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9. 12:12

MBC 노조 복귀와 함께 시작된 피의 숙청, 김재철과 현병철의 동상이몽

MBC 노조가 6개월에 걸친 파업을 마치고 '임시'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현업에 복귀했습니다.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가 방송 정상화에 대한 의견 일치를 본 상황에서 더 이상 외부에서 투쟁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노조 측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했듯 그들의 복귀와 함께 사측은 황당한 인사발령을 통해 피의 숙청을 시작했습니다. 

 

김재철 퇴진 없이 방송 정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재라 해도 어쩔 수 없다"며 파행을 일삼았던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킨 청와대로 인해 논란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인권을 관장하는 인권위원장이 인권 파괴에 앞장서고 있음에도, 청와대는 그를 무조건 연임시키기 위해 안달입니다. 마치 자신들의 정체성을 투영시키기라도 하듯 논란 백화점인 현명철인 철판을 온 몸에 두른 채 권력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자신이 바로 이런 현병철처럼 청와대의 보호 속에 계속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듯합니다. 이미 노조 측에 의해 공개되었던 것처럼 청와대에서 방문진 이사진을 이미 내정하고 이를 통해 김재철을 보호하겠다는 확신을 주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청문회를 통해 김재철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이도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도청 논란의 핵심인물이 문방위원장에 앉으며 과연 이들이 방송 정상화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불법과 파행을 이끌어 온 인사가 박심으로 자리에 앉아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요? 방송이 정상화되면 자신들이 불리 할 수밖에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 총선과 같은 무기력한 방송이 대선에도 그대로 이어지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여야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사당이 된 새누리당은 절대자의 한 마디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재자 박정희가 몰수해 자신의 재산으로 만들어버린 정수장학회 문제는 다시 한 번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정수장학회가 방문진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방문진을 통해 MBC 사장 선임과 해임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8월 새로운 이사진들로 개편되는 이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5.16 군사 쿠데타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혁명이었다고 두둔하는 상황에서 방송 정상화를 위해 그들이 얼마나 노력을 하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김재철과 그의 수하들이 보이는 행태는 독재자의 행보와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18일 업무 복귀 첫날부터 인사 발령 조치가 내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인사 발령이야 회사 나에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아무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김재철이 보복 논리를 앞세워 황당한 인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시사 프로그램 전문가들을 모두 아무런 상관없는 곳으로 보내버리고, 파업에 적극적이었던 아나운서들을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 이동시켜 아나운서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보복성 인사로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인사 발령의 난맥상은 그 과정이 철저하게 함구되었고 기습적으로 시행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규와 상관없이 김재철 사장의 비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한심한 논리의 결과는 황당함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인허가 문제로 신사옥건설국에 온 적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여기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노조와 함께 부당인사 조치를 항의해나갈 것이다"

 

<PD수첩>과 <W>등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해왔던 오동운 시사교양 피디는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가 건설국으로 발령을 받은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시사교약 피디가 왜 건설국으로 발령을 받아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얼마나 졸렬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복성 인사는 피디나 아나운서만이 아니라 보도국 소속 기자들에게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20여명의 기자들이 비보도 부서로 발령을 받은 것은 그들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도국 기자들이 보도를 할 수 없는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된 것은 자의가 아니라면 철저한 보복성 인사로 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올림픽 방송과 대선이 있으니 기자들이 복귀하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했는데 방송정상화 의지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정작 올라오니 칼을 갈고 있었다. 보복성 인사 조치로 밖에 설명이 안된다"

 

"기자들이 물리적으로 모이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 유치한 발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벌을 줄 사람이면 징계를 하면 되는데 이렇게 업무 관련성이 없는 곳에 마구잡이로 발령한 것으로 보면 김 사장이 MBC를 사유화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이번 인사를 보며 박성호 기자회장이 밝힌 내용을 보면 김재철 사장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잘 볼 수 있습니다. 진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던 김재철 사장이 이런 식의 보복성 인사 조치를 취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동안 보인 행동 패턴을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복귀를 서둘렀던 것은 8월 방문진 이사 구성과 함께 국회 청문회를 통해 김재철 퇴진을 압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비리 투성이 현병철을 무조건 연임시키겠다는 청와대의 황당함처럼 그들은 총선에 혁혁한 공헌을 한 김재철을 다시 꼭두각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입니다. 국민들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직업 정치인들을 압박하는 것만이 정도를 걸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MBC의 파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뿐입니다.

 

국민들이 깨어있어야만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직업 정치인들은 호시탐탐 국민들을 농락할 생각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을 감시하고 질타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그들에 의해 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회는 국민 모두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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