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3. 08:19

감사원의 김재철 고발보다 결과가 중요한 이유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감사원의 고발이 우선 반갑다. 경찰에서 김재철 사장이 무죄라고 밝힌 것과는 너무 다른, 감사원의 고발은 중요하다. 박근혜 당선인의 선택과 방송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이번 감사원의 고발과 김재철에 대한 결과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법 위에 군림한 김재철 MBC 사장, 결과가 중요하다

 

 

 

 

방송을 파괴하기 위한 이명박의 행동은 모두를 경악스럽게 했다. 모든 악행을 저질러온 전 방통위원장이었던 최시중을 앞세워 독재 정부에서나 있을 법한 방송장악을 해왔던 이 정권. 뇌물 공여까지 해가며 방송을 최악으로 만든 최시중을 사면까지 한 이 무책임하고 황당한 정권의 끄나풀로 불리던 김재철에 대한 감사원의 고발은 흥미롭다.

 

법 위에 군림하고, 국회의 청문회마저 무시한 채 권력의 뒤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던 김재철 사장은 MBC의 몰락을 이끈 핵심적인 인물이다. 그로 인해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던 MBC는 종편보다 못한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인간적인 양심이라도 가진 존재라면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미 공개된 그의 잘못만으로도 그는 MBC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이들을 한직으로 몰아내고, 퇴출을 시키며 자신만을 위한 MBC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당황스러웠다. 그런 김재철 사장을 옹호하는 이 정권과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행보를 한 박 당선자의 행동도 비난받아 마땅했다.

 

검증된 잘못을 무죄로 선고하는 황당한 법은 국민들에게 한없는 불신만 키웠습니다. 이번 최시중등 이명박 최측근에게 보인 사면만 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우리 사회의 기본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들에게 권력과 돈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이고, 그런 힘 앞에서는 법도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절망스럽기만 하다.

 

"방문진에서는 이번 감사 수감을 위해 필요한 MBC 예·결산서 등 기본적인 경영 관련 자료도 제대로 구비하지 않고 있어 MBC 대표이사에게 경영 관련 자료와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하도록 총 3회에 걸쳐 요구했으나 MBC 대표이사는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원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한 MBC 대표이사와 감사를 감사원법 제51조의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했다"

 

감사원은 김재철 MBC 사장을 고발하면서 밝힌 내용은 그를 사퇴시킬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된다. 감사원에게 감사를 받아야 하는 MBC가 이런 기본적인 감사를 거부했다는 것만으로도 김재철은 형사고발감이니 말이다.

 

문제는 과연 김재철이 사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가 현재까지 보여 왔던 행동들을 보면 철저하게 정치적인 행보를 통해 자신의 안위만 챙겼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이번에도 그가 믿는 것은 언론 장악이 절실한 새 정부에게 자신의 능력을 여전히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공직인 자리에서 사적인 행동을 하는 이에게 정치권의 옹호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이 정권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방송을 장악하고, 낙하산을 통해 김재철을 MBC 사장으로 내려 보낸 것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었다. 김재철로 인해 권력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했던 MBC는 와해 위기에 처해있다.

 

권력 앞에 당당했던 그들을 한직으로 혹은 퇴사를 시켰던 김재철은 권력을 악용하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좋은 꼭두각시였다. 그의 춤에 의해 수많은 정직한 언론인들이 죽어야 했던 현실 앞에서 자신의 손에 피를 묻이고, 그 피로 살을 찌우던 행위는 경악스럽기만 했다. 과거 독재시절 부당하게 해고당해야 했던 언론인들처럼 이명박과 김재철이 지배하던 시절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일 수 없었다.

 

감사원의 고발은 의외로 다가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감사원의 고발을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런 행위들을 통해 박근혜 당선자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결과는 박 당선자의 의지에 달렸다. 논란의 김재철이 물러나며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방송국 사장이 들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하는 김재철 사장으로 남을지는 한 사람의 의지에 달려있다.

 

감사원의 김재철 사장 고발보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박 당선자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바로 이번 고발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여 왔던 행동을 보면 이명박 정권과 크게 달라질 수 없다는 절망감이 큰 것은 당연하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김재철이라는 인물이 끼친 파행은 대한민국의 방송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만든 사장이라는 점에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김재철 사장은 과연 MBC 사장으로 임기를 마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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