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0. 13:05

표창원 청원서와 대학가 시국선언 들불처럼 번지는 6월 항쟁의 재현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10만인 서명이 든 청원서를 새누리당에 전달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나서 선거조작을 한 희대의 범죄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를 그대로 담은 청원서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사회적 문제에 소극적이던 이들이 직접 나서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는 결국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 시국선언과 표창원 청원서 제출, 국정원 사건은 이제 시작이다

 

 

 

 

서울대가 시국선언 입장을 밝히자, 연고대와 이대, 숙대, 부산대 등이 연이어 시국선언에 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서울대만이 아니라 전국의 주요 대학이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해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이번 문제는 국민적 저항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987년 군부독재에 맞선 6.10 민주항쟁은 전두환과 노태우 정권을 무너트린 시민의 힘이었습니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넥타이 부대, 고교생과 주부들까지 군부독재에 맞선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시민의 힘은 대한민국을 민주사회로 이끌었습니다.  

 

6월 항쟁이 없었다면 전두환과 노태우의 독재 정권은 이후 군사 독재 정권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고착화 시켰을 것입니다. 시민들이 나서 독재에 맞서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쟁취한 그 위대한 힘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보여주려고 합니다. 더는 미친 권력에 굴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그래서 반갑기만 합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담긴 글과 청원서를 담았으니 외면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받아 달라"

 

"오늘 국정조사 실시 청원서를 전달했는데, 새누리당이 '못 믿겠으니 실제 서명자들을 내놓으라' 하면 전국의 시민들께 부탁해 서명운동을 해 제출할 것이다. 일주일 내에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께 서울광장에 모여 달라고 청원을 드릴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더 이상의 추가 서명을 받지는 않겠으나 그렇지 않는다면, 자원봉사자들에 협력을 요청해 전국적인 길거리 서명에 들어갈 것"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새누리당 당사를 찾아 10만 서명 청원서를 전달하면서 공개적으로 국정조사를 요구했습니다. 10만 명 서명을 못 믿겠다고 우긴다면 전국의 시민들께 부탁해 서명운동을 해서라도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주일 동안의 시간을 주며 수용을 하지 않는다면 서울광장에 모여 달라 청원을 하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이명박에 의해 사라진 광장에 다시 시민들이 모여 달라고 간청하는 표 전 교수의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건강한 보수를 주장하는 표 전 교수가 직접 나서 이렇게 강력하게 지난 대선의 국정원 선거개입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반갑습니다. 진보 세력에서 아무리 요구해도 그저 정치적인 수단 정도로 치부하던 이들도 표 전 교수의 적극적인 모습에 긴장하는 것을 보면 그의 행동은 중요한 변화의 시작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이명박을 침묵으로 일관하고,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야당조차도 정치적인 문제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마저 읽지 못하는 한심한 정치꾼들을 대신해 표창원 전 교수가 들고 일어나며 국정원 선거개입은 박 정권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는 뇌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학들이 시국선언을 준비 중에 있고, 시민 사회단체들도 이런 흐름에 적극 동참하려 합니다. 이런 모습들은 마치 87년 6월 항쟁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동안 정치를 등한시하고 자신의 삶에만 취해있던 국민들이 다시 한 번 들고 일어나 부당한 현실에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듯합니다.

 

표 전 교수도 밝혔듯 새누리당이 이런 분노 속에서도 국민들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전 국민들의 저항과 마주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국민들이 바보들로만 볼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몇몇 독재자나 정치꾼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좀비 같았던 대한민국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분노는 대한민국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건강한 분노로 폭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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