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 11:04

이석기 체포동의안과 여전히 타오르는 촛불,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다

위기의 국정원은 박 대통령의 인사개편과 함께 현직 국회의원을 내란음모로 몰아가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80년대 위기 상황에 등장했던 내란음모를 떠올리게 하는 2013년 현재는 위기의 정권을 붙잡기 위한 마지막 발악으로 다가옵니다.

 

국면전환용 국정원 수사, 국민들의 분노만 더 키운다

 

 

 

 

낡은 진보와 타락한 국정원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두 세력의 만남이라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 이들의 모습은 서로 어설픈 지점에서 하나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이석기 의원이 당원들 앞에서 했다는 발언들을 담은 녹취록은 이들이 얼마나 낡고 병들어 있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로 인해 진보세력 모두가 폄하되고 공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과거 박정희와 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가질 수 있었던 과격한 발언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입니다. 과연 그들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진보세력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이런 논란이 진보세력을 갈라놓기도 했지만, 결국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는 이들이 국회까지 들어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보 세력들은 다시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밝혀진 내용만 봐도 국정원이 주장하듯 내란음모로 몰아갈 수는 없어 보입니다. 법정에서 밝혀진 진실공방은 결국 국정원이 유무죄를 떠나 노리고 싶었던 가치였을 뿐입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국정원을 위시한 수구세력의 공격과 그런 공격을 먹이 삼아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낡은 진보의 만남은 결과적으로 우스꽝스러운 내란음모 정국을 만들어냈습니다.

 

건강한 진보와 낡은 진보의 공존 속에서 공안정국으로 흐르는 시점에 터진 이 황당한 내란음모는 철저하게 지난 대선 국정원의 개입을 막기 위한 전략적인 공격일 뿐입니다. 3년 동안 내사를 해왔던 사건을 왜 하필이면 이 시점에 터트려서 공개수사를 감행하는지에 그 답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박 정권이 공안정치의 핵심인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습니다. 물론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정국을 만들 것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지만,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현재의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했습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해 수수방관하거나 외면하고, 적극적이지 않던 그들이 이석기 사태에 마치 준비하도 한듯 하나가 되어 공격하는 모습은 준비된 전략의 결과로 다가옵니다. 국정원 관련 기사를 철저하게 외면하던 방송사들마저 이석기 사태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밀며 연일 보도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은 박 정권이 무엇을 노리는지 명확합니다.

 

권력의 시녀가 되었음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한심한 방송은 국정원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만약 방송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국정원 사건은 벌써 해결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거리로 향하고 촛불을 들며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언론은 철저하게 그 진실을 외면해왔습니다.

 

정권의 입을 자청한 채 국정원 사건을 철저하게 외면하던 언론이 이석기 사태에 대해 이렇게 정열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위한 언론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은 엉킨 실타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이석기 사태는 결과적으로 정치적인 음모가 아닌 법정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통진당 역시 이번 국정원 조사에 철저하게 임하며 어떤 문제도 숨김없이 털어놔야만 할 것입니다. 현재 녹취록만으로는 내란음모를 적용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그들은 적극적으로 국정원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의 모든 핵심은 박 정권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기춘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유신 정권을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한 김기춘은 '공안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존재입니다. 유신 정권의 중심에 서 있던 김기춘은 민청학련사건과 제 2차 인혁당 사건에도 깊숙하게 개입한 인물입니다.

 

'문익한 목사 방북사건'과 '서경원 밀입국 사건'등 한국 현대사를 흔들었던 공안정국에는 김기춘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강경대 폭행치사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공안정국으로 바꾼 김기춘을 박 정권이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런 그의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계획된 공안정국은 철저하게 지난 대선에서 벌어진 국정원 대선 개입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일 뿐입니다. 거리에 나선 국민들의 촛불을 꺼트리고 정국을 공안으로 몰아가며 야권을 무기력하게 만들겠다는 그들의 전략 속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낡은 진보의 허무함과 공안 정국으로 이끄는 권력의 한심함 속에 국민들은 여전히 거리에 나서 촛불로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외침을 한심한 그들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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