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07:29

삼성 총장추천제 돈 권력이 만든 새로운 대학 서열화

삼성이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총장 추천장을 돌렸습니다. 각각의 학교에 차등 지급한 총장 추천장은 말 그대로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 보다 좋은 특권을 주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돈이 권력이 된 세상에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의 파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는 점에서, 삼성의 총장 추천제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기득권적 취향은 전국의 학생들 줄 세우기, 새로운 대학 서열화 탄생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재벌입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돈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삼성의 대한민국 내의 지배력은 당연해 거대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삼성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삼성의 지배력은 단순한 재계만이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과 문화계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같은 죄를 지어도 삼성은 처벌을 적게 받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지배력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사회가 돈 권력에 의해 심화된 상황에서 재벌들의 권력 고착화는 더욱 강렬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가치보다 돈에 매몰된 현대인들에게 '돈'이란 이제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 기업의 총장 추천제가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큰 문제입니다. 그저 한 기업의 행동이 이렇게 큰 사회적 반항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의아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총장 추천제를 하든 말든 그게 큰 문제가 될 수 없어야 정상이지만, 우리 사회는 삼성의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사실은 당황스럽게 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삼성에 종속된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친 재벌 정책이 정착되고 재벌들의 입김이 정치권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하며, 이들의 기묘한 관계는 돈 권력이 모든 사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돈을 가진 소수 재벌에게 집중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재벌 순위 1위인 삼성의 행동은 큰 반향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특정 학교와 경상도에 집중된 삼성의 집착을 보여주는 이번 총장 추천제는 당연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희로부터 시작된 경상도 집중은 현재까지 문제를 만들어왔고, 경상도 기업인 삼성의 경상도 편향 역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반박을 하면서 보여주었던 행동은 결과적으로 삼성은 그동안 얼마나 지역 편향적인 운영을 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학교별 총장 추천을 하는 비율이 그동안 삼성에 취업한 이들의 출신 학교를 기반으로 잡았다는 사실은 기형적으로 특정 지역의 학교들에 많은 배점이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부산대 등 경상도에 있는 대학들에 추천이 많은 이유는 이공계 학과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그곳에 집중했다는 의미도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 재단인 성균관대에 특혜를 주는 것은 사기업이 가지는 특권일 것입니다. 자사가 지원하고 운영하는 학교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사기업이 할 수 있는 당연한 행동이기에 그들의 이런 행위들을 공정하지 못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의 인사정책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곧 대한민국의 경제 지표가 어느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더욱 온갖 특혜를 받으며 현재의 지위를 얻은 삼성이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지역 차별을 하지 않고 공정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들이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해명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들이 전통적으로 이공계를 중심으로 사원을 뽑아왔기 때문에 경북대와 부산대 출신들이 많았을 뿐이라고 하지만, 이공계가 경사도에만 존재하고 호남에는 없는 학과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재계 1위 기업이고 온갖 특혜로 커온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정도는 느끼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책임감 역시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그들이 평생을 해왔던 특정 지역에 대한 집착은 이제는 삼성의 전통이 되었고, 그런 전통에 따라 일상적인 행위를 하는 것인데 왜 사회가 자신들에게 비난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은 허망하기만 합니다.

 

"대학총장 추천을 곧 삼성 입사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총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도 SSAT와 면접을 통과해야 입사할 수 있다. 다만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 것인데 이를 마치 특혜로 오해 하고 있다. 대학총장 추천을 받았다고 삼성에 입사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총장 추천제를 도입한 것은 서류전형만으로는 뽑을 수 없는 인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학점이나 이른바 '스펙'보다는 희생정신, 리더십 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의 총장 추천제가 특혜가 아닌 그저 서류전형만 면제해주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류 전형마저 힘겨운 상황에서 이를 면제해주는 것은 엄청난 특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엄청난 경쟁에서 그런 경쟁 없이 본선에 뛸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은 특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혜를 받고도 입사를 못하면 그 학생의 잘못이겠지만, 본선 무대에 직행해주는 권리는 분명한 특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혜 조항이 외부로 알려지며 대학에 대한 새로운 서열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 서열화로 인한 부작용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에 입사하기 좋은 학교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총장 추천제는 결과적으로 현대, SK 등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대학 서열화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학이 오직 취직을 위한 거대하고 큰돈이 들어가는 학원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삼성의 총장 추천제는 이제는 새로운 대학 서열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취직이 목적인 학생들이 재벌 입사가 용이한 학교를 우선 선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이 만들고 그 권력을 이제는 집어삼키고 국가 권력마저 움직일 수 있는 괴물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은 분명 재벌 공화국임이 분명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