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6. 11:25

MBC 김재철 계약직 일회용 취급만으로도 사퇴감이다

시사인이 공개한 사진 한 장이 현재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공원에서 한가롭게 앉아 있던 MBC 김재철 사장은 자신을 알아보는 시사인 기자들에게 자신은 자신이 아니라며 강한 부정을 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방송사 사장의 존재 가치는 완벽하게 사라지고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계약직 언론인 뽑고 일회용으로 버린 김재철은 더 이상 사장도 아니다

 

 

 

 

 

지난 주 화제는 배현진과 양승은 등 여자 아나운서의 복귀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사측에 백기투항하며 곧바로 주요 자리에 앉게 되며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도 당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만 하는 부분은 바로 계약직 언론인이었습니다.

 

우선 언론 파업에 대항하기 위해 계약직 사원을 뽑은 사측의 황당한 처신이 문제의 시발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언론인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대한민국에 언론 파괴를 확정짓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언론인들이 아무런 보장도 없는 계약직으로 전환된다면 그들에게 바른 언론인상을 기대할 수는 없게 됩니다. 1년 마다 계약이 갱신되는 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질 수 있을까요? 모든 권리를 가진 사측에 의해 철저하게 앵무새가 되어야만 자신의 생존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언론의 사망 선고를 당하는 것과 다름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언론인을 계약직으로 뽑은 사측의 패륜적인 행동도 문제이지만 이런 그들의 유혹에 넘어가 스스로 계약직 언론인이 되기로 한 당사자들의 모습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언론인이 되기 위해 '언론고시'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힘겨운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이런 기회라도 잡는 것이 어디냐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언론인의 계약직은 곧 '언론자유'를 포기하고 사측의 개가 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이는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악수였습니다.

 

양승은과 배현진이 사측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혹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선택했든 그들은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계약직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그들은 당연하듯 차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측은 그동안 공백을 매워가던 계약직 언론인은 그 어떤 이야기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이후 무슨 보직을 맡을 것인지 그리고 왜 그들이 노조 파업을 중단하고 돌아온 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그들은 갑자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들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언론인이 마치 막 뽑아 쓸 수 있는 일회용 화장지 취급을 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회를 가장 바르게 만드는 중요한 직업을 가진 언론인이 일용직 노동자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재 MBC의 현실이자 실체입니다. 사측에 남아 완장의 맛에 흠뻑 빠져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언론은 사망 신고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파업 103일을 맞이하는 그날 공원에서 한가롭게 있던 한 남성은 자신을 찾는 낯선 남자들에 화들짝 놀라며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몰락한 이명박 정권이 낳은 사생아 김재철은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요즘 유행하는 멘탈 붕괴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었습니다.

 

"김재철이 누구예요? 저 그 사람 모릅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봐도 김재철인 이 사내는 자신은 자신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었습니다. 거대하고 중요한 방송국을 책임지는 사장이 파업에는 관심은 없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문제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유유자작 하는 모습은 MBC의 문제가 무엇인지만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법인 카드를 물 쓰듯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김재철과 이를 옹호하며 김재철 찬양에 여념이 없는 이진숙의 모습은 처참하게 망가진 MBC의 현실이었습니다. 완장의 맛에 흠뻑 빠진 그들은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버린 채 오직 자신들의 안위에만 정신이 없는 이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언론은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법인 카드 남용 사실에 대해 MBC를 위해 너무나 열심히 일해서 나온 결과물이라 말하는 그들. 무용가 J씨에게 쏟아진 특혜 논란에 김재철은 한국무용을 사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그들은 멘붕 상태임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무용가 J씨에게 주어진 20억의 용도는 철저하게 파헤쳐져야만 하는 사안이고 J씨 집 주변에서 사용된 김재철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여기에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간 J씨의 오빠에게 특혜를 주며 존재하지도 않은 직책을 준 김재철은 방문진이 서둘러 고소를 해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르며 스스로 언론인으로서 존재가치마저 팽개치고 있는 그에게 방문진이 아무런 역할도 수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존재가치가 없음을 증명한 꼴입니다. 그들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MBC를 돕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누가 봐도 문제가 심각한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은 언론인들의 장기 파업을 정치적인 술수이고 부당한 파업이라고 치부하는 모습에서 경박한 언론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 조금 넘는 지지로 제 1당을 유지한 그들이 마치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착각이라도 하고 있는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MBC 김재철 사장은 언론인을 일회용으로 전락시킨 것만으로도 최악의 존재감으로 낙인찍히기에 충분합니다. 가장 건강해야만 하는 언론인을 일용직 노동자(노동자에 대한 시각의 문제가 아니라 직책이 주는 전문성에 기인한)보다 못한 취급을 하는 그의 행위는 경악을 넘어서는 만행의 연속이 아닐 수 없으니 말입니다. 파업의 해결은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김재철이 물러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는 점에서 김재철의 사임만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