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4. 07:03

안철수 해단식, 문재인 후보 지지 발언 논란은 결국 수구 프레임일 뿐이다

안철수 후보가 해단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했다. 일부에서는 안 전 후보의 문 지지가 명확하고 강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빗대어 비난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런 프레임이 결과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구언론이 현재 안 전 후보에 어떤 시각을 보이고 있는지를 보면 그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도 명확해진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라는 가치의 존중이고 믿음에 대한 문제다

 

 

 

 

 

안철수 후보 측의 해단식에 많은 관심이 쏠린 이유는 명확하다. 안 후보가 과연 문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현재 수구와 보수들이 박 후보 측에 속속 손을 잡는 상황에서 안 후보의 입장은 중요했기 때문이다.

 

심상정 후보가 문제인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하며 공동 선거 운동까지 함께 하는 등 본격적으로 야권 연합이 구체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의 입장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안 후보 지지자들이 전통적인 야권 성향이기 보다는 보수적인 색채를 가진 이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에서 중요한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에 문재인 캠프만이 아니라, 박근혜 캠프에서도 촉각은 곤두세운 이유는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안 후보를 지지하던 세력들이 과연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대선의 향방은 달라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 안 단일화 과정에서 논란이 존재했고, 이런 상처는 결국 아름다운 단일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분쟁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어졌고, 여전히 서로를 헐뜯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다.

 

박 후보 측에서 가장 바라고 기대하는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를 비방하는 무리들은 스스로 박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정권교체에 걸림돌 역할만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수구언론의 활약 역시 대단하다. 연일 안철수 후보를 두둔하며 문재인 후보를 폄하하고 비난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은 역시 수구 언론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더욱 아쉬운 것은 수구 언론의 이런 프레임에 갇힌 채 결국 자멸을 향하는 집안싸움만 하는 일부로 인해 박 후보만 환하게 웃는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오늘 발언은 지난 11월23일 후보 사퇴 회견 발언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안 후보가 정치인으로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선언으로 대선 판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이번주 대선 판도를 좌우할 안철수 변수가 오늘 회견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박 후보는 내일 첫 후보자 간 텔레비전 토론회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안 후보의 해단식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에 대해 새누리당은 환호성을 질렀다. 자신들이 우려했던 적극적인 지지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거법 위반에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지지 선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선거법 위반과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 후보의 지지는 지지라기보다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니 여러분께 평생 다 갚지 못할 큰 빚을 졌다. 새로운 정치의 주역이었던 지지자, 팬클럽, 국정 자문단, 자원 봉사자 등 바로 여러분이 안철수였다. 정말 감사하다"

"지난 11월 23일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 다"

 

안 후보의 발언은 명확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안 후보는 분명하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단일후보인 문제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는 자신의 발언에 흔들림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 희망을 위해 지지자들이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기를 믿는다는 발언은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를 명확하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 후보의 성향상 적극적으로 지지를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지지선언은 지난 서울 시장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서울 시장 후보와 대통령 선거가 분명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지지를 요구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의 지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박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오늘 안철수 전 후보는 첫째 '백의종군해서 정권교체에 기여 하겠다'는 말을 분명히 다시 한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번 더 밝힌 것이다"

 

"두 번째는 지지자들에게 호소한 것. 그래서 사퇴 선언에서 나아가서 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단일후보로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세 번째 남은 문제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다. (안철수 전 후보는)돕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조만간 결정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 발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수구 언론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이 안 후보의 이번 발언이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아니라며 환호하는 것과 달리, 분명한 사실은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에 대한 구시대 정치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 후보가 수구 세력들인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새 정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정권교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대선 이후 본격적인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정권교체가 절실하다.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은 우선은 문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이다. 정권교체가 되어야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 역시 문 후보에 대한 지지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수구 세력의 프레임에 갇혀 집안 싸움하는 모습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서라도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숙원을 이뤄야만 할 것이다. 안 후보나 측근들이 모두 정권교체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를 왜곡하고 분란을 조장하는 프레임 속에 스스로 갇힌다는 사실은, 결국 박 후보만 돕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위한 시작을 도모할 시기라는 점이다. 어설픈 의심을 버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을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