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5. 06:12

시사매거진2580 불방 언론통제와 장악 이 정권보다 노골적이고 견고해졌다

국정원 사건을 보도하려던 MBC의 <시사매거진 2580>이 갑자기 불방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부장에 의해 중단 명령이 내려져 보도가 무산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시작된 언론 장악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보다 노골적이고 견고해진 느낌입니다. 

 

언론 통제를 일삼는 박 정권, 무엇을 위해 언론을 장악하나?

 

 

 

 

이명박 정권에 의해 언론이 통제된 상황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논란에 되었던 사장들이 교체되기는 했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방송은 이미 권력의 시녀에 자신들의 운명을 걸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YTN은 국정원의 SNS 보도를 한 차례 하고는 곧바로 방송에서 사라지는 웃지 못 할 촌극을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이 YTN의 보도국 회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전화를 걸어 방송의 자유를 침해하는 권력 남용을 보이는 행위는 우리 방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20일 국정원 소셜네트워크 활동에 대한 와이티엔의 특종 리포트에 대해 '방송 중단' 지시가 내려지기 전에 국정원 직원이 이미 이 리포트에 대한 보도국 회의 내용을 파악한 상태에서 이 기사 취재기자에게 '국정원 입장을 반영해 달라'고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오전 10시 전에 '와이티엔 담당'이라는 국정원 직원이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해 '국정원 입장도 반영해 달라'며 '보도국 회의에서도 기사 내용이 좀 어렵고 애매하다는 지적들이 있었고, 과연 단독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냐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하니 참고하라'고 했다”

 

"전화 통화 뒤 기사에서 '단독'이란 타이틀이 사라졌고, 끝내 10시 뉴스를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방송되지 못했다. 국정원이 언론사 회의 내용까지 파악하고, 입장을 전달하고, 그 뒤 실제로 방송이 중단된 상황은 권력의 언론 탄압. 국민들 반발이 더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독재자 박정희가 언론을 통제하고 자신이 직접 내린 교시가 아니면 방송을 자유롭게 할 수 없도록 하던 시절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사태는 경악스럽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쿠테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지난 대선은 불법 타락 선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당한 권력 남용으로 현재의 정부가 들어섰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중대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추적하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입니다. 언론이 침묵한다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도 없을 것입니다. 지난 주말 진행되었던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언론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보도도 하지 않는 파렴치할 정도로 편향된 보도를 하는 현재의 방송은 더는 방송이 아닙니다.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은 민주주의 파괴와 헌정 질서 문란이라는 점에서 범국민적 관심사입니다.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선긋기를 통해 자신은 몰랐다는 주장만 하고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은 말도 안 되는 NLL 주장을 하고 나서며 반격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은 모두 허튼 공격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YTN 사건에 이어 MBC 사태도 경악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시사매거진 2580> 860회 방송이 '검은 먼지의 공포', '조합도 모르는 재건축(?)', '국정원에 무슨일이' 등의 주제를 다룰 것으로 예고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국정원에 무슨일이' 코너는 모두 사라진 채 두 개의 꼭지만 방송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방송이 되지 않은 '국정원에 무슨일이' 코너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검찰과 그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다룰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방송임에도 이 내용을 막기 위해 시사제작 2부장인 심원택이 직접 불방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오늘자 시사매거진 2580. 한 꼭지가 통째로 빠진 채 30분 만에 끝이 났다. 불방 역시도 역사를 기록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언제까지 이런 치욕의 역사만 기록해야 하는지 암담하다"


방송 직후 '시사매거진 2580' 소속 이호진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참담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기사가 통째로 빠진 채 30분 만에 방송이 끝난 사실을 목도하며 기자가 느꼈을 자괴감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김재철 아바타를 새로운 MBC 사장으로 앉히면서부터 예고된 참극이었습니다. 권력이 방송을 장악하고, 방송은 그 권력의 입맛에 맞는 방송만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보도가 이어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권력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방송사들의 행태는 단순히 정치권력만은 아닙니다. 삼성과 반목을 하고 있던 CJ에 대해 맹공을 펼치듯이 공격을 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야만성은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CJ 회장의 탈세를 두둔할 이유는 없지만, 삼성과 관련된 보도는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형제의 난부터 지독한 악연으로 점철되고 있는 CJ와 관련해서는 집요할 정도로 공격적인 보도를 일삼는 것 역시 방송이 권력에 완전히 종속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기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의 반대로 불방 됐다. 최소한의 상식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심 부장의 교체를 요구 한다"

<시사매거진 2580> 소속 기자들은 24일 낸 성명을 통해 공정한 보도를 방해한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서울경찰청의 증거 은폐 과정이 담긴 녹취록 부분과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 발언 부분을 대폭 줄이는 등 6~7차례 기사를 수정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시사제작국장의 중재에 따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문에 나오는 '은폐'·'조작'·'허위'라는 표현도 삭제했다고 합니다.


이 꼭지의 경우 이미 4주 전 아이템 회의 때 한 차례 논란이 됐다가 보도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주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민적 쟁점으로 떠오르자 부담을 느껴 무리하게 방송을 막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의 쇠고기 촛불집회처럼 국민들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운 권력에 의해 방송이 나서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면서도 KBS는 국민들에게 강압적으로 두 배가 넘는 시청료를 강제 징수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권력의 입을 자처하며 국민들에게 칼을 들이대며 강도짓을 하겠다는 방송사의 현재가 바로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시작되어 박근혜 정부 들어 더욱 견고해진 방송 장악은 이제는 국민들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의 저항마저도 두려워하지 않는 한심한 권력은 국민들의 힘만이 해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국정원 사건은 엄중하게 수사되어야만 하고 이 사건의 정점에 들어서 있는 박 정권 역시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공정한 수사가 되도록 노력해야만 할 것입니다. 과거 총칼로 정권을 잡던 독재자가 등장하더니, 이제는 국가 권력을 동원해 불법 선거로 정권을 잡는 새로운 방식의 쿠테타가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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