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4. 10:10

KBS 변석찬 라디오 센터장에게 김무성 처남과 친박평론가가 신선했나?

MBC가 김재철 때문에 몰락하더니, KBS는 스스로 몰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친정부 성향을 보이는 그들에게 무리수마저 신선한 기용으로 인식될 정도로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야 진보수 그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언론을 대한민국에서 기대하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무성 처남과 친박평론가 기용, 박 정부 인사 난맥과 닮았다

 

 

 

 

정권이 바뀌면 언론의 성향이 바뀐다는 사실은 언론인들에게는 치욕입니다. 스스로 권력 지향적 싸구려 언론인이라는 증명이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MBC가 김재철로 홍역을 치르는 동안에도 KBS는 변화보다는 침묵 속에 정권 입맛에 맞추기 위해 여념이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KBS는 노골적으로 친정부 방송이 되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논란은 바로 그들이 준비하던 다큐멘터리였습니다. 매주 토요일 방송 예정이었던 <다큐 극장>은 박정희 미화 논란에 휩싸이며 KBS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했습니다.

 

정권의 강압이 시작되기도 전에 마치 스스로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KBS는 더는 언론이라고 칭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다큐극장>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박정희 미화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기획 및 편성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제작 실무진 의견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사 상당 부분인 '박정희 시대 미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우려는 단순한 우려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자체 제작이 힘들 것을 예상하고 논란이 많았던 외주제작사를 섭외해 제작을 맡기기까지 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KBS가 수주한 외주 제작사 대표가 2005년 <수요기획>에서 허위 내용을 방송해 퇴출당한 전력도 있었던 만큼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너무나 명확했습니다. 10월 유신, 새마을운동, 육영수 피습, 윤이상, 신상옥&최은희 등 박정희 시대와 관련성이 높은 아이템을 다룰 예정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큐 극장>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기획안에는 10월 유신은 불가피한 행위였다고 묘사되어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박정희 시대 미화를 위한 방송은 KBS의 현실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외주제작사 사장이 현 KBS 사장의 1기 후배였다는 사실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심한 다큐를 준비하던 외주제작사 한 곳이 제작을 포기했지만, 문제의 외주제작사는 강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8일 예정된 KBS 봄 개편은 그들이 박 정부 아래 어떤 언론으로 자리할 것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철저하게 박 정부의 코드 인사에 집중하고, 그런 과도한 충성심은 박정희를 미화하기 위한 노골적인 다큐에서 정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박근혜의 친인척인 연예인을 MC로 내세우기 위해 10년 동안 진행하던 여자 MC를 내린 KBS의 봄 개편은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친박 핵심인 김무성의 처남인 기업인 최양오를 KBS 1라디오 경제프로그램 <경제나침반>(월~금 오후 4시10분~5시)의 새로운 진행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최양오의 부친이 박정희와 같은 만주군관학교 출신에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의 처남이라는 점에서 큰 논란을 빚었습니다. 여기에 친박 정치 평론가인 고성국을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내정하며 KBS가 완벽한 박 정부 코드 맞추기에 돌입했음을 드러냈습니다.

 

KBS의 이런 행동에 대해 노조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낙하산 MC들을 동원해 박 정부 코드 맞추기에 혈안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방송사가 중립을 지키며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것이 정석임을 생각해보면 KBS의 이런 행동은 스스로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린 행동이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 라디오센터는 3일 오전 'MC 선정위원회'를 열고 이번 봄 개편에서 제1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후보로 거론됐던 고성국 정치평론가를 MC로 기용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더는 코드 인사를 강행하기 어려워진 그들이 여론에 밀려 그들의 채용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KBS가 정권 코드 맞추기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변석찬 라디오 센터장은 고성국 씨에 대해 이미 검증된 스타 MC라며 라디오 채널의 활성화를 위한 영입이라 주장했다. 물의를 일으킨 여당 실세의 처남에 대해선 '신선한 인물을 키워야 하지 않나'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후 문제가 되자 국부장의 결정이었다며 책임 소재를 돌리기도 했다"

 

노조의 주장처럼 변석찬 라디오 센터장은 그들이 진정 신선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검증된 스타이자 신선한 인물이라는 이들이 박 정부 일원들이라는 사실은 KBS가 어떤 상황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사명감도 버린 KBS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의 행동은 더는 언론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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