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 08:06

김재범 논란에서 보여준 박근혜 후보의 막무가내 정치 한심하다

유도 금메달리스트였던 김재범에게 최근 일주일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날이었을 듯하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는 사람의 초대로 갔던 식사자리가 박 후보를 위한 선거 홍보장이었고, 그 자리에서 감투까지 받아야했던 김재범은 4일 후 침통한 말로 그 감투를 벗어 던지고 말았다. 박 후보의 막무가내 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김재범 논란은 그들의 현실로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막무가내 정치는 과연 무엇을 위한 정치일까?

 

 

 

 

최근 안 후보에 대한 지저분한 공세는 한심하기만 하다. 표절 시비로 안 후보의 선명한 이미지를 퇴색시키겠다는 의지는 상당하나 그럴 듯한 내용으로 공격해야 대중들도 흔들릴 텐데 그들의 공격은 김재범 감투 씌우기와 유사할 뿐이다.

 

표절이라고 밝힌 당사자마저 표절도 아니고, 학계에서 통용되는 내용들을 어떻게 표절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느냐고 강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문대성의 표절과 동급으로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는 것을 보면 황당함을 금치 못한다. 차원이 다른 논란을 물타기 하듯 밀어붙여 안 후보를 능욕하는 방식은 한심함을 넘어 국민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진심을 엿보게 하니 말이다.

새누리당이나 이런 보고를 받고 특종으로 논란을 부추긴 MBC는 표절이라면 서울대에 의뢰해 표절 시비를 가려내면 될 것이다. 표절이라고 판명이 나면 안 후보는 대통령 될 자격이 상실되는 것이 옳다. 그가 내세운 선명성과 완벽하게 반하는 행동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새누리당과 MBC는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도 명확하게 해야만 할 것이다.

 

지저분한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말자고 한 안 후보에게 지속적인 네거티브만 하는 새누리당은 스스로 해체하는 용단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공당은 공당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힘드니 말이다. 방송사 역시 철저하게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더욱 왜곡까지 해서 보도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당연히 이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 순리 일 것이다. 여기에 나아가 박 후보의 과거 행적들에 대한 검증도 새롭게 다시, 그리고 진지하게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유신독재시절부터 현재까지 박 후보의 문제점들을 세밀하게 검증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이 박 후보가 절대적으로 대통령에 유력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 국민들 앞에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니 말이다.

 

대학 입학 과정부터 영남대를 가지게 된 사연 등 수많은 의혹들로 점철된 박 후보의 검증은 그 누구보다 시급한 일이니 말이다. 물론 방송을 장악하고 수구언론들이 주도된 박 후보 감싸기가 이를 힘들게 하지만, 그들이 다른 후보들에 현미경 검증을 한다면 동일하게 박 후보에게도 그런 현미경을 들이대는 것이 당연할 테니 말이다. 국민들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능력 있는 대통령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김재범은 경북도당 청년위원장과 친분이 있어 출범식 날 "식사나 하러 오라"는 초청을 받고 갔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2030 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짜여 진 각본에 아무런 생각 없이 갔던 김재범은 박 후보가 건네는 임명장을 받아들고 사진을 찍히고 말았다. 그 순간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흘 만에 이를 취소했다는 점에서 그가 받았을 충격과 혼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모두가 박 후보를 떠받드는 종교 단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수순을 거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황당한 것은 새누리당의 이런 막무가내 정치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장하준 교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가 장 교수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는 말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 경제 민주화를 들먹이며 새로운 경제를 외치는 박 후보가 '줄푸세'를 주창한 인물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박 후보가 자신의 과거 주장을 반성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선거를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태인, 김지하, 손숙, 송호근 교수,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용택 시인 등 수많은 인사들을 새누리당이 영입했다고 발표를 했었다. 300명이 넘는 메머드급 국민행복추진위를 구성하며 발표한 새누리당의 황당함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이 올라간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더욱 박정희에 맞서 싸웠던 김지하 시인은 허락도 없이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진노했다고 전해진다. 김대중 정권에서 환경부 장관까지 지냈던 손숙은 "미쳤나"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들의 막무가내 인선은 황당함 그 자체일 뿐이었다.

 

야당이 주장하던 정책들을 슬그머니 자신들의 것으로 내세우는 새누리당. 그들이 빨간색을 입는다고 파란색 한나라당의 정신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저 옷을 갈아입는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듯 새누리당 역시 이름을 바꾸고, 색깔을 바꿔도 그들은 그저 그들일 뿐이다.

 

야당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미친 듯 비난하던 그들이 몇 달이 사이에 언제 그랬냐는듯 선고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사기와 다름없어 보인다. 그들이 진정 극적인 변화를 겪어 야당이 주장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그대로 따라했다면 그들도 이제는 보수가 아닌 진보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악성 스토커처럼 상대는 알지도 못하는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존재로 둔갑시키는 것은 범죄와 다름없다. 강력한 대권 후보들에게는 연일 네거티브 공세에 여념이 없고, 외연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는 한없는 잡음이 이어지는 박 후보. 내부에서는 박 후보 최측근들이 연이어 도덕적인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그들의 막무가내 정치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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