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4. 12:12

문재인 시민캠프와 안철수, 그리고 야권 대통합을 생각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공식적인 지지 세력인 '시민캠프' 1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사회 각 분야의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인 인선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무조건 발표만 하고 보는 박 후보 측의 인선과는 달리 강하게 지지 성명을 내건 그들의 모습은 보기도 좋았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사람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한 정책

 

 

 

 

직업 정치인이 아닌 시민들 중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로 모인 '시민캠프'는 대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는 없다. 과거 사조직으로 불리던 산악회 등과 본질은 비슷하지만 격이 다른 공개된 지지선언과 활동은 건강한 선거를 위해서는 절실해 보이기까지 하다. 앞서 박 후보가 유명 탤런트들을 앞세운 외연 늘리기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묻지만 인선으로 곤욕을 치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들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불쾌해하거나 황당해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공동대표 15명과 공동대변인 2명 등 1차 인선이 이뤄진 '시민캠프'는 말 그대로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상징적으로 모여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시민캠프 1차 인선/연합뉴스>

 

전 청년유니온 대표였던 김영경, 시인 안도현, 작곡가 김형석, 동네빵집 사장 고재영, 아태장애인연합 준비위원장 김효진 등 문화, 사회, 경제 등 다양한 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실질적인 국민들이 문 후보와 함께 한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들의 상징성이 이야기를 하듯 '시민캠프'의 2, 3차 인선이 진행되면 이보다 훨씬 풍성한 외연 확장이 가능해 보인다.

 

"정치에 대해 답답해하는 시민들이 시민캠프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치쇄신의 의미를 담아 구성했다. 스타로서 삶을 살진 않았지만 공익과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 분들이다"

"시민캠프는 시민의 정책건의가 자발적으로 모아지고 발산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갖고 들어와 시민이 실험모델을 펼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김영경 대선 기획위원이 밝힌 내용처럼 시민캠프는 아래로서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중요한 통로인 셈이다. 이런 통로의 틀은 민주통합당만이 아닌 모든 후보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새롭지는 않다. 문제는 그 안에 함께 하는 이들의 면면이 과연 국민들의 바람을 온전히 전달해 줄 수 있는 인물이냐는 점에서 문재인 대선 후보의 시민캠프의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인선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여전히 더 많은 이들이 문 후보와 함께 하겠다는 선언들이 나와야 하고, 그런 인물들이 실질적으로 대선에 도움이 되는 움직임을 보여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제 1야당의 대선 후보답게 진보적이고 건강한 인물들이 많이 모였다는 점에서 이번 문 후보의 시민캠프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무엇보다 단일화 후보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안철수 후보의 참신함에 대항할 수 있는 인선이라는 점에서 단일화 경쟁에서 보다 앞선 지위를 선점하게 되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게도 갈팡질팡하고 개혁적인 인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박 후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동일한 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3:3:4의 여야 지지율과 부동층의 큰 틀에서 흔들림 없는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일 수도 있어 보인다.  

박 후보의 내면에 들어가 보면 국민들의 분노에 어쩔 수 없이 한 사과가 정작 박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딜레마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정책들을 열거하며 이미 여당인지 야당인지 구분이 안 가는 비전들을 제시한 상황에서 그들의 앞날은 여전히 안개 속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야권이 이런 상황을 만끽하고 있을 처지도 아니다.

 

추석 연휴를 즈음해 상승세의 안 후보가 지지율 상승이 둔해졌다는 점은 박 후보 측의 네거티브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박 후보 측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그들을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과거 진보세력들이 안일한 판단으로 결과를 망쳐버렸던 것처럼 자신 주변의 지지 세력들로 인해 전체 판을 오독하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냉철한 시각으로 현재를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당혹스러운 사실은 정책에 대해 큰 차별성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박 후보 측에서 적극적으로 진보진영의 정책들을 가져다 사용하기 시작하며 그들의 정책들은 대동소이하게 되었다. 물론 실천의지의 측면에서 큰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나 무늬가 같은 상황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 판단할지는 무척 힘든 일일 수밖에는 없다.

 

'경제민주화, 일자리 혁명,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전'이라는 문 후보의 다섯 가지의 문은 매력적이다. 모두가 바라는 바이고 지향해야만 하는 정책이니 말이다. 이런 문 후보의 큰 틀 속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이야기는 공교롭게도 안 후보나 박 후보 모두 지향하는 정책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하고, 일자리에 대한 보장이 절실하다는 점과 경제민주화를 통해 현재의 극단적인 불균등을 해소하겠다는 발언들은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화두라는 점에서 당연한 문제일 것이다. 평화와 공전이라는 부분에서 강경한 발언들을 해왔던 박 후보 측이 급격하게 유화책을 펴내 대통령이 되면 북한 방문도 할 수 있다는 발언들은 박 후보의 대북 정책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한다. 물론 이런 모호함은 다른 정책들에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책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유사한 정책들을 주장하고 있다고 정책에 대한 승부보다 이미지 정치를 앞세우고 네거티브로 상대를 공격하는 낡은 정치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환영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은 한심한 네거티브를 거두고 스스로 변화를 꾀해야만 할 것이다. 자신들이 변하지 않으며 남들에게 변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니 말이다.

 

시민캠프 1차 인선으로 단정적인 표현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보여준 인선 과정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만 실질적인 힘을 가지고 정책으로 이끄는 핵심적인 민주통합당내 인물들의 변화는 절실해 보인다. 스스로 3:3:4의 균형에서 남은 4를 보다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는 민주통합당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문 후보이든 안 후보든 대통합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낡은 정치를 하는 무능한 민주통합당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선거들에서 그들이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 한 이번 대선 역시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변해야만 한다. 박 후보 측에서 변화를 외치고 있는데 민주통합당은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패배를 시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여당 후보와 강력한 야당 후보 둘의 싸움은 잘못하면 어부지리로 여당 후보가 당선이 될 수 있는 구조다. 같은 지향점을 가진 이들끼리 단일화라는 산을 염두에 두고 서로를 비난하게 된다면 자멸할 수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권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능한 여당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야당의 건강한 정책 승부 외에는 없다. 구시대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여당과 같은 식의 선거로는 결코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점에서 야당 후보들은 보다 큰 틀에서 정권 교체에 집중해야만 할 것이다.

 

커다란 배가 침몰하는 것은 외부의 공격이 아닌 내부의 작은 구멍 하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강력한 내부 개혁을 통해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문 후보의 매력도 외면 받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왜 국민들이 그동안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에 표를 주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시기이다. 물론 고민만이 아닌 그걸 넘어 개혁을 통한 새로운 민주통합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사명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야권 대통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당당하게 이뤄내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야만 할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의 반복이겠지만, 그것 외에는 답이 없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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