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9. 08:09

최일구 사표제출, 김재철 시대를 종식시키는 밀알 되겠다는 그가 자랑스럽다

MBC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제출했다. 27년 동안 기자와 앵커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던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제출한 것은 충격이다. 정작 나가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최 앵커가 사표를 제출하며 이런 자신의 행동이 김재철 시대를 종식시키는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는 발언은 씁쓸한 현실을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김재철 하나로 망가진 MBC, 답이 안 보인다

 

 

 

 

감사원의 김재철 고발에도 MBC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다. 이명박 정권이 저물고 있지만, 박근혜 정권 역시 방송 장악을 위해서는 김재철 같은 존재가 필요할 테니 말이다. 국회나 방문진, 그리고 감사원마저 무시하는 김재철은 자신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존재만이 끌어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이미 다양하게 김재철 사장의 문제가 밝혀졌다. 도덕적으로 MBC 사장으로서도 부적합한 그가 자리 보존을 하면서 수많은 이들을 밀어내는 상황은 권력의 비호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고위층의 선택이 아니라면 김재철은 물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박 정권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MBC를 대표하는 앵커 중 한명인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제출했다. 더 이상 김재철의 MBC에서 희망을 볼 수 없다는 그의 현실적 고민의 결과는 많은 이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MBC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들이 사라지는 것이 좋은 존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상황은 MBC의 현실이자 아픔이다. 김재철 사장 이후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는 MBC가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조직에 대한 모멸감이 너무 컸다고 밝힌 최일구 앵커의 마음을 많은 이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보도국 부국장이라는 직책을 버리고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에 뛰어든 최일구 앵커는 대단했다. 관리직에 있던 그가 자신의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공정방송'을 쟁취하기 위해 후배들과 함께 거리에 나선 그는 대단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공정방송을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하는 후배들과 함께 거리에 나선 그로 인해 보다 많은 관리직 직원들이 투쟁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존재 가치는 충분했다. 기존의 뉴스의 개념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위한 뉴스라는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었던 최일구 앵커는 스타 앵커다.

 

앵커라는 무거움을 버리고 보다 시청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정보전달에 있어 하나의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오직 시청자들을 위한 방법들을 찾아가던 최일구 앵커는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앵커였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후배들의 투쟁에 함께 하지만 않았다면 최 앵커는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정된 자리보다는 공정방송을 위해 자신의 안위마저 던져버린 최 앵커의 선택은 비록 그의 사표로 마무리되었지만, 그의 당당함은 자랑스럽게 다가온다.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을 당하고 교육을 받아야 했던 최 앵커. 그런 상황에서도 MBC의 회생을 위해 고민하던 그는 MBC에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이라는 황당한 징계를 받았다. 주의나 권고로도 충분한 사유에 대해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최 앵커에게 모멸감을 주기 위함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MBC를 위해 27년간 노력해온 이에게 보복성 인사에 이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연이은 정직을 내린 김재철은 최악의 존재임이 분명하다. 박사 논문 표절이 확정된 이후에도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김재우 이사장이나 언론 역사상 최악의 존재로 다가온 김재철 사장이 최고위층의 비호 아래 이렇게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오직 권력에 의지한 채 방송을 사유화하는 것은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박 정권이 김재철 사장과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그대로 자리 보존할 수 있도록 비호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재철 시대의 종식을 시키는데 밀알이 되겠다며 과감하게 사표를 제출한 최일구 앵커. 그의 이런 선택이 김재철의 하차를 불러오고 진정한 MBC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