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6. 11:02

청와대 대변인 민경욱 박 정권의 언론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KBS 아나운서인 민경욱이 청와대 새로운 대변인이 되었습니다. 이명박에 대한 찬양을 노골적으로 하던 그가 박 정권이 되자 권력에 대한 아부 역시 그 대상을 달리했습니다. 그런 그가 청와대 대변인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나온 부도덕함이 당황스럽게 다가올 뿐입니다.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다

 

 

 

 

민경욱의 청와대 대변인 소식에 같은 언론인이었던 최경욱 뉴스타파 기자는 강력한 어조로 비난을 했습니다. "민경욱. kbs문화부장, 전 KBS 9시뉴스 앵커. 트위터에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고 청와대 대변인 되셨네요. 민경욱씨. 니가 떠들던 공영방송의 중립성이 이런 건 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축하합니다"라는 독설 속에는 민경욱이라는 인물이 어떤 존재인지가 명확해집니다. 함께 일을 했던 만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경욱 기자의 일갈은 어쩌면 국민들의 목소리와 같을 것입니다.

 

 

날카로운 풍자와 독설을 즐기는 진중권 교수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민경욱 '뉴스9' 앵커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낙관하며 미국에 각종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을 통해 14일 드러났다. 미국 간첩? 대변인 영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그의 화법으로 민경욱의 청와대 행을 비난했습니다. 위키리크스에서 드러났던 민경욱의 행각을 이야기하며 던진 미국간첩이라는 발언은 현 정권의 행동을 풍자했다는 점에서도 역시 진중권다웠습니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며 법정에 세운 박 정권은 더는 국민들이 두려운 존재들은 아니었습니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과 그들의 정당을 자신들만의 자대를 들이대며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악의 무리로 취급하는 현실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억압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많은 국민들은 이석기 공판을 보면서 모두 그런 생각들을 가졌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국가기관을 이용한 불법선거로 대통령이 된 것이 바로 국가전복이라고 말입니다. 이런 전복을 외치며 반대하는 모두를 억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들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KBS의 '뉴스9'을 진행하던 민경욱 앵커가 박 정권의 새로운 대변인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공영방송의 메인 뉴스를 진행하던 자가 갑작스럽게 청와대 대변인이 되는 상황은 우습기만 합니다. 현 정권이 방송을 어떻게 사유화하고 있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에 의해 방송이 권력의 시녀로 변하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는 결국 박 정권에 의해 심화되어 갔습니다.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그 모든 발언들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은 지난 1년이면 충분했습니다.

 

방심위원장을 박 심의 대변자로 내세우고, 자신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모든 언론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방심위의 활동은 대한민국의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역할만 수행할 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보도를 해야만 하는 언론들이 오직 청와대와 절대 권력자라 스스로 생각하는 한 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독재나 다름없는 현실 속에서 수많은 부당함을 통해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새로운 독재 국가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방송을 통제하고, 국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을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며 사법기관에 세우는 현실은 과거 독재시절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체육관 대통령이 된 전두환이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국가반란죄를 뒤집어 씌워 사형을 언도한 것과 뭐가 다른지 그게 궁금할 정도입니다. 

 

지독한 냄새가 가득한 현실 속에서 박 대통령은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철저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이미 고가의 시계를 뿌린 혐의는 죄도 아니라고 생각한 듯,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는 엄벌에 처하겠다는 발언은 유체이탈화법이 이제는 몰아일치의 수준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듯해서 섬뜩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땡박 뉴스를 진행하던 공영방송의 앵커가 하루아침에 청와대 대변인이 되는 사회는 정상일 수가 없습니다. 한국방송 윤리강령에서도 "티브이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 그리고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라는 강령이 존재하지만 그나 청와대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민 대변인은 KBS에서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뉴스9> 앵커였고, 4일에도 문화부장으로서 <뉴스9>에 출연했습니다. 더욱 대변인으로 내정된 5일 오전까지도 한국방송 보도국 편집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 된 그가 KBS 보도국 편집회의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현 정권의 언론관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변인 선임 소감을 밝힐 때까지 한국방송에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였던 그는 기본도 지키지 않는 불법 대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방송을 공정성을 해치고 권력의 시녀로 둔갑시키도록 도운 대가로 받은 청와대 대변인 자리가 곧 공기업의 이사로 발령이 나는 순서로 이어질 것은 분명합니다. 이명박을 위해 MBC에서 나온 김은혜가 이명박을 찬양하고 KT 이사 자리를 얻은 것처럼 말입니다.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 민경욱의 청와대 대변인 소식은 박 정권은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드러난 하나의 사건입니다. 공영방송을 그저 권력의 시녀로 다루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을 민경욱을 통해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에게 표를 몰아준다면 대한민국은 스스로 독재를 염원하는 불쌍한 국민이라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은 곧 국민들에게 지옥을 선사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선택만이 남았음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