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3. 06:31

오상진 사표제출, 최일구에 이은 MBC 퇴사 엑소더스는 시작되나?

최일구 앵커에 이어 오상진 아나운서가 MBC에 사표를 제출했다. 적극적으로 김재철 퇴진에 앞장섰던 이들이 강제 퇴출되거나 스스로 사표를 제출하며 MBC의 건강성은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어용노조까지 등장하며 현재의 MBC는 김재철에 의해 완벽하게 파멸된 모습으로 다가온다.

 

MBC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일까?

 

 

 

 

감사원의 고발까지 당한 김재철은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으로 MBC를 지배하고 있다. 박 당선자가 여전히 김재철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언론 통제는 이명박 정권에 이어 지속되거나 더욱 정교하게 조직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MBC의 상징과도 같았던 두 인물인 최일구 앵커와 오상진 아나운서의 사표 제출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MBC의 신구 얼굴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스타 아나운서들이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 왜 그들이 사표를 제출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간부였던 최일구 앵커는 파업이 장기화되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파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처절함으로 다가왔다. 김재철이 물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이 종료된 상황에서 김 사장이 어떤 행동을 할지는 너무나 당연했다. 수많은 이들이 MBC에서 쫓겨나고 파업에 참여했던 인원들은 모두 한직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자들과 시용기자들이 그 빈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MBC를 장악한 현재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사랑했던 MBC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김재철이 장악한 MBC는 오직 장사치의 눈으로 방송을 바라보고, 권력에 아부하는 목소리만 가득한 종편보다 못한 방송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재철만 물러나면 과거의 MBC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김재철만 나가게 되면 건강했던 MBC는 다시 재건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철과 그를 추종하는 몇몇에 의해 완벽하게 무너져버린 MBC는, 열정적으로 방송을 해왔던 수많은 이들이 김재철에 의해 자신의 목숨과도 같았던 방송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상호 기자가 '삼성 X파일'을 세상에 알렸다는 이유로 김재철에 의해 해고를 당했습니다. 잘못된 일을 사회에 알리는 것이 기자들의 일임에도 재벌과 검찰의 정경유착을 세상을 알린 행위가 MBC에 명예훼손과 품위유지 위반을 했다는 이유로 퇴출을 시켰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김재철에게 삼성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공간이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재벌들의 잘못된 관행을 파 해치고 이를 보도하는 것은 언론인이라면 당연한 사명이다. 그런 그에게 칭찬은 못할망정 해고를 하는 이런 상황이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문제다.

 

MBC의 명예훼손과 품위유지 위반을 행한 존재는 바로 김재철이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은 MBC를 외면하고 있다. MBC 뉴스는 김재철이 들어서지 전까지는 많은 이들이 MBC 뉴스를 가장 공정하고 건강한 방송이었다. 하지만 이명박에 의해 투여된 김재철이 MBC를 장악하며 국민들은 점점 MBC를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권력에 야합하고 철저하게 권력의 대변자가 된 MBC는 더 이상 우리가 아는 MBC는 아니었습니다.

 

김재철 재임기간 11명이나 되는 언론인들이 해고되었다. 이는 독재자들이 점령했던 과거와 비교해도 경악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YTN에서 벌어진 언론인 해고 사퇴는 MBC에서 꽃을 피웠고, 이런 방송의 몰락은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박근혜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악스러운 것은 그런 법과 원칙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관들 인선만 봐도 박 정권이 이야기하는 법과 원칙의 기준이 무엇인지 좀처럼 알 수가 없다. 무엇을 위한 법이고 무엇을 위한 원칙인지 알 수가 없는 박 정권에서 과연 방송이 정상화될 수는 있을지 의문이다. 

 

MBC의 스타급 아나운서와 기자들은 현재도 방송에 복귀하지 못하고 한직으로 쫓겨나거나 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력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고발을 받고서도 좀처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반성조차 없는 김재철이 여전히 MBC를 장악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MBC의 엑소더스는 더욱 심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87년 12월 23일 한국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아일보 등에 잇달아 실린 광고인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주십시오.'를 기억하는 이들은 아직도 많다. 그리고 2012년 12월 대안 언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뉴스타파의 후원자가 대통령 선거 직후 4배가 급증할 정도로 국민들은 대안언론에 대한 강한 욕구가 분출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대안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며 다양한 방식들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지난 2월 13일 <뉴스타파>가 방송 1주년을 기념하며 대안 미디어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후원 회원 3만 명이면 기본적인 운영이 가능한 상황에서, 현재 후원 회원들이 2만 7천명을 넘어섰다. 2012년 12월 15일 6천 명이던 후원 회원이 선거 이후 2만 7천 명까지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은 박 정권에서 공정 방송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이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본에서 독립되고 권력에 맞서는 바른 언론이 사라져가는 세상에 대안 언론만이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는 사실은 안타깝고 씁쓸하기만 하다. 바른 언론이 바른 사회를 만든다는 너무나 기본적인 법칙이 무너진 2013년 대한민국. 과연 법과 원칙을 내세운 박 정권에게 바른 언론이란 무엇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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