절대 정당이란 착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필패라는 철퇴를 맞을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더욱 그들이 그나마 20%를 넘는 지지율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야당의 한심함이 자리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완벽하게 물갈이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떠 먹여주는 밥마저 삼키지 못하고 내뱉어버린 야당의 한심함이 바로 저조한 투표율과 그로 인한 새누리당 몰아주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야당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여기에 통합진보당 문제까지 겸쳐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 역시 방송 파업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선거 후 야당들이 제 목소리를 내며 언론 자유를 위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해줘야 함에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대선까지도 끌고 가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총선을 통해 방송이 무력화되어 득을 본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꿈은 대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식물인간 같이 무력하게 존재한다면 총선에 이어 대선마저도 특정 집단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부픈 꿈을 안고 있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개인적인 치부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MBC의 김재철 사장에 대해 방문진이 손을 놓고 청와대나 여권에서도 아무런 문제재기도 하지 않는 것이 이해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느 나라나 거대한 방송국은 사기업으로 치부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KBS는 대통령이 사장을 직접 임명하고 MBC의 경우 최종 제가를 대통령이 하는 만큼 결코 사기업처럼 취급될 수 없는 것이 방송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방송사 사장의 파렴치한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모습만 보더라도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명확합니다. 그들은 방송을 사유화해서 정권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힘겨운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투쟁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를 한다고 한들 변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사측에서는 이를 통해 분열을 꾀하고 노조의 단합을 흔드는 도구로 사용하려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흔들릴 노조도 아니고 무너질 언론 자유도 아닙니다. 그저 이런 일련의 해프닝들은 100일 넘게 이어온 파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탈 일 뿐입니다.

 

개체화되어버린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의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이 꺾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리사욕을 위한 파업이 아니라 언론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진리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언론을 함부로 사유화할 수 없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하고 언론이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만이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라는 점에서 고작 배 아나운서의 복귀 쇼로 흔들릴 언론 자유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