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사퇴, 안철수 후보와 정권교체 헌신 한다

심상정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늘까지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을 하겠다는 심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망설이는 것은 문재인 후보와의 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심 후보가 안 후보의 사퇴를 보고 공감을 표한 것 역시 현실 정치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 전 심상정 후보가 사퇴하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안철수 후보 사퇴를 박 후보 결집으로 이용하려는 무리들, 심상정 후보의 선택이 중요하다

 

 

 

 

안철수 후보 사퇴 여파는 여전히 강력한 여진으로 남아있다. 정치개혁을 앞세우며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나선 안 후보의 사퇴는 분명 아쉽다.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루고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만, 최선이 아닌 차선은 부작용만 키울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정권교체를 해서 뭐하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웃긴다. 정권교체를 주장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마저 정권교체가 왜 절실한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황당할 정도다. 정권교체가 절실해 대선에 나선 안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의 단일화가 아닌,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택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뉴시스 사진인용>

 

그가 수구집권층이 아닌 진보적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과 손을 잡은 것은 그만큼 현 정권의 문제를 실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가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했듯,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필연적 과제라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안 후보 사퇴 후 여론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자 중 50.7%가 문재인 후보로 넘어갔고, 26.4%는 박근혜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 한다. 어느 정도 예상된 현상이기는 하다. 진보적인 측면들도 강하지만 보수적인 측면들도 강했던 안 후보 지지자들이 안 후보가 아니면 차라리 박근혜라는 논리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안 후보 지지자들 중 70%가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보수적인 지지층이 많았던 안 후보 지지자들 중 70%가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다. 이명박 정권이 보인 경제 양극화와 극단적인 남북 관계 경색, 언론 장악으로 인한 패단 등 사회 정치적인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현 정권이 그대로 다음 정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을 대변하고 그들을 위한 정부를 표방한 이 정권에 이어, 박 후보의 정권 역시 이명박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은 이미 그들이 그토록 주장한 경제민주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사안이다. 말뿐인 경제민주화는 이 정권의 경제 정책과 크게 달라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만약 다음 정권인 박 후보로 넘어간다면 현재의 경제논리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부동층이 되어버린 21% 정도의 안 후보 지지층들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아름다운 결과가 아닌, 격한 대립이 이어졌다고는 하지만 안 후보 지지층의 절대다수가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정권교체를 위한 안철수 후보의 결단에 공감과 존경의 뜻을 밝힌다. 나와 진보정의당의 책임과 역할은 분명하다. 이미 여러 차례 약속드린 대로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안 후보는 희생적 결단을 통해 정권교체의 절실함과 정치개혁의 절박함을 웅변했다고 생각한다. 안 후보는 스스로 한국정치의 백신이 되길 주저하지 않았다.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낀다"

"희생적 단일화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제2, 제3의 안철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절실한 정치개혁이다"

"이제 정권교체를 위한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더 깊고 크게 모을 수 있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의 뜻과 아래로부터의 절박한 요구와 진보적 시민사회, 개혁적 시민들의 혁신 요구를 한 데 모아야 한다"

안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25일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밝힌 심 후보의 입장은 분명하고 명확했다.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은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 둘은 함께 이어지고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권교체가 앞서고 정치개혁이 조금 뒤로 밀린다고 달라지지는 않으니 말이다.

 

정치개혁을 통해 정권교체를 한다면 그 보다 아름다운 결과는 없겠지만, 현실 정치 속에서 쉽게 정치개혁이 단번에 이뤄질 수는 없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민주화를 이루었듯, 정치개혁 역시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심 의원이 밝히듯 희생적 단일화는 더 이상 나와서도 안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단일화는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상처만을 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상처를 입었다고, 문재인 후보보다는 차라리 박근혜 후보를 찍겠다는 논리는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다. 안 후보가 주창했던 가치가 바로 정치개혁과 정권교체였다는 점에서 이는 안 후보의 의지에 반하는 일일 테니 말이다.

 

누구를 선택하든 그건 개인의 몫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권이고 권력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경제 성장은 고사하고 국민들의 경제 상황이 최악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고 스스로 재벌 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 후보의 정책 역시, 그들의 권력이양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 후보가 그토록 원하던 정권교체는 당연하니 말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개혁 역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불과할 것이고, 재벌들의 공화국 건설을 더욱 단단하고 탄탄하게 이어질 것이다. 권력의 개를 자처한 방송은 여전히 그들을 향해 충성을 맹세할 것이고, 친일을 감싸도 북한과의 평화교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이들은 여전히 '친북'을 마법의 지팡이처럼 사용할 것도 분명해 보인다.

 

박정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는 박근혜 후보. 그런 박 후보가 정권을 잡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니 말이다. 심상정 후보가 힘겹게 후보 등록 마지막 날까지 고뇌하는 것은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비로소 국민들을 위한 정부가 시작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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