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8. 11:19

안철수 다운계약서 논란 장하준의 말 속에 정답이 들어있다

선명한 이미지로 양당 체제 속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안철수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상상이상으로 높다. 자연인 안철수에서 대통령 후보 안철수가 되는 순간 그에 대한 검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은 누구나 아는 사안일 것이다. 문제는 그 비난의 화살이 10년 전 법적인 문제가 없었던 다운계약서가 전부라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안 후보 공격이 별로 없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안철수 다운계약서 논쟁은 캠프에 들어선 장하준의 발언에 답이 있었다

 

 

 

 

 

10년 전 안철수 후보가 집을 사는 과정에서 실거래 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신고해 부당 이득을 얻었다는 비난은 겸허하게 받아들어야만 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실정법에 접촉되는 상황도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해왔던 관례를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연인 안철수라면 이는 이렇게 논란이 되고,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 안철수 입장에서는 과거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었다고 해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깊은 사죄와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2001년 매도한 사당동 아파트에 대해 실거래가격과 다른 금액으로 신고가 됐다"

 

"당시 부동산 거래 관행이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후보가 어제 입장을 국민들께 말씀드렸다. 앞으로 더욱 엄중한 기준과 잣대로 살아가겠다는 안 후보의 말로 갈음한다"

 

당시 다운계약서와 관련해 직접 변명 없이 사과를 한 안 후보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납세자연맹이 합법적인 절세라고 성명서를 낼 정도로 당시 법률상 이는 당연한 방식이라는 주장으로 자신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일갈할 수도 있었지만, 안 후보의 선택은 변명 없는 사과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니 말이다.  


10년 전 법 테두리 안에서 누구나 했던 방식을 대통령 후보가 되니 끄집어내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은 한 편으로 우습고 비겁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치란 그런 것임이 분명하기에 이런 비방은 일상적인 일로 치부해야 하는 것도 정치인의 삶일 것이다.

 

다운계약서에 이어 2008년부터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재직할 당시 학교 측으로부터 1억원의 전세자금을 지원받아 3억~4억원짜리 빌라에서 거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안 후보 측에 의하면 "당시 카이스트 규정에 의하면 신임 교원에 대해서는 사택 또는 1억원 상당의 전세자금을 선택지원토록 돼있었다. 따라서 안 후보는 규정에 의한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 측의 주장이 맞다면 이 역시 부당한 방법이 아닌 그저 선택의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돈이 많은 안 후보가 모든 것을 뿌리치고 자신의 돈으로 알아서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건 그저 바람일 수밖에 없다. 카이스트 1억 논란에 대해서는 학교 측의 지원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기에 논란이라고 할 수도 없는 문제일 것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부정한 것이라고 보도되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는 안 후보 측에서는 이런 유사한 경험을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시점까지 무한 반복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일들에 일희일비해서는 결코 대통령 선거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잘잘못은 상대적일 수 없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상대적 판단을 해야 한다"

"국민은 안철수에게 채찍을 가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새누리당은 자신들부터 돌아봐야 한다"

 

이런 최근의 안 후보에 대한 비난에 대해 정확한 규정을 한 이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였다. 최근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장 교수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밝힌 내용이 이런 논란에 대처하는 방법론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될 것이다.

 

과거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이던 때와 달리, 지금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안철수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잘못에 대해 어떤 변명도 없이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옳다는 장 교수의 발언은 정답일 수밖에 없다. 자연인 시절과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현재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과 지도자들에게 들이대는 도덕적 자대가 달라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장 교수가 안 후보를 공격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상대적인 관점을 제시하며 비판하는 대목은 시원하기까지 하다. 국민은 안 후보에게 채찍을 가해야 하지만 새누리당은 자신들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국민들이 모두 느끼고 있는 생각일 테니 말이다.

 

안철수 후보는 신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종교화되어 떠받들어져서도 안 된다. 과거 CEO이고, 학자이던 시절의 안철수가 아닌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검증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잘못이 밝혀지면 이에 대해 비난을 받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비판과 비난의 주역이 국민이라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등에 지고 상대의 잘못을 침소봉대하며 스스로 깨끗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실 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