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6. 13:02

김재철 해임 반갑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신임사장이다

김재철이 해임되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해임되어야 할 존재가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 황당할 뿐입니다. 뒤늦게라도 김재철이 해임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문제는 역대 최악의 인선을 하는 박근혜 정부가 과연 정상적인 인선을 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김재철 해임은 사필귀정일 뿐이다, 문제는 새로운 사장이다

 

 

 

김재철에 대한 해임은 이미 예상되었습니다. 지난 해임 의결과 달리, 여당 추천 인사들까지 해임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더는 김재철로 이끌 수 없는 한계점에서 선택한 해임은 우선 반갑습니다. 이명박에 의해 낙하산을 타고 MBC에 들어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오직 권력의 입맛에 맞는 방송에 여념이 없었던 김재철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문화방송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6일 오전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을 찬성 5표 대 반대 4표로 가결했습니다. 해임안에는 야당 추천 이사인 선동규·최강욱·권미혁 이사와, 여당 추천 이사 6명 중 2명이 찬성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야당 측 인사에 의해 이어진 해임 안에 무조건 반대를 해왔던 여당 추천 인사의 변화가 곧 김재철 시대의 종말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김재철이 뒤늦게라도 해임이 되었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하지만 이미 해임이 절실했던 그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방송사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만 일삼아 왔던 그가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방송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인들은 김재철이나 다를 게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김재철로 때문에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은 완성되었습니다.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하듯, 거칠 것 없이 이명박에게 충성을 맹세한 그의 행동은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이 정권에 들어맞는 행동을 하기에 정신이 없었고, 방송을 철저하게 장사로 치부한 그 때문에 MBC는 최악의 방송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언론인이 힘들게 만들어왔던 MBC는 김재철이 사장으로 들어서며 모든 것이 뒤틀렸습니다. 종편보다 못한 지상파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최악의 방송으로 끝없이 추락했던 MBC에서 행복했던 이들은 김재철과 그를 추종했던 일부 외에는 모두가 불행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법인카드 유용과 무용가와의 부적절한 관계,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논란, 국회 청문회 불참과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에도 협조하지 않아 고발을 당하여왔던 김재철은 끝이 없어 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지난 22일 방문진과의 사전 협의 없이 지역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 20여 명의 인사를 단행한 행위로 해임안 상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당 추천인사까지 찬성표를 던지며 김재철 오욕의 MBC 시절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더는 망가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린 김재철의 MBC는 그 피해가 너무 커서 쉽게 바로 잡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김재철의 그늘을 걷어내고 새로운 MBC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테니 말입니다. 김재철 때문에 강제 해임된 언론인들의 복귀가 우선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불합리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된 이들의 복귀는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문제이니 말입니다. 여기에 방송이 권력과 거리를 둘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도 거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재철의 해임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사장 선임에 현 정권의 입김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재철이 해임되고 김재철과 다를 것도 없는 사장이 다시 들어온다면 MBC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MBC 노조가 이야기했듯 권력의 입맛에 맞는 사장이 아니라, 오직 방송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방송 전문가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사장 인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내정한 사장이 아니라, MBC를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정치색이 없는 전문 언론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재철 해임을 통해 더는 대한민국에 권력에 야합해 방송을 몰락시키는 일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김재철보다 더한 최악의 권력 지향적 언론인 때문에 대한민국의 방송은 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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