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4. 07:26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이제는 정권 교체로 보답해야만 한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안 후보의 사퇴로 결정 났다. 좀 더 아름다운 결단을 바랐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결정이다. 하지만 더 이상 단일화 논의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통 큰 결단은 정권 교체가 그만큼 중요하고 시대의 바람임이 명확해졌다. 그런 점에서 단일화는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국민 약속을 지키겠다는 안 후보, 이제 모든 것은 문 후보에 달렸다

 

 

 

 

 

난항을 겪던 단일화 논쟁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으며 위기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 해법은 나오지 않고 이대로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은 최악이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단일화 무산은 한 달도 안 남은 대선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단일화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두 후보 모두 대권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양보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짊어지는 책임감이나, 안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모인 수많은 이들을 대변했다는 점에서 양보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해 서울시장 후보 등록 전 파격적인 양보를 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들어냈었다. 당시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진정성을 믿고 양보를 하는 모습은 대단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물론 둘의 인연이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런 양보는 가능할 수 있었다.

 

서울시장과 달리, 한 국가의 대통령을 뽑는 중대사에서 이런 양보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자신 혼자의 결정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양보란 결코 쉬운 일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후보는 최악의 상황을 버리고, 과감하게 후보 사퇴라는 칼을 빼들었다. 측근들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 선택은 결국 단일화를 위한 결단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다.

 

안 후보는 사퇴의 변을 하면서 대통령 안철수가 되는 것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지지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글을 읽고 자신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대권에 도전할 수는 없었다는 발언이기도 하다.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이처럼 초연해질 수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과도 같다. 대통령제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권력이란 절대적이니 말이다.

 

지난 단일화 TV 토론에서 문 후보 측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공식에서 단일화 토론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안 후보에게는 이런 모습이 결코 자연스럽게 다가오지는 않은 듯하다. 그 역시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 듯 하니 말이다. 안 후보 측에서도 문 후보에게 공격적인 태토를 취하라고 주문을 했지만, 안 후보는 그 어떤 공격적인 질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 제게 주어진 시대의 역사적 소명을 잊지 않겠다.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

 

안 후보는 후보 사퇴를 하면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천명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을 그이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여기에 나아가 정치인이 된 안철수가 대선후보 사퇴를 끝으로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는 사실 역시 중요하게 다가온다.

 

지지율 조사에서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기 때문에 문 후보에게 양보를 제안했다 한다. 문 후보는 당연히 거절했고, 이런 상황은 22일 두 후보의 회동이 결국 누군가의 통 큰 결정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가득했을 수밖에 없다. 단일화 실무팀들이 지속적으로 충돌을 하고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단일화는 불가능했으니 말이다.

 

담판을 통해 후보를 선택하고 다양한 정리가 필요했지만, 안 후보는 정권교체 후에도 새로운 정권에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었다. '가상 양자대결+적합도' 방식을 주장한 문 후보와 '가상 양자대결+지지도'를 제안한 안 후보의 마지막 조율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23일 저녁 7시 50분 단일화 방식 협상결렬 선언이 나왔다.

 

단일화 방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후보 등록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 안 후보의 행보에 많은 이들은 단일화 이후 독자 후보 등록을 하는 것은 아닌 가라고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방식이 두 후보의 독자 등록이고, 이를 통해 야야가 대결을 하며 어부지리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안철수 후보의 통 큰 사퇴는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에게는 큰 부채로 다가온다.

 

새로운 정치의 변화를 요구했고, 그런 요구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알기는 힘들다. 민주당이 수많은 곡해를 받기도 하고, 일부는 새누리당과 비교해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과제가 될 수밖에는 없다. 이제 야권 대선 후보는 문재인 후보로 압축되었다. 진보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과의 극적인 합의를 통해 대 야권 연합을 통해 힘을 모아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안 후보의 사퇴에는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사명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인 개인과 정당의 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정치가 아닌, 사람이 우선인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정권교체라는 사실이다. 안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이 흘린 눈물을 그대로 방치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상처가 서로에게 남겨져 있겠지만, 이제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사명을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정권교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안 후보의 아름다운 양보도 퇴색될 수밖에는 없다. 이 최악의 상황은 단순한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넘어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의 붕괴로 파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곧 민주당의 존재감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문 후보가 안 후보와 지지자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했지만, 그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꼭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강한 의지와 실천이다.

 

단일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후보를 사퇴한 안 후보의 눈물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어설픈 감정싸움으로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해서도 안 될 것이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양보하며 건넨 '정권교체'는 이제 남겨진 사람들이 완성해야만 하는 시대의 소명이자 중요한 과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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