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5. 11:29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여성들을 공공의 적으로 돌린 잔인한 재벌의 갑질

르노삼성자동차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현장21>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적 문제로 언급되고 공론화되며 조금씩 사라진 것으로 보였지만, 르노삼성에서 보여준 사내 성희롱 사건은 여전히 그 지독한 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성희롱에서 시작해 재벌의 악랄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르노삼성자동차 사건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않는 사건들 속에는 중요해서 더욱 언급이 안 되는 사선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벌어진 여직원 성희롱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직장상사가 벌인 노골적인 성희롱이 역설적으로 그녀를 회사에서 내모는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회사 내에서 벌어진 직장상사의 성희롱을 참다못해 회사에 고발한 피해자는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돕던 유일한 동료 직원 역시 성희롱 피해자를 감쌌다는 이유로 회사의 적이 되었고, 그렇게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10년을 일 해왔던 노동자의 삶은 새롭게 온 팀장에 의해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하는 유부남 팀장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회사 내 권력 구조는 이를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1년 동안 상사의 성희롱에 힘겨워 자살까지 생각해야만 했던 여성 노동자는 회사에 의해 배척당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팀장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에게 오일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노골적인 제안을 하거나, 치근덕거리는 팀장을 피해 다녀야만 했던 그녀의 죄라면 상사의 성희롱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회사에 그 모든 사실을 밝힌 것이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연구소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직장 상사가 남성이고 그 유부남이 보인 지독한 성희롱에 대한 회사의 방침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가 보인 악랄함을 추악할 정도입니다. 성희롱 사건을 회사에 고발하자 그녀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 그녀는 그저 피해자이자 약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인 해당 여성은 사건이 표면화되면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해자인 팀장이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내고, 회사 인사팀 역시 가해자를 피해자로 만드는 소문을 만들어내는 등 이번 사건은 노골적으로 회사가 힘없는 여성 노동자들을 탄압한 사건으로 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의 사연을 알고 있던 동료 여직원이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고 위로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임원이 특별한 날 회사 직원들에게 모두 나눠준 사탕바구니마저 성희롱 피해자에게는 전해지지 않는 노골적인 집단 따돌림 속에서 그런 용기를 내는 것은 스스로 자신 역시 왕따를 자처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이 잘못된 현실에 눈감고 자신만 보호하는 상황에서 용기를 내서 힘겨운 피해자의 손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는 그녀에게 절도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었습니다. 근무태만으로 그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고, 이런 부당한 회사의 압력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도움을 받은 그녀의 행동이 모두 절도 사건이라고 몰아가는 르노삼성자동차는 황당한 기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남성 팀장이 벌인 집요하고 잔인한 성희롱 사건은 어느새 르노삼성자동차라는 기업과 두 여성 노동자들과의 싸움으로 비화되었습니다. 남성 상사의 성희롱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고, 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몰아세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회사는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또 다른 여성 노동자마저 절도범으로 몰아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CCTV가 감시하는 작은 공간에서 아무런 업무도 개인적인 일도 할 수 없도록 감금한 대기발령과 직무수행금지조치는 거대한 자본이 나약한 노동자들을 어떻게 탄압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악랄한 수법으로 가장 약한 여성 노동자를 탄압하면서도 자신들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뻔뻔스러움은 지독할 정도입니다.

 

가해자인 팀장에게는 어쩔 수 없이 정직 2주라는 가벼운 처벌을 내린 회사가 피해 여성에게는 견책 징계를 내리기도 했고, 피해 여성을 돕는 직원들에게도 정직 1주일을 내리는 등 회사는 노골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강압적으로 막으려 노력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상사들이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 여성과 어울리지 말라는 말까지 하며 직장 내 왕따를 조장한 부분 역시 르노삼성자동차가 보여준 잔인함이었습니다.

 

"A씨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의 56%를 차지하며 불이익 조치에 대한 사례는 전체의 35%인 79건에 이른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행위자에 징계를 내리는 등 조치를 해야 하며 피해자에 해고 등 불리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법에 명시된 만큼 르노삼성은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를 중단해야 한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여성민우회 측은 이와 같은 사건이 전체 상담건수의 56%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35%가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다시 언급해주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직장 내 성희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여성민우회의 조사 결과는 답답하게 다가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회사가 가해자를 비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가 변하지 않는 한 직장 내 성희롱은 결코 사라질 수 없음은 명확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한명숙 의원과 여성민우회 등 여성 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2월에 있을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 전체회의에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근로여건도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국회가 과연 어떤 조처를 취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 여성에 대한 성희롱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가득하다는 현실과 남성 위주의 사회적 풍토가 강하다는 확신입니다. 여기에 재벌 회사가 보인 파렴치한 행동 역시 노동자의 인권과 보호보다는 회사를 감싸는데 집착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엄청난 돈을 들여 홍보를 한들 여성 노동자를 성희롱하고 그런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성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현실은 그들이 얼마나 반여성적인 기업이미지만 명확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르노삼성자동차의 파렴치한 행위는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중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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