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6. 11:28

응답하라 PD수첩에 유일하게 참석한 안철수 후보의 언론관, 단단함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MBC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응답하라 PD수첩> 행사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현재 <피디수첩> 연이어 불방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외침은 더욱 큰 메아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비판적인 언론을 길들이려는 이명박 정권의 한심한 언론 장악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니 말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언론관, 그 단순하지만 명확한 가치가 반갑다

 

 

 

 

 

<응답하라 pd수첩>행사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언론에 대한 탄압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권 후보 3인방을 모두 초청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언론관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지난 7월 25일 <피디수첩> 작가 6명을 모두 해고한 이후 논란은 더욱 거세져, 방송 4사 작가 900여명이 '대체작가 거부 선언'을 하면서 김재철 사장의 악행에 거칠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피디수첩>의 핵심 인력 중 하나인 최승호 피디를 파업을 이유로 해고하고 작가들마저 해고한 상황에서 <피디수첩>이 정상화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더욱 남은 피디들을 한직으로 몰아낸 상황에서 이미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프로그램은 폐지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MBC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세 가지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조건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실입니다. 이미 <뉴스 후>는 폐지되었고, <피디수첩>은 내부인사를 무조건 한직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흔들기에 나선 것도 사실입니다. 이후 법정 투쟁으로 시사교양국으로 복귀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정상적으로 일을 하기 힘든 상황은 여전합니다. 

 

<무한도전>에 대한 폐지 논란도 파업 중 나오기도 했지만, 대중들의 성난 민심에 그들은 급하게 꼬리를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예능이지만 예능 이상의 그 무언가를 담아내는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프로그램을 살렸듯, 대중들의 시사 프로그램들에 대한 관심이 <피디수첩>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10월 가을 개편안에 피디수첩이 (빠지지 않고)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내부 반발을 우려한 꼼수로 보인다. 눈엣가시였던 피디수첩을 정리하기 위해 사쪽이 작가를 해고하고 대선 이후 프로그램을 없애려 한다는 소문도 있다"

 

<피디수첩>의 한 피디가 이야기를 하고 있듯, 10월 가을 개편에 <피디수첩>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정리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는 이야기가 그저 소문이 아닌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현재의 모습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누리당에 의해 KBS와 MBC가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재철 사장의 만행은 더욱 거세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선의 향방에 따라 자신의 입지가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남은 기간 동안 방송사들의 편향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미 언련관련 단체들에서 MBC 뉴스의 편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하는 모습에서 일그러진 언론의 모습은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권력과 언론이라는 기묘한 관계 속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 3인방에 대한 초청은 그들의 언론관을 들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제외하고는 문재인, 박근혜 후보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측근 인사가 참석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박 후보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일개 방송 프로그램이 주체하는 행사에는 반응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3자 회동이 가능했던 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언론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숭고한 사명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런 시도를 차단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지난 약 8개월 간 작가들과 PD 분들이 파업을 하면서 어떻게 사셨는지 다큐멘터리로 만든다면 두고두고 후배들에게 교훈이 될 것"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많은 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해결될 것 같다"

 

유일하게 초청에 응해 참석한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생각하는 언론관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 장악과 관련해 날카롭게 지적하는 모습에서 이명박 정권과 명확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이고,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는 말로 자신의 언론관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보인 언론 장악은 결코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과 동급이라는 점에서 최소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을 장악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나오도록 하지는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피디수첩>이 다시 방송되면 보실 것이라는 질문에 단순히 보는 수준이 아니라 그동안의 힘겨운 투쟁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다면 큰 교훈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정치적인 화술로 언론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우간다와 같다는 최근의 해외 보고서는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 들어 매년 갱신되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색다를 것이 없지만 말입니다. 불안한 정국의 아프리카 국가와 세계에서 가장 좋은 IT 환경을 가진 대한민국의 인터넷 환경이 동일하다는 것은 그 만큼 인터넷 속의 자유가 억압되어 왔는지 보여주는 지표일 것입니다. 부분적으로 자유가 보장된 국가라는 사실은 이 정권의 언론 장악이 단순히 방송 4사만이 아니라 방대하게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더 많은 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안 후보의 발언이 너무 상식적이라 정치적으로 다가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가 앞선 발언들과 함께 생각해보면 그가 상식적으로 내놓은 해법이 가장 적절하게 합리적인 해법이라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대선 완주 질문에 "지난주 수요일, 이미 강을 건넜다. 그리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라는 발언을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왜곡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출마의 변을 말하는 자리에서도 당락에 상관없이 정치인으로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는 발언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응답하라 피디수첩> 행사에서 3자 회동을 하지 못한 안 후보 측은 26일 추석 전 대선주자 3자 회동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추석 전 유력 후보들의 만남이 성사될지 알 수는 없지만 빠른 시기에 그들의 모여 공정한 경쟁과 아름다운 대선을 위해 서로 격의 없는 토론을 하는 것을 많은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과 경향신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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