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4. 12:18

비박 경선 보이콧, 박근혜 필패론은 내부에서 시작된다

박근혜 의원을 위한 당이 되었던 새누리당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선 5개월을 남긴 상황에서 대선 후보가 되려는 이들의 이해 당사자 간의 대립은 결과적으로 내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유일한 치적인 4.11 총선이 결과적으로 공천헌금으로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급격하게 박근혜 필패론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5.16 역사 인식 논란에 이은 공천 장사로 얼룩진 박근혜 의원

 

 

 

 

 

공천 장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의원의 대권 경선은 끝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새누리당에서 박 의원을 대선 후보로 선택한다고 해도 이길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선택은 복잡하고 힘겨워 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공명정대한 방식으로 개혁을 부르짖으며 내놓았던 새누리당의 4.11 공천이 사실 '공천장사'를 통해 친박 의원들의 잔치가 되었다는 사실은 새누리당 내부만이 아니라 야당, 그리고 국민들 모두를 경악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서로의 주장만 존재하지만 증거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논란의 3억이 현 의원의 계좌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천 장사'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공천헌금 파문의 시작은 친박계 중심으로 알려진 현영희 비례대표 의원의 총선 당시 선거사무장 겸 수행비서를 맡았던 인물이 제보를 하면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수첩에 빼곡하게 담은 일지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주자에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음은 당연합니다.

 

제보자 정씨가 선관위에 증빙자료로 제출한 노트 두 권 분량의 일지와 회계자료, 돈 전달에 사용되었던 쇼핑백 사진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그저 막연한 주장이 아니라 정확한 날짜와 시간, 장소, 인물들까지 정확하게 기록된 자료는 발뺌을 하기에는 힘든 증거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3월 15일 오후 3시 10분 경 현 의원의 남편 회사에서 돈 전달 지시를 받아 KTX를 타고 서울로 와 식당에서 조 전 위원장에게 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 조 전 위원장은 돈을 받은 후 현 전 의원과 통화를 한 뒤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부산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문제의 3월 15일은 비례대표 순번이 정해지는 시기임을 고려해보면 현 의원의 비서 출신인 정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친박계 핵심인 현 전 의원이 당시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있었다는 점도 이 비리의 연결 고리를 완성시켜주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정씨의 제보를 받고 3개월간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정씨가 주장한 기록을 토대로 공천헌금 전달을 위해 은행에서 돈을 찾아 차에 싣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CCTV에 담겨 있었고, 관련자들의 통화기록과 금융거래 내역 등이 정씨의 제보와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현 의원이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있던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증거가 확보되었다는 의미와 다름없습니다.

 

조 전 위원장이 현 전 의원에게 뇌물을 전달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없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증거들만 봐도 개혁을 외치던 새누리당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돈을 전달했다는 정씨에 대한 비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건 해결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제보한 정씨가 현 의원이 약속했던 4급 보좌관 채용 약속을 지켜 앙심을 품었는지, 야당 거물 인사의 배후설 등이 거론되지만 이런 논란에서 항상 나오는 단골 메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어 보입니다. 

 

선관위가 3개월 동안 조사한 다양한 증거들은 이제 검찰의 손에 넘어 갔습니다. 검찰이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서 이 사건을 정확하게 파헤치든 그렇지 않고 무혐의로 정리를 하든, 이미 박근혜 의원에 대한 선명성은 사라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을 부정하고 선명하고 원칙이 살아있는 정치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던 박 의원 측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새누리당 내의 대통령 경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박 의원 체제로 틀을 잡고 있었던 만큼 이번 논란은 기본 틀마저 흔드는 과정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이미 비박 후보들이 예정된 'TV 토론회' 불참을 선언하며 '경선 보이콧'을 외친 것은 새누리당의 내홍이 시작되었음을 예고했습니다. 경선과 상관없이 오직 박근혜 의원만이 전부라고 외치던 그들의 흐름은 박근혜 의원 필패론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천 논란'은 큰 파장을 낳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안철수 원장의 등장으로 박 의원에 대한 필패론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내부에서 강력하게 필패론이 퍼져 나온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선명함과 개혁 의지로 4.11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었던 새누리당이 사실은 더러운 '공천장사'를 통해 친박계 핵심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풍파없이 흘러갈 것 같던 새누리당의 대선 전략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가치마저 상실한 상황에서 과연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공천 장사'를 통해 국민들을 우롱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번 대선에서 박 의원을 보기는 힘들어 보이니 말입니다. 아귀다툼이 되어버린 새누리 대통령 경선이 과연 정상적으로 진행이 될지,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후보가 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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