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7. 11:17

국정원 여직원 사건 수사보다는 발표가 앞선 이유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조사가 정상적으로 이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선후보 TV토론이 끝나자마자 혐의 없다는 식의 발표를 한 경찰은 무엇을 놀렸을지 궁금하다. 최소한의 로그 기록도 조사하지 않은 채 급하게 박 후보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듯한 어설픈 수사 발표를 한 경찰은 박근혜 선거운동 본부인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조사보다는 발표가 급했던 경찰 무엇을 위한 발표인가?

 

 

 

 

 

박 후보가 연이은 악재에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도 문재인 후보의 들러리 수준을 보였다. 황당한 것은 토론이 끝나자마자 경찰은 서둘러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논란에 대한 수사보고를 급하게 진행했다.

 

최소 일주일 이상은 소요되는 수사를 단 3일 만에 마치고 급하게 보고를 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결과에 의구심이 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엇을 위한 수사이고 발표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증거분석팀 분석 결과 지난 10월1일~이달 13일까지 김씨의 컴퓨터에서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서울 수서 경찰서는 대선 후보 TV 토론이 끝난 밤 11시 급하게 수사보고를 발표했다. 토론에서도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 중 하나가 조직적인 불법 선거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의외의 발표였다.

 

 

박 후보가 말도 안 되는 비방으로 민주통합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선거 캠프를 비난하는 모습은 황당했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이 운영되고 있는 선거본부를 자신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불법 선거 운동과 같다고 비난하는 것은 황당하니 말이다. 철저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민주당에 뒤집어 씌워 묻어가려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사이버수사대 전문 증거분석관 10명과 디지털 증거분석 전용장비를 이용해 삭제된 파일을 포함해 인터넷 접속기록과 문서 파일을 분석했다"

"게시물이나 댓글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검색어로 정밀분석을 했다"

 

발표를 한 수서 경찰서는 자신들이 첨단 장비와 전문가들을 통해 모든 기록을 조사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를 했다. 정밀 분석을 했음에도 국정원 여직원이 의도적으로 문제인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적은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위(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자료를 빨리 내라고 해서 밤늦게 발표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앞당겨 발표한 것일 뿐, 누구를 편들고자 한 것은 아니다"

 

조사결과 문제가 없다고 밝힌 그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서둘러 발표를 했고, 누구의 편을 들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스스로 자신들이 왜 이런 발표를 했는지 와 무엇이 잘못인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라 황당하기까지 하다.

 

박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민주당이 감금했다고 비난하며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공격해왔다. 그런 공격에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빠른 결과 발표가 필요했다. 그 결과 발표가 사실인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공권력이 빠른 발표를 통해 박 후보의 남은 선거 운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발 빠른 행보가 중요했다는 점에서 경찰이 조직적으로 박 후보를 돕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는 없다.

 

스스로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힌 그들이 박 후보의 공격에 맞춰 급하게 중간발표를 졸속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 증명해야만 할 것이다. 더욱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로그 기록도 파악하지 않은 채 국정원 여직원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포털 사이트 로그 기록과 수사 거부한 외장 하드와 휴대폰 등 수사에 필요한 내용들은 방관한 채 그저 비방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경찰의 발표를 믿을 수 있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정원에서 이런 일들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원을 상대로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발표에만 급급한 경찰의 행동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는 없다.

 

"김씨가 올해 9월부터 40여개의 ID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기록은 있지만 민주당이 고발한 내용대로 댓글을 작성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40개 ID가 어떤 포털에 가입된 건지, 타인의 명의로 가입된 내역이 없는지 등은 파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조사하지 않았다"

"이번에 조사한 것은 하드디스크 복원내역 뿐이며 포털 아이디 명의 와 IP추적 등은 통신사의 협조를 구해야하지만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라 확인할 수 없다. 덮어쓰기 된 데이터의 경우 복구가 힘든 경우도 있어 댓글 작성이 있었을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국제적으로 쓰이는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한 결과 댓글 작성 가능성은 희박했다"

 

경찰의 발표를 보면 얼마나 엉성한지가 잘 드러나고 있다. 올 9월부터 40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 사실이 있으면서도 서둘러 조사할 필요도 없다고 발표하는 것이 과연 경찰이 할 일인가 의심된다. 경찰이라면 선거를 앞두고 의심받고 있는 국정원의 여직원이 다수의 아이디를 사용해서 포털을 이용한 사실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 증거가 있음에도 본격적인 수사를 포기한 채 일반론을 들먹이며 전문가인 국정원 여직원을 옹호하는 것은 누군가를 돕기 위함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경찰이 중립을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후보를 돕는 행위를 하고 있는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정원 여직원이 오피스텔 문을 걸어 잠근 채 경찰과 대치하던 11일부터 13일 사이 노트북에서 일부 데이터가 삭제된 흔적이 있었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말을 바꿔 삭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경찰을 누가 믿을 수 있느냐는 말이다.

 

최소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내고 이를 국민들에게 밝히는 것이 그들의 임무임에도 서둘러 사건을 종결시키기 위해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수사이고, 무엇을 위한 발표인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국민들은 그 누구보다 현명하다. 그리고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만 봐도 누구에게 투표를 할 것인지는 너무나 명확할 것이다. 과거 권력들을 주워 모아 새로운 통합 정치를 하겠다는 낡은 정치꾼들을 찍을 것인지, 새로운 정치를 통해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정치 개혁을 내세운 이들을 찍을 것인지는 이미 정해진 것이니 말이다.  12월 19일 우리의 당당한 투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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