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4. 12:03

일가족 사망사건 범인,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만든 참극 사회적 내성이 두렵다

전주 일가족 사망사건의 범인이 살아남은 막내아들의 계획범죄라고 한다. 아버지의 재산을 노린 파렴치한 범죄 행위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경악스럽게 한다. 부모와 형을 자살로 위장해 살해한 존속살인 범죄는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돈이 전부인 세상이 만든 이 파렴치한 범죄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더욱 참혹하게 한다.

 

존속살인은 대한민국 사회가 만든 범죄이다

 

 

 

 

부모님과 형을 죽인 살인자의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잔인한 살인도 경악스럽지만 자살로 위장한 모습 역시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욱하는 감정으로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오랜 동안 준비를 한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당황스럽다.

 

피의자인 박 씨는 지난 30일 새벽 1시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부모님들에게 먹이고 연탄불로 살인을 한 범인은 형과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동일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이런 수법도 경악스럽지만,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바로 그가 유사 범죄를 이미 한 차례 시도를 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8일 보일러 연통을 잘라 부모님이 잠든 방안에 가스를 들여보내 죽이려 했다고 한다.

 

한 차례 범행이 실패하자 20여일이 지난 후 다시 계획을 세웠고, 사둔 화덕과 연탄, 그리고 수면제를 이용해 가족 모두를 죽인 이 파렴치한 범죄자는 홀로 살아나 상주 노릇을 하는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수차례 모의 연습까지 하며 벌인 그의 범죄는 결국 돈이었다.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전주에서 콩나물공장을 하는 박씨의 공장은 상위권에 있을 정도였다 한다. 단독 2층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새롭게 땅을 구입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재력이 좋았던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박 씨가 가정불화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가정불화가 아닌, 형에 비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에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그런 열패감이 결국 존속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자신의 집 근처에 원룸을 얻어 사전에 연습까지 했다는 점에서 이 아들이 벌인 파렴치한 존속살인은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살인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가족이 붕괴된 사회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가족을 이렇게 잔인하게 살인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인은 자신의 살인 이유가 가정불화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은 형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부모의 재산을 노린 살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돈에 얽힌 존속살인은 처음은 아니다. 과거 한약상을 하던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 사건은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끔찍한 존속살인 사건이었다.

 

미국 유학을 가서도 도박과 향락에 빠져 귀국해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살해한 박원상 사건은 현재까지도 그 끔찍함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백억 원대의 재산을 노린 박원상은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도 강도 피해를 당했다며 신고를 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주 일가족 사망 살인과 유사하기도 하다.

 

두 사건 모두 잔인하게 부모를 살해했다는 점과 돈을 노린 범죄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 1994년 일어났던 패륜 존속범죄를 떠올리게 하는 2013년 범죄는 우리 시대가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엿보게 한다. 당시 일어났던 박원상 사건은 사회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고, 연일 이 사건은 모든 뉴스를 장악했다. 하지만 유사 범죄가 일어난 2013년 2월의 대한민국은 당시와 달리 크게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과거 패륜 존속범죄가 빚에 쫓긴 아들이 탐욕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벌인 범죄라면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준비한 범죄라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부모와 가족을 죽이기 위해 사전 연습을 하고 한 차례 실패를 교훈삼아 존속 살인을 실현시킨 이 범죄는 그 경악스러움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가족에 대한 살인을 꿈꾸고 이를 위해 방까지 얻어 연습을 한 사건은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으니 말이다.

 

천인공로 할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보이는 관심의 정도는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밋밋할 뿐이다. 이미 이 정도의 범죄는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시선이 더욱 두렵다는 사실이 문제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 오직 일들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사회에서 돈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돈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범죄도 당연하다고 인식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현실은 무섭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현실 속에서 돈을 위해 자신의 부모도 잔인하게 살인하는 현실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대한민국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돈 앞에 줄 세우고 오직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찬양하도록 요구하는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이번 패륜 존속살인사건이 던지는 의미는 단순한 존속살인이 아닌, 사회가 만든 아픔과 고통에 내성을 만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